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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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_서른아홉의 붉은여름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장편소설

 

(다음 계절도 당신과 함께 맞이하고 싶어요. 여름은 끝났어요. 하지만 당신과 있고 싶어요.)

 

서른아홉살의 테쓰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했다. 대학 동기였던 똑똑한 아내와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서른 다섯이 지날 무렵부터 육체적 피로, 자신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잘나가는 아내, 은행의 흡수합병, 동료의 자살등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도 약도 술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머니의 집에 도착한날, 문득 바다가 보고싶어져 조금씩 바다로 들어간다. 그리고 문득 자살한 동료의 유서가 생각난다. 유서에는 단지 '피곤하다, 편해지고 싶다'고만 적혀있었다. 순간 물속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 죽을뻔하지만 지나가던 친절한 페코짱에 의해 구조된다.

 

언제나 밝고 명랑한 그녀, 그러나 그녀도 가슴아픈 사연을 품고 산지 7년째. 아들과 남편을 저 세상에 보냈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못배우고 못난 사람이라 여긴다.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은 하지 마라, 모르면서도 괜히 나서서 아는 체하지 마라, 그런 뜻 아닌가요. 바보가 좋은 생각도 없으면서 괜히 생각하는 척이나 한다는. 남편이 자주 그렇게 말했어요. 난 화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좀, 내생각을 입 밖에 내보았던 것뿐인데."

 

성격도, 살아온 환경도 완전히 다른 서른 아홉의 이 두남녀는 그의 어머니가 남긴 음악으로 점점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나 아직 이혼을 안한상태인지라, 불륜은 불륜. 위태위태한 사랑만큼 힘겹게 부부관계를 이어온 아내에게도 동정이 간다.

 

"여름의 끝. 정말 그런 느낌이에요."
"여름이요?"
"예전에 어떤 손님이 그렇게 말했어요. 인간에게는 네 가지 계절이 있다고. 푸른 봄. 붉은 여름. 하얀 가을. 검은 겨울. 10대가 푸른 봄, 즉 청춘이고, 20대부터 30대가 붉은 여름, 마흔, 쉰이 하얀 가을. 마지막이 검은 겨울이죠."
붉은 여름, 하고 키미코가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p277

 

힘들고 지친, 하얀 가을의 초입에 선 두 남녀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이 자세히 그려진 소설이라 매력적이고 표현들이 참 섬세하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이, 우리의 인생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생각하게 만드는 어른을 위한 감성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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