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진다는 것은 신병 훈련소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도 도무지 불만을 터뜨릴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 P170

누군가는 ‘빨리빨리‘ 문화가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하지만 그 부작용은 오롯이 감정 노동자들이 떠안고 있다. 사람들은 어디서나 열정을 담아 ‘빨리빨리‘를 외쳐댄다. 외치는 품이 꼭 F1 드라이버 같다. 가끔씩은 우리나라 국가에 ‘빨리빨리‘라는 구절이 없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동해물과 백두산이 ‘빨리빨리‘ 마르고 닳도록). - P169

모돈은 출산을 끝내면 태반을 배출한다. 그 태반들이 달리의 시계 그림처럼 돈방과 배수로에 걸쳐 축 늘어졌다. 배수로에는 검붉은 빛의 오수가 흐르고, 사산된 새끼들이 머리와 엉덩이만 드러낸 채 구정물 속에 잠겼다. 《신곡》에 등장하는 지옥 중 한 곳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 P191

나는 어떤 일터도 불법 파업 때문에 멈추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다만 불법 정상화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 뿐이다. -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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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이지만 무서운 이야기 모음집 같았다. 짧은 이야기들이 여럿 실렸는데 파편처럼 흩어지지 않고, 긴키 지방의 저주들린 어느 장소와 연결된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서 신기하고 독특했다. 잡지 게재 단편, 인터뷰 녹취록, 커뮤니티 게시물과 댓글 형태로 쓴 부분도 있다.

어린 시절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해서 ‘공포특급‘류의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예전 생각이 났다.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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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1학기 종강 뒤 여러 책을 읽고 있다. 계통이나 분류 없이 마음 끌리는 대로 책을 펼친다. 읽다가 잠깐 멈추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이상한 집은 호러, 미스터리 소설 장르에 속하는 픽션이다. 소설 같기도 하고 페이크 다큐 기법을 쓴 에세이 같기도 하다. 건축 도면을 이용해 기묘한 이야기를 만든 점이 놀라웠다. 신선한 발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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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용산에 있는 작은책방 일각서점 나들이를 했다.

이번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는데 나는 도서전 대신 일각서점에 다녀왔다.

사실 올해 도서전에 가볼까 하고 시도했으나 입장권은 이미 매진이었다. 2012, 2014년에 도서전에 갔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내가 다른 부대행사를 즐기지 못했던 탓인지, 내게는 출판사들이 부스 차리고 책 파는 시장과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지난해 도서전이 핫했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도서전에 가려 했다. 이번 도서전 입장에 실패한 지금, 나는 따지 못한 포도의 맛이 실 거라고 정신승리하는 여우가 되었다. 도서전 갈 시간에 책 읽자.

일각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 세 권을 모셔왔다. 빌린 책이 아니라 사 온 책이라 촉박한 기한 안에 읽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앞서 읽던 거 마치고 새로 산 책으로 넘어가야겠다.

이러다 또 못 읽고 소장해두기만 하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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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추리소설.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 마츠모토 세이초가 1961년에 쓴 장편이다.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 형사가 발로 뛰며 수사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잘 읽히기는 하나 너무 큰 기대는 금물. 1961년작임을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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