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 그리고 강하다
슈테판 볼만 지음, 김세나 옮김 / 이봄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그리고 강하다

 

전통적으로 남자들은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21세기임에도 여전히 남자들을 위주로 돌아가고, 당연하게 생각되어지는 것들 투성이니까.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제목처럼 전투적인 여성과는 전혀 다르다. 전투적인 제목에도 불구하고 생각하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전체를 반박하면서 시작한다.

 

이 책은 온몸으로 삶을 위해 발버둥 치는 22명의 위험한 여자들이다. 자신을 막아서는 무력함과 스스로의 약점, 세상의 시련을 돌파하면서 그녀들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고대로부터 남성에게만 주어졌던 그리고 남성에게만 국한되었던 지휘권이 여성들의 용감한 행보를 막고 번거롭게 할지라도 그녀들은 현실의 장벽을 넘고 스스로 남성도 여성도 아닌 나 자신을 이루어낸다.

 

전란과 비극의 땅, 체첸의 증언자 안나 폴릿콥스카야,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언제나 진실과 정의의 편이었다”.

푸틴을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는 여성 저널리스트 <푸틴 러시아>의 작가 안나 폴릿콥스카야. 납치와 고문 살해를 서슴치 않았던 체첸, 그들의 잔학한 만행을 증언하고, 위협에도 그곳의 상황을 취재해 알리던 그녀. 결국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만다.

 

나치의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소녀, 내 자궁의 대변인 시몬 베이유, 1차 여성주의 물결이 참정권을 얻는 데 주력했다면, 2차 여성주의 물결은 자결권, 그중에서도 성생활과 임신에서 주체성의 회복에 중점을 두었다. 여성의 임신여부를 결정할 자유, 아이를 낳을지 말지를 판단할 자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자유, 더 이상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내맡기지 않을 자유. 프랑스에서 1974임신중절 자율화 법의 명칭도 그녀의 이르을 본따 베이유 법으로 명명되었다. 낙태한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하던 그 시절, 전쟁으로 혼탁하고 궁핍한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그녀들에게 또 다른 전쟁과도 같았다.

 

새로 시작하기를 사회적으로 확장하면 바로 혁명이 된다. 지금까지 사회는 갑작스러운 변화와 급진적인 개혁을 통해 앞으로 전진해왔다. 이는 죽음이 아닌 삶을 꿈꾼 사람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 힘은 존재의 잿더미 앞에서, 혹은 몰락한 시대에서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고, 새로운 삶의 형태로 이끌어냈다. 이러한 변혁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스스로도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을 변화시키고,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을 떨쳐낼 능력이 있다. p199

 

주부들은 감정적인 단조로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여대생들은 남자친구들에게 자신들의 욕구를 설명한다. 처녀들은 한탄할 정도로 별 느낌이 없는 최초의 성관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관계도 일상적인 절차와 같은 것이라고 치부해버린다. p218

 

우울한 침실의 기록자,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페미니스트 알리체 슈바르처,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억압은 여성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남녀가 다 함께 노력할 것을 역설한다. 그녀는 독일의 여학생들에게 과거와의 결별과 새로운 방식으로의 여성의 권리찾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요구해야 할지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한다.

 

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가장 큰 문제는 없는 시간을 만드는 일과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이었다.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편에게 의존해서 살기 때문이었다.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