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 - 누가 진보를 죽였는가!
크리스 헤지스 지음, 노정태 옮김 / 프런티어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_ 기득권자들을 향한 통렬한 비판

 

 

프리뷰에서 이런 시가 나온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그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1976년판 독일의 신학자이며 목사인 마틴 니뭘러 원작 추청되는 시다.

이 시를 읽으면서 생각한다. 물론 나도 공산주의자, 사회민주당원,노동조합원,유대인이 아니다. 그들처럼 눈에 띄는 소수가 아니지만 언제나 침묵을 지키는 소수이다.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고 덮치고 가두고 박해할 때 나 역시 침묵했다. 그러나 결국 그 칼날이 언제 나를 향할지 모르는 일이다. 

 

 

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
-크리스 헤지스 지음

 

크리스 헤지스의 <누가 생계를 위협하는가>20년간 중동문제를 취재해온 전문가다. 뉴욕타임스의 기자였지만 목소리를 내려는 그를 누르는 것들의 부조리함에 환멸을 느낀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그는 끈임없이 미국사회를 향한 질타를 한다. 좌파와 급진주의자가 탄압을 당할때 자유주의자들이 침묵함으로써 미국시민은 자유주의와자유지상주의 사이에서 강요받는 처지가 되었다.

 

"사람들은 잔뜩 겁에 질려 있습니다." 그는 말했다."자신들의 삶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해지고 싶어해요. 하지만 절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다음 달 주택담보 대출 상환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처지니까요. 모두들 갊의 기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p21


서민들은 열심히 일해도 얻을 것이 별로 없다. 매일 반복되고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가난에 조금씩 지쳐갈 뿐이다.

교회와 대학들은 공개적인 정치 비판을 삼가하는 만큼 면세의 혜택을 누리고, 언론, 예술가, 노동조합등 진보의 기둥들은 권력의 좁은 틈바구니에서 나오는 기업의 돈에 팔려나갔다. 대학 강단에서는 규제없는 자본주의라는 신뢰성없는 이데올로기가 만연하고 학생들은 인문학과 도덕은 기피하고, 대학은 기업 국가에 봉사할 훈련된 매니저를 양성하는 시스템으로 전락했다.

 

"나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저는 똑바로 살고 있었어요. 저는 지금 신을 공경하는 기독교인이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어요. 저는 지금 총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가치를 믿는데, 내 삶은 무너지고 있군요.." p73

 

"그들은 권력을 쥐기 위해 민주주의의 가면을 씁니다. 지금까지도 그 속임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내전에서 군벌들은 6만5,000여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여성들을 포함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인권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 군벌들의 정신상태는 탈레반과 똑같습니다. " p88

 

제 1차 세계대전 동안 선동이 눈부신 선동을 거두자 지적인 소수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대중의 마음을 지배할 가능성에 대해 눈뜨게 되었다. 선동을 뉴스로 탈바꿈시키는 일에 익숙하고, 기업들의 광고는 새로운 욕망과 습관을 심어놓았다. 기업들의 소비주의와 문화적 획일화가 개인적 좌절과 욕구불만을 해결해준다고 대중을 확신시키고 우리는 지금 문화의 잿더미 위에 서서 폐허를 살핀다.

 

종교,전쟁 그리고 백인 지배계급과 진보주의자들이 휩쓸고 있는 그리고 만들어진 미국의 이야기를 적나라게 파헤친 책이다. 한 세기전만하더라도 세계는 보다 단순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보다 복잡해졌고, 일그러진 세계 자본주의의 경제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학살과 중산층의 붕괴로 기업들은 지금보다 더 악랄하게 우리를 억압하고 주머니를 털어갈 것이다. 우리가 견뎌야하는 학대와 억압이 늘어가도 도덕적으로 원칙을 준수하고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견디도록 훈련시킨다.

 

 

나치정권에 저항하던 루터파 목사 디트리히 본회퍼는 나치의 감옥에서 교수대로 이송될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이것은 내게 끝이지만, 또한 시작이다."

 대부분의 독일 시민이 죽음의 행진에 참여하거나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 즉 공범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우리는 모두 숨쉬고 있지만 죽어있는 공범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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