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파코 로카 지음, 김현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님께 바치는 책, 주름

 

 

"구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가 될 뿐이다." 

 

20년넘게 은행에서 근무하며 지점장까지 지낸 한 남자, 그는 여전히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밥상을 가지고 들어온 자식을 고객으로 착각하고 대출상담을 하고 있다. 그는 똑똑하다 자부하던 남자였지만 현재는 나이들어 늙고 알츠하이머 초기증상으로 병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아들은 아버지를 요양병원으로 보내버린다.

 

처음 만난 노인은미겔이다. 그는 병원의 노인들을 속여 돈을 뜯어내고 있었다. 멋모르던 그도 그에게 약간의 돈을 뜯기고 병원의 내부를 소개받는다. 한 노부인은 멀쩡한 자신이 병원에 있을 수 없다며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겠다고 매일 전화기를 찾아다닌다.  한 부인은 창가에 앉아 항상 이스탄불가는 기차를 타고 있는 줄알고, 알츠하이머인 모데스토씨는 언제나 부인과 함께 생활한다 60년전에 처음 만난 후로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노부부다. 

 

"전에도 말했지만, 요양원에서는 할 일이 정말 없어.

아침 9시에 밥 먹고, 1시에 점심, 저녁 7시에 또 밥먹고.

여기서는 약이랑 밥 먹는 것밖에 중요한 일이 없어."

 

먹고 자고 먹고 약에 취해 자고, 어느새 그도 다른 노인들처럼 밥먹고 나면 꾸벅꾸벅 졸면서 똑같아져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사람들에게 뜯은 돈으로 자동차를 구입한 미겔은 두 노인과 병원을 탈출한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등대에 관한 이야기다.

 

'웅덩이에는 마력이 있다.

가장 얼빠진 사람을 가장 깊은 몽상 상태에 빠뜨린 다음,

그 사람을 일으켜 세워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게 해보라.

그 지역에 물이 있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물이 있는 쪽으로 당신을 데려갈 것이다. ' - 모비딕

 

열여섯밖에 안되었지만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잘보이고 싶어 나이를 속이고 국경수비대에 지원했다 전쟁터로 오게된 그는 이제 열여덟이다. 전쟁터에서 낙오된 그는 길을 잃고 헤메다 등대까지 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는 그 곳에서 자신을 구해준 등대지기와 꿈에 관해 이야기한다.

집 근처에 기차역이 있어서 항상 기차가 지나가곤 했죠.

 

"페드로라는 친구와 매일 기차를 따라 달리며 승객들에게 손을 흔들었어요.

기관사가 돼서 페드로와 여행하면서 먼 나라들을 탐험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런  건 철부지 같은 꿈이죠. 세계에는 국경이 있고, 그것 때문에 사람이 죽기도 해요.

이제 새롭게 탐험할 수 있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 바보같은 꿈 따위 오래전에 버렸어요." p128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등대지기 노인과 청년병사와의 우정을 그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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