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Q84 2 - 7月-9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평점 :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의 등장인물들처럼 1Q84의 등장인물은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에 빠져사는 사람들이다.(상실의 시대에는 온통 자살하는 사람들만 너무 나와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 독특함이 지나쳐 폐쇄적이거나 극단적인자살을 선택하기까지 한다. 현실에 있을법 한 일들 중 가장 극단적인 스토리만 따로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이든다. 덴고나 아오마메가 어린시절 받은 정신적 외상도 너무 작위적인 느낌(대부분의 수금원의 아들이나 증인의 딸이 그런 극단적 환경에서 자라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로 심리적 고통 속에 사는 것도 아니다.)이 들고, 그 어린나이에 부모로 부터 물리적 또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독립한다는 것도 작위적이다. 어린 시절의 외상이 작위적이라면 이들이 성인이 된 다음의 일반적이지 않는 삶의방식도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어렵다. 독자(나)를 설득할 만한 합리적 인과관계로 여겨지지 않았다.
하루끼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자기주변의 신변잡기나 있었던 일을 적당히 짜집기하고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배치하여 소설이라고 내놓는 몇몇 작가들에 비해 분명히 인정해 줄 만하다. 하지만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이번 소설에서도 그 상상력을 끌고가는 뒷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차피 환타지공상소설은 아니므로 상상력은 일정한 현실성을 전제로 한 상상력일수 밖에 없는데 상상력이 현실성을 획득해 가는 과정에서 억지스럽고 무리한 이해를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이야기를 정리해나가는 후반부가 흐지부지되면서 바람빠진 풍선을 보는 듯 했는데 1Q84의 3권은 그러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