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력서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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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마광수의 즐거운 권태와 관능적 상상력

 

교수이자 작가인 마광수님의 에세이집. 그의 어린시절부터 청소년시절, 대학시절, 청년시절을 거쳐 그의 인연과 악연까지 <나의 이력서>라는 제목처럼  광수의 이력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 이 책 <나의 이력서>에는 그의 성문제, 여자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많다.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관능적이고 조금은 독특한 그의 성적 취향은 조금은 시대를 앞서나가는 듯 보인다.  교수이지만 젊디젊은 교수로 재직중에 수많은 여학생들과 거리낌없이 만나고, 그의 생각들을 거침없이 배설하는(작가 본인의 표현에 의하자면) 등의 행동들이 주변의 신망을 잃어 교수로써의 권위가 바닥을 치고, 학계에나 학교에서나 왕따를 당하며 심지어 교도소에 수감되기까지 한다. 험란한 인생이여~!!

 

 


 

"지금 나는 학계에서도 왕따고 문단에서도 왕따다. 내 소설 '즐거운 사라'가 야하다는 이유로 일어난 필화사건에 휘말린 이후부터 그것이 더 심해졌다. 세상은 성담론으로 넘쳐나는데, 제일 먼저 성이라는 화두를 꺼내놓았다는 이유로 내가 여태껏 왕따를 당하고 있는 걸 생각하면 정말 이 땅에서 살아가기 싫어질 정도다."p66

 

 

"나는 지금도 여자가 화장을 두껍게 할수록 좋아한다. 손톱으로 얼굴을 긁으면 손톱 끝에 파운데이션이 듬뿍 묻어나오고 여자의 얼굴에 깊은 골이 패일만큼. 그리고 그 여자와 키스를 하러나 그 여자가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면 내 얼굴에, 그리고 내 양복 깃에 파운데이션이나 분가루가 허옇게 묻어나올 만큼. 향수냄새도 진할수록 좋다."p109

 

 

"수필집 서문에서도 밝혔다시피 나는 '야하다'를 야(野)하다'의 뜻으로 사용하여 허위허식이나 위선에 빠지지 않고 본능에 비교적 솔직한 사람을 가리키는 데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실 야한 여자를 성에 헤픈여자라거나 천박한 여자의 뜻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나는 몰랐다. 그저 화려하게 몸을 꾸미거나 좀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만 알았다."p174

 

또 한편으로는 글로써의 배설이 그의 솔직하고 담백한 면을 부각시켜주기도 한다. 일부 교수들이나 작가들처럼 속에 담은 능구렁이를 감추기에 급급하지 않고, 본능대로 표현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이 가고, 여자는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음양의 이치인 것을, 속에 숨긴 검은 속내없이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기에 내심부럽다. 그동안 내가 너무 한방향의 고정관념속에 사로잡혀 산 것이 아닐까 하는 부끄러움도 잠시 스친다.

  

"인류의 역사는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꿈이 없는 현실은 무의미한 것이고 꿈과 현실은 분리되지 않는다."p206

 

조금은 나를 나로 받아들이게 만든 마광수님의 에세이집 <나의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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