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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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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선 빤스 한장씩만 팔아도 13억장이다.'라는 말은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환상을 보여주는 말이자 은근히 중국시장을 무시했던 우스개 였다. 요즘은 이런 식의 막연한 기대로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은 당연히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은근한 무시는 남아있는 듯 하다. 우리가 접하는 중국인이란 기껏해야 명동거리에서 쇼핑하는 촌스럽고 소란스런 모습, 혹은 뉴스나 VJ특공대 같은 매체에서 접하는 벼락 졸부의 이미지가 전부이다. 그런 편향된 정보는 중국시장과 소비자를 쉽게 보거나, 아직은 우리의 60~70년대의 수준밖에 안되는 것으로 치부하게 만든다. 아울러 한국이나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라면 중국시장 정도는 쉽게 공략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낳는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더 중국시장은 어려운 시장이며, 중국 소비자는 그 어느 선진국의 소비자 못지 않게 합리적이며 까다롭다. 김난도 교수는 신작 '트렌드 차이나'에서 바로 이점을 통렬히 지적한다. 바야흐로 made in china의 시대에서 made for china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으며, 중국 소비시장의 특성과 트렌드를 철저하게 분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없을 거라 단언한다.

 

■ 사실 중국을 주시하지 않는 국가나 기업은 거의 없다. 그래서 중국을 분석하는 책들은 차고 넘친다. 마침 얼마전에 코트라 사장을 지낸 오영호란 분의 '미래 중국과 통하라'란 책을 읽었다. 중국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기본 이해를 얻기에 좋은 책이었다. 그럼에도 뭔가 부족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디테일이었다. 내가 읽은 책을 비롯한 대부분의 중국관련 서적들은 그야말로 '중국'이라는 큰 덩어리를 다룬다. 중국에 대한 거시적 분석이랄까? 그런데 '트렌드 차이나'는 김교수 본인이 공언하듯 중국에 대한 미시적 분석이다. 중국 중에서 중국인과 그들의 소비에 대한 특정분야를 미시적으로 다룬다. 그래서 이 책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중국인의 모습이 생생히 살아있고부족했던 디테일이 있다. 현재 중국인들이 얼마를 벌고, 얼마정도를 어떻게 소비하는지가 묘사되고 분석한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특징이다. 김교수는 먼저 중국의 소비자를 소득과 성향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하고 분석한 연후 중국인의 소비성향에 대한 분석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 소비의 어떻게 변해갈지를 예측한다.  

 

■ 이제 김교수의 분석에 따라 우리가 왜 빤스 13억장을 중국인에게 팔기가 어려운지를 생각해보자. 그것은 중국 시장과 소비자 집단의 복잡성과 이해관계에 밝은 중국인의 성향에 기인한다. 단일 민족국가에 사는 우리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중국은 사실 굉장한 다민족국가란 점이다. 한족이 주류이긴 하지만 수 많은 소수민족이 공존한다. 이런 많은 민족들이 풍토가 다른 넓은 땅에 펴저 있다. 아울러, 자본주의화의 역사가 짧은 만큼 소득수준도 천차 만별이다. 요트와 해외쇼핑이 일상화된 VIP 계급 부터, 옛 중국의 찢어지게 가난한 농민까지 소득분포의 스펙트럼이 넓다. 그리고 급격한 경제성장의 속도와 일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세대별 연령별 격차도 크다. 최상위 VIP 계층은 루이비통 빤스를 일상적으로 입고, 중간계층은 언젠가 루이비통 빤스를 입을 날을 고대하며 SPA 브랜드의 빤스를 입고, 최하위 농민계층은 빤스를 집에서 만들어 입거나 중국산의 조악한 빤스를 입는다. 각 소비계층별로 소득수준과 특성이 너무 달라서 마케팅 소구점과 전략이 정교하지 않으면 어필할 수 없다. 아울러 중국 소비시장은 전 세계 브랜드의 각축장이란 것을 잊지말자. 똑같은 빤스를 13억장 판다는 것은 이렇게 불가능하다. 이런 소비의 계층화는 우리나라에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문제는 중국 소비자 계층의 그룹별 수다. 중국인의 0.01%인 최상위 계층의 수만 백만명이 넘고, 그 아래 중산층 단계만 해도 3억명이다. 한 기업이 6개로 분류된 소비집단에 모두 어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제품의 특성과 품질의 수준에 따라 특정 집단을 선택하고 철저히 현지화하여 공략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또한 중국 소비자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 중국인의 머리속에는 계산기가 한대씩 들어있다고 한다. 중국인이 이재에 밝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제품의 본질적 가치와 가격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데 밝으며, 구매단계의 최적의 합리화를 추구한다. 사기로 마음먹은 물건을 가장 싸게 사기위해 발품과 손가락품을 아끼지 않는다. 어설픈 제품으로 잘못된 가격정책을 취했다가는 망하기 쉽다.

 

■ 이제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가져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선입견을 버리고 중국시장을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국 시장과 동일 선상에 올리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제품 중 가장 최고의 것을 투입하고, 마케팅 역량을 총 집중해야 한다. 정말 made for china의 자세로 겸손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아쉬운 것은 중국이 아니라 우리다. 이미 포화된 우리의 주력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비해 중국시장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우리의 지리적 이점과 동일 문화권에 속한다는 이점을 잘 살려서 중국시장에서 만큼은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우리의 미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 소비자의 속살을 들여다보게 해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는 다른 중국관련 서적과 크게 차별화되는 면이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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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저받 2013-11-18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표지만 보고 '이 팬티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책이 맨 먼저 생각 났었어요ㅋㅋㅋ Midi님 리뷰를 몇 번 읽은 적이 있는데 저랑 생각하는 게 비슷한 부분이 많았지만 늘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시고 제가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내시는 게 신기했어요!

midi 2013-11-18 07:49   좋아요 0 | URL
^^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근데...솔님 리뷰는 !!! 제 날림 리뷰들이 부끄러워지네요. 한권을 읽어도 정성스레 기록은 남기는 모습 많이 배워갑니다. 독서의 세계에는 고수들이 참 많은 듯 하네요.

제 블로그도 함 놀러 오세요. 제가 주로 글 남기는 곳이랍니다.

http://blog.naver.com/midiran

초코머핀 2013-11-1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