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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에이치알 - 글로벌 시대에 알아야 할 외부에서 내부로의 HR
데이브 울리히 외 지음, 이영민 옮김 / 경향BP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 인사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데이브 울리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의 너무나 유명한 전작 <HR Champion>은 한때 인사담당자들의 필독서로 여겨졌었다. 울리히는 이 책에서 기업의 목표달성에 기여하기 위한 인사담당자와 인사부서의 바람직한 역할과 필요한 역량에 관해 다뤘다. 이른바, 인사의 다중역할모델이라는 것인데 얼리치는 인사의 역할을 전략적 인사관리(전략적 파트너), 기업인프라 관리(행정 전문가), 직원의 기여에 대한 관리(직원 옹호자), 변혁 및 변화의 관리(변화 주도자)의 4가지로 보았다. 그는 당시에는 새로운 개념인 전략적 인사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4가지의 역할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인사부문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제시했었다. 이 책으로 인해 전략적 HR이라는 개념이 우리 기업에서도 뿌리내리기 시작했으며, 인사부문도 눈을 뜨기 시작하여 기존의 행정적 업무수행의 완결성, 효율성만을 추구하는데서 벗어나 기업의 전략과 HR 프로세스를 연결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되었다. 그리고, 전작으로부터 10년의 세월을 넘어 그의 신작 <NEXT HR>이 나왔다. 이 책도 주제는 동일하다. 인사의 역할과 역량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단, <HR Champion>이후 10년간의 변화를 담고 있다. 1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바람직한 인사부문의 역할과 역량은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것이 이 책의 관전 포인트이다. 사실 전작을 읽지 않고 봐도 큰 무리는 없지만, 이 책의 주요 독자가 인사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임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에 (비관계자가 읽기엔 사실 좀 부담스러운 내용이다) 누구나 이 두 책을 비교하면서 읽어갈 것이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존의 4가지 역할은 6가지 역할으로 확대 재편 된다. 이 역할들을 다루기 전에 먼저 다루어야 할 것은 이러한 역할의 변화를 불러오게된 동인이다. 울리히는 이를 물결에 비유하였다. 오래된 개념의 인사는 행정적 역할(Wave1)에 치중해왔다. 이른바 뽑고, 월급주는 그런 개념의 역할이다. 그것이 인사부문 개별기능의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각 기능별로 혁신을 추구하게 된다.(Wave2) 국내에서는 이른바 신인사제도라고 하여 연봉제, 성과금제, 역량평가, 직급축소 등의 것들을 도입한 십여년전의 모습이 이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인사 내부의 프로세스의 정교화나 효율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혁신이었지 아직까지는 인사외부로 눈을 돌리지는 않았었다. 그러다가, 인사의 기능이 기업과 비지니스의 목표와 연계되는 전략적 인사 (Wave3)를 추구하게 된다. 기업의 비지니스 목표수립 단계부터 인사부문이 주요한 파트너로 참가해 인사적 관점을 목표와 연계한다는 개념이다. 기업의 인수합병을 예를 들면, 인원의 승계, 양 기업문화의 융합가능성 등의 HR요소들을 다른 요소들과 동시에 평가하여, 가능성이 없을 경우 그 이유로 인수합병을 틀어버릴 수도 있다. 기존의 인수합병에는 이러한 HR요소들은 사후개념에 불과한 개념이었다. <NEXT HR>에서는 전략적 인사 개념을 더욱 확장하여 Outside-in HR(Wave4)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인사가 기업 내부의 전략과 연계하는 것을 넘어서 기업 외부의 환경과 고객, 투자자, 지역사회 등의 외부 이해관계자와도 전략적 연결고리를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회의 노동인구의 구성 변화에 따른 선발관리, 고객이 참여하는 평가제도의 구축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인사부문이 직접적으로 기업의 핵심 비지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적극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역할 변화의 동인에 따라, 인사의 역할은 전략적 설정자, 신뢰받는 행동가, 역량 개발자, 변화 챔피언, HR혁신과와 통합자, 기술제안자의 6가지로 분화된다. 기존의 4가지 역할이 확장되고 재편되었는데, 인사부문과 전략의 연계, 변화관리에 있어서 인사부문의 주도적 역할은 여전히 중요해 그대로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행정적 업무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부분은 HR 혁신과 통합자란 역할로 확대 재편되었다. 다소 새로운 부분은 신뢰받는 행동가, 기술제안자의 영역이다. HR 부문이 전략적 인사와 아웃사이드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조직내의 상하, 좌우에 폭넓은 신뢰를 구축해야하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행동을 강조한 것이 신뢰받는 행동가로서의 역할이다. 아울러, 10년간의 IT기술의 발전을 반영한 것인지, 기술영역을 별도의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ERP라던지, IT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도구 등의 도입에 HR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난 것은 소셜 네트워크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로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강조 부문이다.
■ 10년이 지나 울리히가 본 인사부문의 역할은 좀 더 확장되고 세분화되었으며, 기존의 스텝조직의 역할을 벗어나 라인조직의 역할에 가까울 정도로 강조되는 모습이다.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기업은 아직 Wave2~3사이에 머물러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아직 전략적인사의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는 기업이 별로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러한 단계에서 아웃사이드인 인사의 개념은 다소 낯설고 생소하다. 인사부문이 고객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여 뭘 한다는 것은 딱히 그림이 떠오르지 않는다. 울리히의 연구가 대략 7~8년 주기로 서구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설문과 인터뷰들을 데이터베이스로 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우리기업들의 인사관행은 서구의 그것들과 비해 딱 한 주기씩 늦게 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 우리 상황은 <NEXT HR>보다는 <HR Champion>쪽이 더 시사점이 많아 보인다.
■ 마지막으로, 번역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도무지 앞뒤가 잘 안맞는 번역체의 문체는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용어의 해석이다. 보통 이런 전문분야의 용어는 번역이 정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혀 고려가 되어있지 않다. 예를 들면, ERP(전사적 자원관리)는 기업자원계획이라는 요상한 용어로 해석되어있다. ERP를 번역기로 돌리면 기업자원계획(Enteprise Resource Planning)이긴 하다. BSC(Balanced Score Card/균형성과기록표)는 균형잡힌 기록표로 번역했다. 번역하신 분 경력으로 보면 인사부문에 오래 있던 분인데 이런 터무니없는 용어해석이 난무한 것을 보면 참 어이가 없다. 내내 심히 거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