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중 옆에서 운전하고 있는 김모씨에게 보고 있는 김영하의 책을 나도 모르게 읽어준다.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거 같아요....(중략)..친구들의 성격을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요.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걸.잠을 자거나 음악을 들을걸.그냥 거리를 걷던가.젊을 때에는 그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 일이 많이 있을 거 같아서 내가 손해보는 게 있어도 맞춰주고 그러쟎아요.근데 아니더라고요.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기울이고 영혼을 좀더 풍요롭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거예요.-

 

"어, 난 이미 어릴 때부터 이걸 알고 혼자서 책만 읽어왔는데 ㅎㅎㅎ"

(친구 권하는 이 사회에서 줄곧 혼자서 책만 읽는 것도 독립투쟁 버금가게 힘든 일임.)

 

듣고 있던 김모씨의 한 마디.

 

-근데 저 사람은 작가가 됐는데 자기는 왜 안 된거야?

"안된 게 아니고 '못'된거지. 난 재능이 없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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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7-1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부분 기억이 나네요. 친구 사귀는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 이야기겠다, 생각하면서도 저 역시 밑줄을 그어놓았어요 ^^

한수철 2015-07-0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가 노련하다는 게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라는 문장에서 여실히 확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반박을 할 수 없잖아요, 결국 다 떨어져나가는 게 결국 친구라는 존재이니까요.^^

chaire 2015-07-0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반전이 있었네요! 어쨌든 저는 김영하의 때늦은 고백을 읽으며 고개 주억거린
1인. ㅋㅋ
그 많던 친구들이 결국은 다 남이죠. 울 엄마가 자주 그렇게 말해요. 나 말고는 다 남.
엄마는 자기한테 제일 잘해주는 나도 남이라고 단호하게 말하시는데... 나참 어이가 없어서... ㅋㅋ
그런데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는 게, 어쩌면 참 다행이기도 하죠. 김영하와 달리, 전 별로 후회는 안 돼요. 그것도 제겐 일종의 책이었으니까.

Joule 2015-07-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친구 없는뎅. 하니케어 님도 친구 없구나 ㅎㅎ 근데 가끔은 격렬하게 사람들 속에 섞여 마음껏 깔깔거리고 웃고 싶을 때가 있어요. 가슴 저릿할 정도로 절실하게 그런 충동, 욕망, 갈망 그런 게 아주 가끔 일어요. 그리고 실제로 가끔 그렇게 웃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 틈에서 엄마 품처럼 포근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가 처음 보는 낯선 사람도 저는 친구처럼 대할 수 있어요. 친구가 뭔지 모르니까 낯선 사람도 친구처럼 대할 수 있다고나 할까 ㅎㅎ 그러나 뭐 어렸을 때부터 친구가 없었어도 술 마실 때빼고는 불편한 점 없어요. 근데 사람을 사귀지 않고 주위가 사막처럼 고요해도 책을 열심히 읽지는 않더라구요. 저는요.

Joule 2015-07-08 15: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저는 좋은 나라의 조건으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다양성을 꼽습니다. 다양성이 있는 나라. 그게 제가 꿈꾸는 나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