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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장인, 몸으로 부딪쳐! - 열혈 청춘을 위한 진로 이야기
강상균.조상범 지음 / 탐 / 2014년 10월
평점 :
"공부를 그렇게 잘 하더니, 저것 봐. 보험이나 팔고 있잖아"
지나간 백수 시절, 그러니까, 방바닥과 닿는 몸의 표면적이 최대치를 찍던 바로 그 시절, 에, 다시 말해 "사는 것은 무엇일까"를 되뇌이며 쓰레기 오브 쓰레기를 자청하던 그 비참한 나날들 가운데, 어느 날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눈에 얻어 걸린 자막이 바로 이것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두 고등학교 동창이 뉴욕 한복판을 걷다, 또 다른 고등학교 동창인 딕Dick을 - 이름에서부터 뭔가 심상치않은 캐릭터를 느낀다면, 이내 짖궂은 소리를 입에서 만들어 낸다면, 그대는 이 책과 동행할 준비가 아주, 그것도 아아아아아주 잘 되어있다는 증거다 -
만나게 되는데, 멀끔한 양복차림의 딕은 너무도 흥건히 땀에 젖어있다. 하지만 딕은 피곤한 기색도 잠시, 얼른 호갱용 미소를
시전하며 명함 두 개를 꺼내 보인다.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그는 멋쩍은듯 웃어보이며 다음에 만날 날짜를 황급히, 하지만 단호히 정해 놓곤, 또 다른 먹이를 찾아 서류 가방을 들고 총총 인파 틈으로 사라져간다. 그리고서 이어지는 다른 두 사람은 딕을 비롯한 다른 모범생들의 말로에 혀를 끌끌찬다. 보험은 팔지만, 그들 중 보험왕은 없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내
주변에 공부 좀 한다는 애들은 대다수 안정된 직장에 몸 담고 있다. 그들 중 대다수가 공무원이다. 아, 물론 예외도 있긴 하다.
어마어마한 대기업에서 지금도 철야 중이다. 부모님이 바라는 안정된 직장, 보장된 미래를 꿈꿔온 이들에게 현재의 여건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나 같이 공부에 취미 없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공무원 준비? 고 3 때도 못 했던 짓을 또 하라고? 이건 말도
안 된다. 죽었다 깨어나도 다시는 못 할 짓이다.
물
론 '그 때 엉덩이를 조금만 더 붙이고 앉았더라면' 식의 후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남들이 다들 똑같은 삶을
지향한다는 것에 수 없이 많은 물음표를 던졌더랬다. 그 때까지 삶에 대한 나의 지론은 '모험'과 '재미'였고, 지금도 이것에는
변함이 없다. 아, 한 단어가 실은 더 추가되었다. 실패라는 단어가 내 삶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는 걸 빼먹을 순 없다.
모범생으로 살아온 그 시절 친구들이라면 아주 치를 떨거나 경기를 일으킬, 바로 그 결벽증 대상인 '실패'가, 내게는 함께 해 주어
(정말 드럽게) 고마운 존재라는 걸...
아,
어느 누가 이걸 알아줄까? 장담컨대, 최소한 여기 다섯 장인은 알아줄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거나, 실패를 극복한다는 것은
이들에게는 익숙하고 노련한 일임에 분명하다. 이 모범생들아, 그래도 구미가 땡기지 않는다고? 그대 모범생들은 '실패에도 모범
답안이 있다'는 걸 모르나보지? 꼭 사서 봐라, 한 번 보지 말고 두 번 봐라.
그리고 조상범 만세다! 그가 하는 영화는 모두 대박나길 바라며. 설사, 쪽박을 차는 한이 있더라도 그대는 나의 영원하아아아안 친구우우우우여어어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