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물 소리
황석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황석영의 여울물소리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이한 황석영.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해온 황석영의 문학인생 50년을 맞아 발표된 소설<여울물소리>.

 

 

<여울물소리>는 19세기 격동의 시대를 담아낸 작품으로, 주인공인 연옥이라는 여인의 입을 통해 자신의 연인인 이신통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전개된다. 주인공 연옥의 이야기가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에 근접한 1인칭 관찰자시점으로 풀어나간다.

 

'우리네야 소문으로나 알지 직접 본 것이 아니라서 내막은 잘 몰랐다. 그들이 삼례에서 천여 명이나 모였던 것은 전라 감영에 신원을 하기 위함이라고 했으며, 교주를 혹세무민으로 처형한 것은 잘못이며 더 이상 천지도의 도인들을 침탈 억압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돌아갈 때 그가 다시 들를까 기다렸지만 열흘 뒤 집회가 해산되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이신통은 오지 않았다.'p69

 

주인공 연옥은 시골양반과 기생 어미 사이에서 태어났다 순박한 시골양반이 그녀의 엄마를 첩으로 삼았기에 연옥은 얼짜라 불린다. 연옥은 세상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신분에, 그리고 사회에 순응한다. 그러나 약하지않고 강한 여인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그녀는 얼짜라도 양반의 핏줄인지라 양반댁 후처로 들어가지만, 시집가기 전에 만난 이신통을 못잊어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다.

 

'대원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군병들은 그를 계단 아래로 끌어내려 사정없이 총창을 찌르고 환도로 베었다. 김보현 역시 대원군에게 살려달라고 하소연했으나 그에게는 아무대답도 없이 고개를 돌렸다. 김보현도 민겸호가 죽은 잠시후에 같은 자리에서 살해당했다.'p272

 

'사는게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겁고 날시 바뀌듯 하지않습디까? 일테면 기쁨과 즐거움은 새벽이슬처럼 덧없이 스러지고 슬픔은 상여타고 북망으로 갈 때까지 길게 이어진다오. 인생이 고해라고 하지 않소? 살며 겪은 것들이 녹아들어야 그늘이 생긴다고 하지요. 남도의 소리는 그늘에서 시작되오.p353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물론 시대적 배경이 19세기말의 격동적이었던 역사의 이야기 또한 빼먹지 않고 섞여나온다. 일본군과 청군을 각각 불러들인 대원군과 명성황후 민씨의 이야기, 박해받천 초창기의 천주교도들의 이야기, 힘든 백성들의 고단한 삶에 못이겨 곳곳에서 봉기하던 일도 이야기꾼의 입에서 전해듣는 일만 같다.

 

이야기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생겨나나,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어떤 것이 남고 어떤 것이 사라지나,

다른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만든 이들은 어떻게 살았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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