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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말없이 사람을 움직이는 '듣는 힘'
똑같은 책을 읽어도 읽는 사람에 따라 재미있다, 재미없다, 그냥그렇다 등등 느낌이 다르다. 듣기도 책읽기처럼 똑같은 이야기를 같은 장소에서 듣더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야기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는 매일 잔소리로 듣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눈물을 글썽이며 가슴 뭉클하게 받아들이고, 듣는 이의 감정과 상태에 따라서도 달리 받아들이게 된다.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받으며, 결국 중요한 지식을 얻게 된다' 윌슨 미즈너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대화의 기본이다. p50
상대가 말을 꺼내기 전에 미리 멋대로 예상하고 단정짓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그날 절실히 깨달았다. p64
샛길로 빠진 이야기를 억지로 되돌려봐야 득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되도록 대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상대가 알아채지 않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p93
'듣는 힘'은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서툴렀던 저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주간문춘>에서 에세이 연재를 하던 그녀에게 대담 연재를 하라는 편집장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인터뷰를 잘한다는 칭찬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그녀는 대담을 하려니 시작부터 두려움이 앞섰던 탓이다. 두려움 속에서도 아가와 사와코 본인만의 스타일로 20년 동안 1,000명이 넘는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그러는 동안 커뮤니케이션의 지혜가 쌓이고 그 지혜를 고스란히 책 속에 담아낸다. 말을 배우는 데는 3년이면 충분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을 배우는 데 20년이나 걸렸다고 털어놓는 그의 말 속에서 듣는 힘과 듣는 것에 대한 자세를 헤아릴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똑같은 얼굴로 기뻐하고, 슬퍼하고, 외로워하지 않는다. 내 눈에 즐거워 보이지 않는 사람도 마음 속으로는 펄쩍 뛰어오를 만큼 즐거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섣부른 단정은 금물!
한 번은 꽤 유명한 미남배우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그가 인터뷰 내내 서먹한 태도여서 그녀는 이번 인터뷰가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배우가 마지막에 그녀에게 이렇게 물어왔다.
"아가와 씨, 이 대담 연재를 몇 년이나 하셨죠?"
"7년 쯤이요."
그러자 그가 피식 웃으며 이렇게 답한다.
"오래오래 하셨으면 해요. 애기하기가 참 편하거든요." p104
말의 힘처럼 듣는 힘도 중요하다. 잘 잘하는 사람에게는 귀를 열지만 잘 듣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누군개의 말을 들어주는 것, 그것은 힘이다. <듣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