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론 이펙트 - 정의로운 인간과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0 그레이트 이펙트 8
사이먼 블랙번 지음, 윤희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 플라톤의 <국가>는 그의 대화편 가운데 단연 백미이기도 하며, 후대의 철학자들이 '서양철학을 플라톤 철학에 대한 주석" (화이트헤드)이라 칭할 만큼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나 역시 <국가>를 꽤 주의 깊게 읽었었다. 후대의 평가답게, 정말 고전 중의 고전의 하나라고 말할 법 했다. <국가>에는 현대 철학, 도덕학, 정치학 등등에서 다루고 있는 질문들의 원형을 수없이 찾아 볼 수 있었다. 후대의 학자들의 대답은 저마다 다르지만, 질문 그 자체로 본다면 화이트헤드의 말이 공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국가>를 읽었지만, 사실 내가 <국가>의 내용과 의미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 이런 고전일 수록 그 해석과 의미는 굉장히 다양하며, 기본적인 밑바탕 없이는 제대로 찾아낼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사실 <국가>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긴 하지만, 텍스트 그 자체로는 그리 읽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쉬운듯 보이는 텍스트 속에 담겨진 것들을 얼마나 뽑아 낼 수 있는가 였다. <논어>가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로운 것과 같이, <국가> 역시 그런 고전 중의 하나이다. 그 만큼 후대의 많은 사람들이 플라톤에 대한 해설집을 내 놓았다. 이번에 읽은 <국가론 이펙트> 역시 그런 별과 같이 많은 플라톤에 대한 해설집 중의 하나였다.

■ 해설집...이라고 해서, 초보자를 위해서 방대한 분량의 <국가>를 친절하게 정리, 요약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곁들인 그런 책을 원했다면 이 책을 덮길 권한다. 아울러, <국가>를 원본을 읽지 않고도 얇팍한 분량의 이 책을 통해 아는 체 할 수 있을 정도의 이해를 원했다면 역시 덮길 권한다. 이 <국가론 이펙트>는 그런 종류의 해설집이 절대 아니올시다. 해설집이기는 한데 그런 요약본 류의 해설집이 아니라, 철학자인 저자가 국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는 그런류의 책이다. 본문의 내용따위는 당연히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논의가 시작되며, 그 논의는 후대의 다양한 플라톤주의자와 반 플라톤주의자의 견해로 확장된다. 그래서, 원문을 몇번 정도는 읽고 자신의 생각을 어느정도 가진 상태에서 저자의 생각과 비교해 보는 식의 독서가 가능할 뿐이다. 솔직히, 나는 오히려 국가보다 이 해설집이 훨씬 더 어려웠다. 내가 이 해설집에 기대했던 바는, 미진하게 남아있는 <국가>에 대한 이해도를 확 끌여 올려주길 바랬었지만, 오히려 국가를 몇 번 더 읽어봐야 겠다는 결론 만이 남았을 뿐이다. 역시 이런 고전은 해설집으로 먼저 접해선 안된다. 어렵더라도 원문하고 싸워 이긴 후에 보충과 확장의 성격으로 해설집에 손을 대야 한다. 독서의 선각자들이 '원문'을 그렇게 강조한 이유를 이제 제대로 알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