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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빚으로 지은 집-은행을 구할 것인가 경제를 구할 것인가

빚으로 지은 집(House of Debt)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가계 부채가 세계 경제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지를 분석하며, 금융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밝히고 있는 <빚으로 지은 집>.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천조를 넘기었다. 이는 전세금 인상 부담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의 영향이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지원대출을 권장한다. 금융 위기 이후에도 우리의 경제는 여전히 가계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부는 어떻게 된 일인지 가계 부채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계 부채를 권고하고 있다. 현재의 한국 경제는 이 책에서 권고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1920년대의 할부 금융의 증가는 소비자들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미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가구, 자동차 등의 내구재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현금이 아닌 빚을 내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1930년 찰스 퍼슨스는 1920년대의 부채 증가에 대해 이렇게 결론 내린다. “지난 10년은 엄청난 신용 팽창이 있었던 시기였다. 지난 시기 경제가 호황을 우린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빚을 끌어당겨 썼기 때문이다”
경제적 재앙에는 거의 언제나 가계 부채의 급격한 증가가 선행되어 이루어진다. 사실상 이러한 상관관계는 우리의 경험에서 알 수 있다. 더욱이 가계 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소비자 지출의 감소에 따른 경제 위기와 불황 등이 함께 따라온다.
미국의 주택시장 거품과 집값 폭락 사태를 예로 들어본다. 집값 하락의 충격으로 주택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등락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 테네시 주의 집값들은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일자리는 미국의 경제와 긴밀하게 접해있었다. 그들이 일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미국 전체 자동차 산업고용에서 여섯 번째로 높았고 11만 여명이 넘는 고용자들이 있었다. 다른 주의 사람들이 자동차 구입이 줄어들게 되자 그 여파로 이들 공장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직간접적으로 자동차판매자들 또한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노동시장에서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빚은 거품을 일으키기도 하고 낙관주의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빌리도록 희망을 주기도 한다. 집값이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낙관주의자 뿐만 아니라 투기자들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여 수중의 현금 대신 빚이 허용하는 집을 구입한다. 은행은 거품이 꺼지게 된다 해도 집을 담보로 하고 있으므로 거품이 꺼지더라도 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으로 돈을 빌려주게 된다.
2012년 납세자의 돈을 이용해서 깡통 주택 소유자들의 대출 원금을 탕감해주자고 한 오바마 행정부의 제안이 공화당의 격렬한 비난을 당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 무책임한 사람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은행의 과도한 대출 없이 사람들이 무리한 빚으로 집을 살 수 있었을까. 은행이 무리하게 대출을 해줌으로써 은행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게 되어 빈익빈 부익부현상만 가속화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소개된 <책임분담모기지>라는 이름을 붙인 새로운 대출방식이 있다. 이 대출방식은 손실과 이익을 채권자와 채무자가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채무 계약에 주식 성격을 가미, 집값이 하락했을 경우 채무 부담을 줄여 주고, 집값 상승으로 이득이 발생했을 경우 이득을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새로운 미국형 가계대출 붕괴로 가게 되지는 않을는지 걱정스럽다. 획기적이고 새로운 모기지 대출방식으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또 채무자의 경제 사정도 헤아려 부의 편중을 막아 함께 나아가야 한다. 가계부채의 감소와 극소수의 기득권층이 이득을 보는 시스템을 개혁하여 빚으로 고통받고 삶을 포기하는 파국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