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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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드론(Drone, 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의 인기가 거세다. 특히나 방송국에서 멋진 풍경을 담기 위해 드론에 카메라를 부착한 헬리캠의 용도로 많이들 사용하고 있다.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드론에 사람이 타는 자동차용 드론이 나온다고 하니 SF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로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미래 언젠가는 버스나 택시, 지하철은 사라지고 대체수단으로 드론이 하늘길을 여는 그런 세상이 도래할 것인데, 이런 현상이 왠지 모르게 달갑지만은 않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들과 함께 했던 과거의 추억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올더스 헉슬리의 상상력은 자동자형 드론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다. 80년 전의 상상력이 현재보다도 더 앞서고 있으니 그의 풍부한 상상력에 대단하단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인간의 탄생은 지나온 기억 속에 묻혀 버리고, 인간이 부화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그것도 난자 하나에 태아 하나가 아닌 ‘보카노프스키’란 과정을 통해 96명의 인간이 탄생이 아닌, 부화가 되는 그런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들은 부화(생성)되었다고 축복해 주는 사람도 없이 정해진 임무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잠을 자는 동안 가르치는 최면학습을 통해 성장하고, 책과 꽃을 보기만 해도 증오심을 일으키게끔 세뇌시키고 훈련시킨다. 이런 반복적인 세뇌와 학습을 통해 역사는 허튼 수작이고, 가정은 육체적, 심리.정신적으로 추악한 곳이라는 명제를 머릿속에 단단히 주입시킨다. 이것뿐이 아니다. 노쇠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노쇠에 따른 생리학적인 문제들을 제거함과 동시에 노인들의 정신적인 특징들마저도 제거함으로써 그들은 죽음의 공포에서조차도 해방에 이르게 된다. 이들에겐 그 어떤 걱정이나 근심도 존재하지 않게 되고, 쾌락과 만족에 젖은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설령 이들에게 공포나 근심이 생긴다해도 환각제의 일종인 ‘소마’란 약을 통해 해결하면 그뿐이다. 약을 통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고,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세상, 이 세상이 바로 유토피아인 것이고, 이런 멋진(?) 신세계가 있다는 것을 올더스 헉슬리는 이 책 《멋진 신세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옛날 인도의 카스트제도처럼 태어나자마자 계급으로 서열화되고, 맞춤형 인간으로 태어나 내 의지가 아닌 타자에 의해 통제받고 지배받는 세상이 정말 멋진 신세계인 것일까? 고통스러우면 소마란 약을 통해 그 고통을 지워버리고, 정신이 소마에 지배당하는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인 것일까? 책에서 야만인 존이 이렇게나 멋진 신세계를 버리고 다시금 원시지역으로 떠난 이유를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처럼 타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삶보다는 내 의지대로, 내 생각대로 사는 삶이 진정한 신세계이자 유토피아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다시 미래에 관한 얘기로 돌아가기로 하자. 만일 지금 이 소설을 다시 써야 한다면 나는 ‘야만인’에게 세 번째 선택권을 부여하고 싶다. 이상향적인 세계와 원시적인 세계라는 갈등의 두 갈래 사이에는 정신적으로 건전한 세계라는 또 다른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이 가능성은 ‘멋진 신세계’로부터의 망명자들과 난민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보호 지역’의 경계선 내부에서 어느 정도 이미 현실화되었다.(본문 12쪽 머리글 中)


멋진 신세계를 꿈꾸었던 올더스 헉슬리의 신세계는 멋지지 않았다. 그가 묘사한 신세계는 우리 인간이 해서는 안 될 금기사항이 적혀 있는 비문(祕文)처럼 느껴졌다. 그 비문을 그 누구도 열지 못하는 상자에 넣어서 영원히 잠자게 했으면 좋겠지만 그 언젠가는 인간이 열게 될 것이고, 그 상자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거라고 본다.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올더스 헉슬리의 신세계(유토피아)가 우리 인간을 A.F.632년으로 안내할 것이다. 쾌락의 세계로 인도할 소마란 환각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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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투쟁
장정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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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한자성어 중에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란 말이 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해보자면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란 뜻인데 배우고 익히는 공부의 즐거움을 표현한 한자성어라 하겠다. 이렇게 말하면 공부하는데 있어서 즐거움이 어디 있고, 기쁨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본인을 포함해서), 모르는 것을 알았을 때의 기쁨을 생각한다면 배우고 익히는 것이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공부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대학교 졸업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해야 하는 게 공부란 걸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 배우고 익히는 것에 소홀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장정일의 공부》를 읽으면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장정일의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치열함은 어렸을 적 방황했던 기억의 파편들과 그로 인해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자책감, 폭력으로 인해 교도소를 들어간 어린 소년의 공포심이 한데 어우러져 광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책 속에서 눈빛이 살아 있는 장정일을 보았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 책 속에서 장정일의 치열함을 맛보았고, 그 치열함 속에서 알고자 하는, 꼭 알아서 자신이 과거에 진 빚을 갚고자 하는 굳은 의지에 찬 그의 눈빛을 보고야 말았다. 그 눈빛을 보면서 매서운 바람과 눈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설중매(雪中梅)가 작가 장정일과 여러모로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장정일의 공부》가 이번에 나온 책인 줄 알았는데 10년 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지금과 잘 어울리는 책이란 느낌이다. 장정일의 공부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광범위하다고 말하고 싶다. 맹자의 성선설부터 조선의 역사와 유럽 여러나라들의 세계사, 대한민국의 근대문학과 모짜르트라는 천재적 음악가와 그 속에 감춰진 비밀들, 미국이라는 거대한 괴물과 그 괴물 속에 살아 숨쉬는 우파와 극우파에 대한 관계 등 인문학과 관계된 여러 분야의 공부 거리를 비교적 자세한 설명과 함께 우리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그 설명 뒤에는 장정일 본인이 읽었던 책이 소개된다. 책을 통해서 맹자를 공부하고, 책을 통해 미국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며, 책을 통해 대한민국 근대의 역사를 공부하는 그의 치열함이 이 책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공부 가운데 최상의 공부는 무지를 참을 수 없는 자발적인 욕구와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다. 이 책에 실힌 글들과 선택된 주제들은 2002년 대선 이후로, 한국 사회가 내게 불러일으킨 궁금증을 해소해 보고자 했던 작은 결과물이다.

(책의 서문 中에서)


책 중간 정도를 읽다 보면 「나치 근대화론」이 나오는데 나치는 유태인을 미워했고, 유태인을 미워한 것과 똑같이 집시와 재즈를 미워했다고 한다. 집시들은 노동을 기피하는 반사회적인 자들이 많았기 때문이고, 재즈는 나치의 규율적이면서 질서정연함과는 다르게 파격적이고, 돌발적인 불협화음이 느슨하고 해이한 삶을 표현한다고 봤기에 미워했다는 나치의 논리가 대단히 아이러니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섭게 느껴졌다. 모든 것을 규범화시키고, 획일화시키는 나치의 문화에서 예측 불가능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인 유태인은 나치에겐 분명 눈엣가시였을 테고, 이 가시 같은 존재인 유태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이익을 채울 수 없다는 명분 아래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인용된 데틀레프 포이게르트가 쓴 〈나치 시대의 일상사〉란 책에서 나치의 홀로코스트는 "중세적 야만성”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신체로서의 사회”를 “과학적”으로 재편하고 개선하려는 근대적 기획이 폭넓게 현실화된 것(211쪽)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홀로코스트는 나치의 폭력성과 야만성에 기인된 것이라는 내 생각과 정반대(나치의 야만성을 제대로 드러낸 사건)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틀레프 포이게르트의 책이 순간 읽고 싶어졌다.


이 책 마지막에 실린 <장정일이 공부한 책 목록>을 읽으려면 장정일 작가처럼 평생을 공부해도 부족할 듯 싶다. 책들의 면면을 훑어봐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책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평생 공부하는 게 무지한 채 지내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삶이라 생각하기에 알기 위해서라도 평생을 학이시습(學而時習)하면서 지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바람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공부가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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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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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되어가는 시대에 잘 먹는 것(Well being)과 함께 이슈가 되는 것이 잘 죽는 것(Well dying)이다. 죽는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암이나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이 한 평 남짓한 침대에서 그 병들과 사투하다 가는 그런 죽음이 아닌, 자신이 살아온 날들에 대해 반추해보고 회상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세상과 작별인사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마지막을 함께 하는 그런 죽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마지막까지 병실 침대에 누워 진통제를 맞아가며 항암제와 싸우고, 최후엔 수술대에 올라 암이 완치되는 기적을 바라지만 그 바람은 모멸 차게 거절당하고 만다. 고통스럽게 죽어간 자신도 힘들었겠지만 그 과정을 지켜본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 기억은 평생을 따라다니면서 괴롭힐거라 생각한다. 이쯤에서 우리 모두 한 번쯤 불치병이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한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말 그대로 죽음에 관한 책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마지막에 가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이 진리 아닌 진리 속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죽어야 인간답게 죽는 것인가를 의사이자 사상가인 아툴 가완디를 통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인간 모두가 결국에 가서는 죽음으로 귀결되는 이 세상에서 과연 아름답게 죽을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죽음에 있어서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인간에게 있어 사고사나 급작스런 죽음이 아닌 이상 죽음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며, 아름답게 죽을 순 없지만 인간답게 죽을 순 있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마지막 죽을 때까지 의학적 기술에 맡겨져서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수술용 매스로 난도질당하는 그런 죽음이 아닌 내 자신의 죽음을 내 스스로가 인정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비로소 그 죽음이 인간다워진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암이 온 몸에 퍼져 가망이 없는데도 의학적 기술에 매달려서 공격적인 치료에 의존한 나머지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런 몸 상태로 산소호흡기에 의존에서 1년을 더 산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생각이 그렇다면 나는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할 것인가?다. 상상하기 싫지만 내가, 내 가족이, 내 사랑하는 사람이 회복불능의 암이나 불치병에 걸려 사경을 헤맨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결정하기가 힘들 듯 싶다. 의학의 손을 빌리면 살 수 있는 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고, 아픈 사람의 말을 듣자니 곧 죽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내(보호자)가 내려야 할 선택이 무엇일지는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우리도 이제 죽음에 대해 논의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죽음에 임박했을 때 유언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폭넓게 생각해서 우리가 몸이 건강할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잘 죽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좀 더 인간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끔 죽음에 대한 계획표를 짜고, 그 계획표에 맞게 실천하는 것도 잘 죽기 위한 하나의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은 분명히 찾아온다. 이런 순간이 왔을 때 선택은 바로 내 자신의 몫이라고 본다. 의료기술에 내 아픈 몸을 맡길 수 있고, 요양병원에서의 기계적인 삶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아니면 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 케어를 받을 수도 있다. 이것도 싫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정에서의 돌봄을 받을 수도 있다. 인간답게 죽기 위해 위의 방법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앞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죽음에 대해 먼저 인정하는 용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죽음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죽음을 인정하는 치료를 한다면 이것 또한 잘못된 치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아툴 가완디가 나이들어 병드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했던 두 가지! 이 두가지 용기가 갖춰졌을 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비로소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 병드는 과정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는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다. 이는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그런 용기를 갖는 것만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 진실을 직면하기를 꺼린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용기가 있다. 바로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본문 355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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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이나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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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는 찬밥 신세였다. 먹을 것에서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생활하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중국산 제품을 사용했는데 그 제품 자체가 조악하고, 약해서 금방 고장이 나던지 아니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하루 건너 들을 수 있을 만큼 인간에게 해로운 제품들이 태반이었다. 이랬던 중국산 제품들이 서서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예전엔 질 대신 양을 생각해서 많이 만들어 팔면 된다는 생각에서 저가의 이미테이션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싼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휴먼 마인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 제품이 한국의 제품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우리보다 더 잘 만들고 더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중국! 그 중국의 힘이 지금에 와서는 무섭기만 하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김난도 교수가 진행한 <차이나 3.0>을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IT에 있어서 중국의 성장과 시간이 흘러 미래의 중국이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서게 될 것인지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이었는데 내용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눈을 떼지 못하고 끝까지 봤었다. 그리고 이 책 《슈퍼차이나》는 텔레비전에서 방송한 <차이나 3.0>을 내용 그대로 책으로 가지고 왔다고 보면 된다. 오늘날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 비약한 발전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힘의 근원이 바로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13억 인구가 먹고, 마시고 잔다고 상상해보라! 이 인구가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게 상상이 잘 되지 않을 만큼 중국의 인구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처럼 중국은 13억의 소비자가 존재하는 나라다. 13억이 소비하는 나라인 만큼 내수력이 강하니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이 안되면 내수시장으로 돌려버리면 된다. 인구가 많으니 그 인구들이 소비하는 돈만 해도 상당하고,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현금 자산가는 240만 명에 이를만큼 그 수도 굉장히 많다. 이처럼 쓸 사람이 많으니 만들기 바쁘고, 만들기 바쁘니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중국이란 나라다.


중국의 거대한 소비력은 2014년 11월 11일에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날 새벽 12시,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싱글데이를 겨냥한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다. 그 결과 단 38분 만에 1조 7,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하루 전체 매출은 무려 10조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본문 23쪽 中)


‘중국의 식습관이 변하면 세계 곡물 가격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13억이 소비하는 곡물 또한 대단하다. 세계 곡물 시장이 중국인들의 입에 좌지우지되는 실정인 것이다. 인구가 많기에 소비하는 곡물의 양도 엄청나서 세계 여러나라의 농지를 구입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의 드넓은 대초원이 중국인이 먹는 콩을 키우는 재배지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소들이 먹고 뛰어놀아야 할 목초지가 콩재배지로 바뀌었단 사실만으로도 13억 중국의 입이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세계를 먹어치우는가를 알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짝퉁 천국이었던 중국이 서서히 세계 1위를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 단 하루 만에 거래액이 10조원을 돌파한 거대 공룡 알리바바의 탄생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간편성과 안정성이라는 장점을 통해 ‘알리페이’라는 온라인 간편 결제 시스템의 도입으로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80%을 장악한 알리바바의 기세가 정말 무섭다. 여기에 짝퉁 기업에서 세계 제 1의 기업을 꿈꾸는 샤오미의 탄생은 중국 IT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살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샤오미의 사명(社名)처럼 스마트폰의 선두두자인 애플과 삼성을 제치고 샤오미가 세계 제1의 IT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 이외에도 “고객은 항상 옳다.”는 마인드로 백색가전 세계 1위를 차지한 하이얼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사뭇 궁금하다.


세계의 흐름을 한 나라가 바꿀 수 있다면 이처럼 무서운 일도 없다고 본다. 한데 이 일을 중국이 해내려 하고 있다. 차이나 머니를 주머니에 넣고 세계의 이곳 저곳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원이 되는 광물이나 돈이 되는 기업은 무조건 사들이고 부동산, 철도, 항구, 초원, 등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 미국까지 차이나 머니의 손길이 뻗치고 있다. 중국의 발전과 성장,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느끼면 그 무엇이라도 사버리는 그들의 구매욕이 세계의 흐름을 바꿔버릴 수 있기에 중국의 성장이 더 두렵고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이외에도 중국의 경제력을 통헤 움직이는 막강한 군사력이나 한반도의 43배에 이르는 대륙(땅)이 지닌 잠재력, 그리고 이 큰 땅덩이리에 지구 상에 존재하는 15가지가 넘는 희토류 대부분이 존재하고, 전 세계 희토류의 23%나 되는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신실크로드 구축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고속철도를 통해 경제대국을 꿈꾸며 시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 여기에 문화적인 강국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공존하는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리더십과 크로스 되었을 때 그 힘은 중국을 넘어 세계를 지배할 거라고 본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경제력은 곧 힘이고 권력이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 정부, 국가 등 모든 집단의 발전과 미래는 경제력에 달린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한 국가의 군사력은 경제력에 기반을 둔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이 군사 대국으로 세계의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막강한 자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비를 늘리며 군사 강국으로 올라서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패권을 넘보기 시작한 것이다.(본문 173쪽 中)


슈퍼차이나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지않아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를 지배할거란 생각도 하게 됐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던 생각은 바로 내 조국인 대한민국의 걱정이었다. 거대한 중국과 기술로 뭉친 일본 사이에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 거대한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생존할 수 있을는지......앞으로 슈퍼차이나의 힘은 세계 곳곳에서 더욱 더 힘차게 불어닥칠 것이다. 점점 더 강하고, 점점 더 무섭게 몰아닥칠 슈퍼차이나의 힘! 대한민국도 하루 빨리 슈퍼차이나의 힘에 버금가는 코리아의 힘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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