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내려놓음 - 소요유逍遙遊에 담긴 비움의 철학
융팡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도가 사상의 대표적인 철학자 장자의 혜안이 담긴 책 <장자의 내려놓음>은 중국 전통문화학자인 융팡(필명)의 저서이다.  중국 고전하면 맹자 공자 노자등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장자는 친근히 접근해본 인물이 아니라 책을 읽기전에 두려움이 앞섰다.

 <장자의 내려놓음> 소요유에 담긴 비움의 철학

장자가 죽은지 수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장자의 말이 "죽어서도 영원히 살아 숨쉰다"는 노자의 말처럼 장자의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커다란 가르침을 준다. 이 책속에서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고픈 장자의 소요사상을 만나볼 수 있는데, 장자의 가르침 속에서 장자처럼 조금 세상을 넓게 본다면 즉, '자연의 순리를 바탕으로' 본다면  세상은 참 한가롭고 평온하다.

 

송나라 사람으로 손이 트지 않는 약을 잘 만드는 집안이 있었다. 대대로 솜을 빨아서 말리는 것을 업으로 삼아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벌이는 되었다. 어느 날 나그네 한 명이 그 집안을 찾아  백금에 비방을 팔라 청한다. 나그네는 백금에 비방을 산 뒤, 오나라로 가서 오왕을 설득한다. 손이 트지 않는 약을 만드는 비법을 가지고 한 겨울에 오나라 대군을 이끌고 월나라와 수전을 벌여 월나라를 크게 무찌른다. 그리고 그는 제후로 봉하여 진다.

   

같은 물건을 가지고 어떤 이는 겨우 밥을 벌어먹을 정도로 가난했지만 어떤 이는 수많은 제물과 제후의 자리까지 차지한 이 일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떤 물건이라도 용도가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 아닐까?


미국의 성버네트 학교의 졸업생을 상대로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중 74%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다양한 연필 사용법이었다고 대답했다.


"버네트 목사님은 우리에게 연필 한 자루가 얼마나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셨지요. 우리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 받은 첫 번째 작문 시간의 수업 제목도 바로 이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연필의 용도를 한 가지로만 알고 있지요. 글씨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필의 용도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필요하면 자를 대신해 줄을 그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에게 우정을 표시하는 선물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상품으로 연필을 팔면 이윤을 남기기도 하지요. 연필심을 갈아 놓으면 윤활가루로 활용할 수도 있고, 연극을 할 때 화장품 대용으로도 사용합니다. 연필을 깍을 때 나오는 나무가루를 모아 활용하면 장식품을 만들 수도 있지요. 연필은 장난감이 될 수도 있으며, 뾰족하게 깍은 연필은 나쁜 사람을 만났을 때 호신용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연필 한 자루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버네트 목사님이 우리처럼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가르치시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장자의 내려놓음>에서는 장자의 한구절 한구절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일화와 함께 소개되어 처음 접하는 이들이라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이야기를 읽고 그 구절을 다시 읽어보면서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을 다시 되세겨본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그리고 행복해지려고 발버둥친다. 자신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수많은 재물이든, 더 많은 명예이든지 모으고 또 모은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많이 가진자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인생의 반전이고, 인생의 묘미이다. 그래서 인생은 재미있다.

 

장자의 소요유에 대한 비움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인생의 참된 의미도 깨닫고, 행복의 의미도 깨달으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보련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그처럼 세상을 보다 넓고 담백하게 바라보는  혜안도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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