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발라카이
볼프강 헤른도르프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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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발라카이 _ 21세기판 톰소여의 모험

 

우리들의 발라카이
-볼프강 헤른도르프 장편소설

 

마이크는 집에 풀장이 딸린 큰 집에 사는 부유한 집의 외아들이다. 그러나 금주클리닉에 다니는 어머니는 늘상 술이고, 아버지는 젊고 섹시한 여비서와 출장중이다. 파산 위기에 집안 분위기마저 안좋다. 불량끼가 보이는 엄청 싸구려 재킷을 걸치고 다니는데, 이걸 입으면 자신이 부잣집 자식에다 겁쟁이에다 허약하다는 걸 아무도 금새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존재감없는 사이코로 불린다. 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녀 티타니아를 남몰래 좋아하지만,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초대된 파티에서 조차 그는 제외된 3인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날 척이 전학을 오고, 외톨이였던 그는 척과 금새 친해진다. 혼자 풀장에서 수영이나 하며 보내던 여름방학을 척과 함께 보내면서 그의 일탈은 시작된다. 척이 훔쳐온 고물 자동차를 타고 발라카이로 가기로 한 것이다. 지도와 나침반도 없이 아직 어리니 형사책임능력이 없다는 척의 말에 솔깃하며, 언제나 겁쟁이였던 그였지만 내심 강한척하며 척과의 여행에 동참한다.

 

"무서워할 필요 없어. 난 세계챔피언 뺨치게 운전을 잘하니까."
"깜빡이도 세계챔피언 빰치게 좀 켜시지 그래."
"깜빡이는 한 번도 켠 적이 없어."
"아, 젠장" p105

 

여행의 마지막에 척은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며 이건 자기도 어쩔수가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그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어렴풋이 그도 잠깐 게이가 되어볼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으니까. 그들의 뜨거운 일탈은 차가 트럭을 들이받음으로써 결국 끝이 났다.

 

"녀석은 벌써 다 네잘못이라고 진술했어. 원래 다 그런거야.
그런데선 아무리 등신같은놈이라도 다 다른 놈한테 떠넘기게 돼 있어.
~넌 그 러시아 불량배의 꼬임에 넘어간 거야. 판사에게 반드시 그렇게 말해야 해"

 

아버지에게 기절할 만큼 맞았지만 그는 판사에게 척의 생각이 아닌 우리의 생각이라고 강조한다.그러나 법정에서 모두가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척, 이 두 친구는 아직은 순수함을 간직한 소년들이었다. 그가 아버지의 말처럼 모든 것을 척에게 떠넘겼다면, 척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리고 그는 평생 친구를 배신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었을 것이다. 힘들지만 아름다운 그 시절, 그들은 사랑과 우정을 발견하고, 내면의 성장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생각나기도 하고, 미시시피를 따라 노를 저어 가는 톰 소여와 허클베리핀이 생각나기도 한다. 어른들만의 잣대에서 벗어난 둘의 우정속에서 재미와 감동, 슬픔까지 빠른 전개로 만나볼 수 있는 청소년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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