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리장정
홍은택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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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자전거여행 [중국만리장정]

  

   

거대한 중국을 자전거로 횡단한 이야기라기에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된 책 <중국만리장정>. 저자는 이미 7년전 미국대륙을 80일간 자전거로 횡단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중국 자전거 여행도 계획한 것이라고. 저자의 아내의 질문처럼 편하게 차로 여행해도 되는 것을 굳이 자전거를 타야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저자는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복제하기보다는 벌판을 달리고 싶었다'고 한다.

 

중국 입문에 가장 좋은 여러가지 코스를 생각하다 가장 번성한 도시인 상해를 출발하여 중국의 8대고도(古都)를 연결하는 코스를 그려낸다. 8대 고도의 왕도 기간순으로 장안 즉 시안(1200년), 베이징(903년), 뤄양(885년), 난징(450년), 정저우(381년), 카이펑( 366년), 안양(351년), 항저우(310년)으로 8대고도를 넣은 삼각코스를 완성시켰다. 중국 역사상 중요한 정치경제문화권을 섭렵하는 동시에 춘추전국시대의 중국을 자전거 여행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동조하면 순간적으로 무리가 형성된다. 그 무리에 끼어들면 설혹 빨간 신호등이라고 해도 므사히 건널 수 있다. 그 대세를 누구도 막을 수 없으면 혁명에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한 농민반란의 수많은 주모자들처럼 대세가 형성되기 전에 먼저 횡단보도를 건너버리려다가는 금방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에 의해 고립되고 만다.' p35
자전거들의 무리를 중국의 혁명에 비유한 저자의 표현이 참 재미있다. 중국여행을 하다보면 도로위를 메뚜기떼처럼 가득 메우고 있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들이 참 신기하다. 특히나 상해처럼 번화가도 예외가 없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에 어리둥절하기만 하고 한편으로는 아찔하다. 그 모습들이 너무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같은 장소를 돈다는 것은 달아나야 하는데 계속 제자리걸음하는, 가위눌린 꿈과 같다.' p48

 

'그와 헤어지고 312번 국도에서 전장까지 들어가는 11킬로미터의 길은 다시 고통스러웠다. 속도계를 보니 이미 120킬로미터 이상 달렸다. 힘들면 숫자를 센다. 이것은 지구력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전적인 주술법이다. 페달을 네 번 밟을 때마다 하나, 둘, 이렇게 100까지 세고 다시 하나, 둘. 숫자를 세는 동안 고통을 잠시 잊는다.' p85

 

대학생들의 여행담과는 달리, 동아일보 워싱턴특파원과 이라크전 종군기자등 다양한 활동을 한 저자의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꺼리가 담겨있다. 인민들의 생활, 종교, 역사와 반전 그리고 정치까지 방대하다. 

 

이 책을 보고있노라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단체관광이 아닌 진짜 나만의 자유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지금 배우는 중국어가 조금 익숙해진다면, 중국으로 나만의 진짜 여행을 떠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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