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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다니엘 포르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_ 상상력의 블랙코미디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다니엘 포르 장편소설
주인공인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차였다. 그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에다 실패작이라며 욕설까지 퍼부어댔다.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난다고 빈정거리기 까지 하자 그는 콱 죽어버리고싶은 심정이 되었다.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라는 이상한 제목의 소설은 말 그대로 한 페이지에 하나의 죽음이 등장한다. 번역한 책이라 정확히 한 페이지는 아니지만, 원서에서는 딱 한 페이지에 하나씩의 죽음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상하게 그의 주변에는 늘 죽음이 따라 다닌다. 아버지의 죽음에 이어, 전 여자 친구는 그의 귀 바로 아래에서 죽음을 맞는다. 그가 건 전화를 받고 있던 여자친구가 그녀의 새로운 남친에게 총을 맞아 죽은 것이다. 질투라고 하기엔 너무 과한, 이상한 일이라 그는 현실인지 꿈인지 알수가 없었다.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서도 죽음의 냄새가 풍겼다. 그녀의 누이는 어이없게도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 우울증이 있던 그녀는 자기 고양이를 호랑이에게 던지려고 했고, 낯선 남자는 그 고양이를 구하러 뛰어들었다. 그래서 여러명이 호랑이의 간식이 되었고, 그들 중 고양이만 도망가는데 성공했다.
'카운터에서는 두 남자가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어찌나 잘 죽이는지 그들 주위의 것들이 놀라울 정도로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어쩌면 이 모두가 환영인지도 몰랐다.'p56
'벤치 위에서 발견한 조간신문을 읽으면서 죽은 멸치 두 마리가 올려진 식어버린 피자를 먹었다.
밤 10시경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껏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p82
집 근처 카페테라스에서 레드와인을 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주 황홀하게 멋진 이상형의 여인을 만났고, 다음 날에도 그녀는 그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키스를 하고 난 뒤 그녀의 눈빛이 변했다. 그러곤 도망가려 했기에 그가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죠?"
"난 꼭 알아야겠습니다."
"진실을 말해줘요!"
"당신 입냄새요. 미안해요. 견딜 수가 없어요." p127
전통 추리물을 패러디한 이 책 속에는 150번이 넘는 죽음이 배치되어 있지만, 무서운 스릴러 소설은 아니다. 여자친구에게 버림받고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비참했지만, 새로운 사랑과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평범한 남자일 뿐이다.그에게 닥친 불운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일지 모르나, 이 재수없고 어리버리한 남자에게도 해뜰날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