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리가 뽑은 2020년 올해의 책>

해마다 하는 작업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내가 만난 책 가운데 골랐다. 언제나 그랬듯 내 맘대로 정한 기준에 따라 뽑은 것이다. 출간연도가 2020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1. 아파트 민주주의 (남기업, 이상북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 갖고 참여하기. 아파트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로 설 것이다. 이 책 독후감을 장곡타임즈에 실었다. 그리고 그 소식을 페이스북 통해서 저자에게 알리기도 했다.

2. 시흥, 그 깨끗한 희망 (주영경, 열린출판사)

장곡타임즈 편집장님이 시흥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시절 쓴 칼럼을 묶은 책. 시중에서 구매하긴 어렵다. 나는 편집장님한테서 직접 얻었다. 주로 2011년에 쓴 글들이 모여있다.

장곡타임즈에서 찾아 읽기 시작한 편집장님의 칼럼은 맛깔났다. 언제부터인가 주요 일간지에 실리는 하나마나 한 소리들을 멀리하다 보니 이제 내가 챙겨 읽는 필자는 꼽아봤자 서넛이 안된다. 요즘 편집장님이 선보이는 글을 택배 기다리듯 기다렸다가 꼬박꼬박 읽고 있다.

책에서는 시사성 있는 글들도 좋았지만 서해 승봉도 기행문이 기억에 남았다. 글을 읽고 나서 나도 그 섬에 가고 싶어졌다.

* 올해의 책 역대 선정작
2013년
1.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아포리아)
2.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웅진지식하우스)
3.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김영사)

2014년
1.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사)
2.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메디치)
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민음사)

2015년
1. 모멸감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2. Charlotte‘s Web (E.B. White, HarperCollins)
3.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유시민, 생각의길)
4. 소수의견 (손아람, 들녘 ) / 디마이너스(손아람, 자음과모음)
5. 언어의 무지개 (고종석, 알마)

2016년
1. 장성택의 길
2.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3. 오래된 연장통
4.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2017년
1.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
2.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조갑제, 조갑제닷컴)

2018년
1.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민음사)
2.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문학동네)
3.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웅진지식하우스)
4. 얼굴 (연상호, 세미콜론)

2019년
1. 오픈북 / 불가촉천민 (이두리, 라루책방)
2. 연필로 쓰기 (김훈, 문학동네)
3. 이방인 (카뮈,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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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잘 살아남았다.

내가 올해 안에 죽었더라면 시인 랭보와 같은 나이에 삶을 마감하는 것이었을 텐데...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 어서 빨리 옛시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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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북한 문제 책. 회고록으론 10여년 전 접한 황장엽 이후 두번째인 것 같다.

정세현 장관이 방송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들려준 경험담과 견해가 귀에 잘 들어왔었다. 지긋한 현인 앞에 앉아 지혜를 전수 받는 기분이었는데 이 책으로 그 느낌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가깝고도 먼 자들과 협상하는 건 왜 이리 어려운지. 지금 남북관계가 신통치 않은데 언제쯤 다시 좋아질까. 코로나19가 풀려야 뭐라도 서로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서 개성공단부터 재개하길 바란다. 평화와 번영!

˝300달러를 요구했다가 57.50달러로 내려간 것은 얘깃거리가 될 만하죠. 경수로 건설 공사장인 금호지구에서의 실패의 추억을 되새겨주고 중국 및 베트남에 다녀오라고 했더니 한달 후에 자진해서 57.50달러에서 시작하자고 하더라고요. 이 얘기를 왜 하느냐면 북한 사람들도 말이 되는 얘기를 하면 설득된다는 거예요. ‘북한과는 협상이 안 된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어도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이 통하더라고요. 이게 노무현 정부 들어서 있었던 내용이에요.˝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문제와 탈북자 입국 문제를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제 후임이었던 정동영 장관은 멋도 모르고 8개월 동안 아무 일도 못했어요. 남북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북쪽의 체면을 항상 생각해줘야 해요. 그러지 않고 ‘국제 관례‘대로 해버리면 안돼요.˝

˝통일 문제가 민족 내부의 구심력을 먼저 키우고 구심력이 외부 열감에 의한 원심력보다 더 커질 때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해요. 그 인식이 전혀 없으면 주변 국가들 또는 국제사회에 대고 우리나라 통일을 시켜달라는 얘기를 하게 됩니다. 일례로 통일 관련 강의를 하고 나면 질문 중에 이런 게 꼭 나와요. ˝주변 강대국들이 우리를 통일시켜줄까요?˝ 우리가 스스로 통일을 위해서 남북 화해협력을 활성화하고 교류를 심화해서 서로 의존성이 커지게 하고, 그러다 보면 도리 없이 살림을 하나로 합칠 수밖에 없게 되는 게 통일이거든요. 그런 건 생각하지 않고 주변 국가들이 통일을 허락하지 않으면 우리는 못한다는 일종의 민족패배주의, 즉 강대국 결정론에 빠진 사람이 많아요.˝

˝군사적으로 남북이 충돌할 가능성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키우는 겁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키우면 군사력을 쓸 수 없게 돼요. 군사력을 쓰면 당장에 북한 입장에서 볼 때는 손해가 막심한 일인 거예요. 도움을 받고 있는 시스템 자체를 깨는 거니까요. 우리도 일단 서로 군사력을 후방으로 물리게 되면 미국이 아무리 사주를 해도 군사력을 쓸 수가 없죠. 우리의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의존관계를 키워야 해요. 이처럼 상호의존성을 키우는 것으로 시작해서 연합의 형태로까지 발전시킨 유럽연합의 선례를 벤치마킹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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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4-23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김지은입니다> (김지은, 봄알람)

불편해서 외면하고 있었다. 우연히 건네 받은 책을 읽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긴 말 않겠다. 몇 마디만 옮겨본다.

˝제게 피고인은 처음부터 일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직장 상사였습니다. 한 번도 이성의 감정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일반 직장인들이 가지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 애사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은 저와 이성적인 관계였다고 말합니다.˝

˝일을 그만두고 캠프에 간 것은 팬심에 의한 것이었고, 근무시간의 제한 없이 일에만 매진해야 했던 것은 피고인이 좋아서였다는 근거로 사용되었습니다. 주변에 이야기해도 도움받지 못해 이후 전혀 티 내지 못했던 것은 피해자다움과 어긋난다는 이야기로 해석되었습니다.˝

˝안희정의 부인은 내가 고생하는 것을 알았기에 공관에 들어온 선물 중 일부를 주기도 했고, 서로 안부를 종종 묻기도 했다. 만약 안희정의 부인이 주장하는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부부 침실 난입 사건‘이 8월에 있었다면, 이후에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나를 특히 ‘이상한 여자‘ 프레임으로 몰아넣은 그날 일의 실상은 재판에서 소명했다. 내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가 문자 기록으로 제시되었고, 피고인 안희정도 내 진술과 문자 기록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

˝검찰 진술에 성실하게 임했습니다. ... 다양한 방식으로 제 진술의 진실성을 검증받았습니다. 며칠에 걸쳐 제 휴대폰과 주변 모든 내역들까지 조사 받았습니다. 제 진술이 진실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검찰이 피고인을 기소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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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천준범, 부키)

재벌이 돈 버는 방법과 재벌을 규제하는 법을 중심에 두고, 공정거래법과 회사법 일부분을 재미있게 알려준다. 간단하고 찰진 사례와 비유 덕에 삼성 승계 과정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품위있게 돌려까는 솜씨가 멋졌다.

전문영역이고 복잡해서 관심 갖기 어려운 문제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시민과 주주의 눈으로 감시할 힘을 길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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