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ru 2005-07-17  

잠이 안 와서...
대문 사진 보고요... 어릴적에 불렀던 그 노래 생각했거든요.. 내가 커서 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우리집은 내 손으로 키울거예요,.... 울도담도넘지않는(?) 그림같은 집...... 그림이 너무너무 정겨워서... 한마디 안 하고 지나갈 수가 없더라니까요...
 
 
플레져 2005-07-18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대문 보고 그냥 지나치면 안될 것 같아서 오랜만에 안부 붇습니다...^^
저는 그냥 남매를 낳아 잘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ㅎㅎ

hanicare 2005-07-2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늘한 치과 대기실에서 답글을 씁니다. 심하게 몸살을 앓고 난 후 잇몸이 떠버렸어요. 아이를 갖고 있을 때 몇 달을 절대안정하느라 식물인간처럼 살고 난 후유증일 것 같습니다. 자꾸 고장나는 몸을 수리(?)하면서 여름을 보냅니다. 이곳엔 햇빛도 녹음도 생명력으로 과포화되어 탱글탱글 부풀어올랐습니다.매미소리도 땡초처럼 독이 올랐네요. 우리 집 앞의 나무는 매미나이트클럽인가봐요.아주 올나이트로 떠들어대고 내가 모르는 새까지 단조로 밤새 울어대니 얕은 잠이 일렁거렸습니다. 다들 잘 지내시는지요, 어제 행상할머니에게 산 못난이 가지를 무쳤더니 살짝 단맛이 났어요.그악스런 여름햇살이 이렇게 약한 단맛으로 숨어있다니 세상은 참 미묘합니다. 안부를 대신하여 씁니다.

hanicare 2005-07-2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이름을 부르지 않았네요. 이카루님 플레져님. 여름이니까 커다란 해바라기꽃을 꽂고 히피처럼 사랑과 평화.라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chaire 2005-07-2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고장나는 몸... 그래도 인간의 몸은 감가상각이 되지 않고, 인간의 지혜는 세월이 갈수록 깊고 실해가는 것이니, 하니 언니의 몸도 지혜도 나날이 더 아름다워지고 있는 거겠지요...? 두 분께 드리는 인사말에 질투나서 괜히 끼여들어봅니다. 이 더위에 그래도 어쨌든지 다들 무사하시군요. :)

hanicare 2005-07-26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용케 또 살아가지요?여름철이면 유독 프랑스라는 나라가 부럽네요. 한달간의 바캉스라니. 정말 방학이 필요한 건 일상에 찌든 어른일텐데.곧 본격적인 휴가철이죠? 언제나 미나미님의 글을 읽을 수 있을까.(하긴 사돈남말인가요?)

chaire 2005-07-2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쁜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각 스님은, 이런 내 심정을 혹시 '실수가 일어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표현한 것일까요? 하지만 저는 말 그대로 '기쁜' 일이 일어났으면 해요. 참으로 오랫동안, 진정으로 기쁜 일은 없었던 것만 같으니(서재지인들로부터 받은 행복한 기쁨들이 물론 있기는 하였지마는...). 무더위는 정말 숨막혀요. 그래서 모든 사물을 천천히, 게으르게 바라보게 돼요. 텍스트도 유동하는 것들도. 내게 기쁜 일이란 무엇일까요. 아침 출근길에 느릿느릿 걸으며 생각해보니, 별거 아니더군요. 내가 투입한 노동력의 결실에서 대박이 나면 기쁘겠다, 누군가가 불쑥 사랑을 고백해오면 것도 기쁘겠다, 로또복권 2등에 당첨되면 기쁘겠다, 성형수술이나 뱃살 제거수술이라도 해서 누구나 반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갖는 것도 어쩌면 기쁘겠다, 착한 외계인과 만나 안부를 주고받게 되는 판타스틱한 경험을 실제로 한다면 것도 꽤 기쁘지 않을까...? 이런 것들은, 사실 제가 별로 좋아하는 유형의 기쁨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물성 있는 기쁨, 관념 너머에 있는 그런 기쁨이 내게 왔으면 좋겠다는 싱거운 생각이 다 들었어요, 오늘 아침엔... 하니 언니는, 요새 기쁜 일 없으신가요?

chaire 2005-07-2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저 모든 기쁨들이 내가 적극 나서면 쟁취되는 걸지도 모르죠? 근데, 왜 나는 푸념만 할 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걸까요? ㅈㄱㄹ :ㅇ (하는수없이 이 끈끈하고 무거운 더위 탓으로 돌릴밖에요.)

hanicare 2005-07-2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죽처럼 간간히라도 기쁨이 팡팡 터져줘야 이 삶을 견디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런데 왜 먹고 사는 일은 이렇게 골머리가 아픈 걸까요.

비로그인 2005-08-0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이불이 아쉬운 거 보면 가을의 기미를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이젠 시원한 물에 등목하기도 애매한 밤이네요. 매미와 귀뚜라미 녀석들이 함께 악을 쓰기도 하고. 매미의 악은 열정적인 느낌이 있어 좋지만, 귀뚜라미의 악은 소름 끼쳐요. 갑자기 흑백화면으로 된 전설의 고향이 보고 싶군요. 추석날 모두 잠들고, 시골집 뒤켠 대나무숲은 바람에 스르륵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데, 홀로 평상에 팔베개 하고 누워 보던 전설의 고향 말이죠. 이불 뒤집어 쓰고 보다가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생전 뵌 적도 없는 할아버지가 누런 삼베옷을 입고 울타리 너머에서 손짓으로 절 부르는 꿈을 꾸곤 했죠.

hanicare 2005-08-0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을 멸균하다. 오늘 자꾸 머릿속에 빙빙 맴도는 말입니다.매미가 7년을 땅 속에서 보내다 21일쯤 밖에 나와 악쓰고 돌아가신다기에 딱하다 싶었읍니다만 70년으로 환산해서 그럼 넌 210일을 내내 목청터져라 노래하고 싶을 만큼 충만할 자신이 있나? 생각해보고는 꼬리를 내렸습니다.매미껍질같은 생활의 거죽만을 붙잡고 하루하루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