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
채복기 지음 / 문이당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변해버린 가족의 의미 [여보 미안해]

 

 

 

여보미안해

-채복기 장편소설

 

채복기 목사의 첫 장편소설, 그러나 종교적인 이야기는 하나도 들어가있지 않은 가족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몰입도가 높아서 주인공과 함께 가슴이 먹먹하고 슬프고

 

내가 가장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아마도 그곳은 가족이 있는 집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지쳐도 세상 모두가 등돌리더라도 가족만은 언제나 힘이 되어준다. 그것이 가족이다.

 

그런데 우리는 가족의 존재의미를 점차 잊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의 무게, 부모님은 인생의 무게, 직장인인 자녀들은 사회에서 받는 고단한 현실에 지쳐간다. 그리고 살짝 건들이기만 하면 터저버릴 활화산처럼 쉽게 분노하고 쉽게 노여워한다., 언제나 이해해주리라 믿기 때문일까? 이러한 분노는 특히나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자주 벌어지는 것 같다.

 

주인공인 현서는 평범한 가장이다. 아니 명예퇴직을 당한 후, 사업에도 실패하여 그동안 모아놓은 재산마저 날려버리고 취직에도 실패하여 낙오자가 된 가장이다. 17년동안 오직 가정과 두딸을 위해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돈 때문에 무너져버린 자존심 때문에 아내와 싸우고 가출을 한다.

 

현서가 가출을 하고도 시간은 지나는지라, 둘째 다영이의 생일, 자르지 못한 케이크가 덩그라니 놓여있다.

별다른 기술없이 사무직이던 현서는 가출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대리운전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간다. 그러던 중, 전세로 살던 집 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지만 당장 돈을 구하지 못한 민지는 이사를 가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가가던 발길을 돌린다.

, 이상한 사람아냐?

정말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았어요

그렇지?그래도 너무 티나게 뛰면 안돼. 혹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P103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은 점점 극으로 치닫고 슬퍼진다. 무너진 가장의 권위도, 무너진 가정도 너무나 허무하다.

 

이 소설을 쓰면서 저자도 울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눈시울이 붉어져 울지 않으려 바둥거렸다. 문득 어머니께 말씀하신 아버지의 한마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외롭다….”

 

가부장적이고 고지식한 대구남자인 아버지, 그렇기에 자식사랑을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셨고, 어릴적에는 그 표현의 부족이 사랑의 부족이라 여긴 철없는 자식들. 거의 매일처럼 자식들과 통화하는 어머니가 부러우셨나보더라. 가끔 찾아뵈면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자꾸만 늘어가는 흰머리카락만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뜬금없이 전화한다.

아빠 모해? 점심은 드셨어요?”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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