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와인 페어링 쿡북
정리나.백은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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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앤 와인 페어링 쿡북이 도착했습니다. 식욕을 자극하는 주황색 컬러와 와인과 요리의 조화가 돋보이는 표지는 연말의 풍성한 식탁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책을 받고 떠오른 일본 드라마가 있습니다. 프랑스 요리와 미슐랭을 향한 도전을 다룬 “그랑 메종 도쿄”인데요. 그 드라마에 소믈리에로 나온 “칸나”라는 인물은 주인공의 요리를 먹으며 ”와인으로 요리를 돋보이게 하는 게 아니라 와인이 주인공인 요리를 만든 거라며, 그런 생각을 하는 요리사가 있다는 걸 알고 감동했다”고 했습니다. 와인과 요리의 조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입니다.

“푸드 & 와인 페어링 쿡북”은 청담동에서 현재 와인 바 “비놀로지(VINOLOGY)˝를 운영중이신 정리나 작가님의 4번째 저서이자, 스승이신 백은주 선생님과 함께 공저한 책입니다.

“구하기 쉬운 식재료로 간단히 요리하면서도, 독자들이 자유롭게 레시피를 응용할 수 있도록 메뉴를 설계했습니다”
푸드앤와인 페어링 쿡북 p.5 중에서

두 분이 이 책을 위해 만든 레시피들은 우리나라의 식재료과 조리법에 맞는 와인을 페어링하고 그 안에서 독자 스스로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돕는 역할을 하길 바라고 만드셨다고 합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음식과 와인 페어링의 기초”와 “와인과 잘 어울리는 요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음식과 와인 페어링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원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에 있어 “조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음식과 와인을 페어링한다는 것은 ‘음식과 와인을 이어주는 Match것‘이다. 서로에게 어울리는 이상적인 조합(Ideal pair)을 찾아내야 한다. 나는 이것을 저울 게임‘˝이라고 부른다. 음식과 와인을 마치 양말 저울에 올려놓은 듯 밸런스를 맞춘다는 뜻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조화Harmony 다. ”
(푸드앤와인 페어링 쿡북 P.16 중)


요리가 와인을 압도하거나, 와인이 압도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서로가 어우러지는 페어링을 이론적인 측면에서, 로컬 요리를 참고하는 방법, 비슷한 무게감, 풍미, 색깔로 페어링하는 방법, 대비의 효과를 주는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이론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결국 페어링은 어려운 과정이기는 하나 스스로 시도해 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페어링을 찾아가는 모험과 같다고 합니다. 의외의 재료와 부딪힐 것 같은 페어링이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소개한 강한 향의 피노 셰리 와인과 과메기의 페어링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파트의 마지막에는 이 책에서 구분한 와인의 종류와 특징이 나와있는데요. 이 부분은 두번째 파트에서 소개하는 와인 페어링 메뉴를 이해하기 위한 사전 지식을 쉽게 풀어놓아 꼭 읽은 후에 두번째 파트를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두번째 파트는 와인의 구분에 따라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데,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 오렌지/로제 와인, 레드 와인 그리고 스위트/주정 강화 와인으로 총 5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 파트에는 와인 카테고리별로 어울리는 메뉴를 소개하고 있으며, 기본 구성은 왼편에 요리의 완성 사진, 오른편에 와인과 페어링 요리에 대한 설명, 페어링 팁, 식재료의 종류와 양, 그리고 몇 인분 기준인지 소개합니다. 다음장에는 요리 과정별로 사진과 설명이 나와있어 부엌에 펼쳐놓고 보면서 따라만들기 좋게 구성 되어 있습니다.

중간 중간 이렇게 와인에 관련된 칼럼도 들어가 있는데요. 요리라고 하면 부담부터 느끼는 저처럼 요리 초보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이야기처럼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음식과 페어링 하는 방법, 치즈와 페어링 하는 방법, 분식과 와인의 어울림, 샤퀴테리와 와인의 페어링 등 와인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식재료와의 페어링을 소개하고 있어 이 칼럼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씨겨자 간장소스 소고기 스테이크 처럼 양식당에서 메인 메뉴로 나올 것 같은 메인 요리들도 와인 카테고리별로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대파 크림 파스타는 예전에 네이버 푸드판 메인에 “리나스 테이블”에 소개하셨던 레시피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어 너무 반가웠어요. 이건 꼭 한번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우리나라 식재료와의 페어링을 많이 연구하셨다고 했는데 그러한 노력이 돋보이는 메뉴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들기름 순대구이, 닭갈비 부라타 치즈 떡볶이, 삼겹살 수육과 견과류 쌈장, 해장 대파 라면 등이 있어요. 익숙한 한식 재료로 와인 페어링을 즐길 수 있겠죠?

표고버섯 세비체, 참기름 간장 아이스크림 등 재료만 있으면 빠른 시간안에 준비해서 멋지게 차려낼 수 있는 메뉴 들도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아요.

“본 서평은 미자모 서평단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에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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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우리말 사전 - 봄 여름 가을 겨울
신소영 지음, 소복이 그림,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우리말가르침이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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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우리말 사전에는 네 명의 어린이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복장을 입고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스노쿨링 장비에서 비누방울을, 가을에는 은행잎을, 겨울에는 눈을 맞으며 걷고 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행복한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을 보고 있자니, 이 책을 쓰고 그리신 작가님들의 사랑이 전해지는 것 같다.

신소영 작가님은 말을 넣어 두는 곳간이라는 뜻의 ”말광“, 즉, 여기 사계절 말광에 순우리말을 넣어두셨다고 한다. 순우리말은 우리의 삶 속에서 순수하게 우러나온 말로 느낌이 풍부하고 아름답다고 표현하셨다. 차례를 살펴보면 각 계절에 연관된 순우리말이 나열되어 있었다. 알고 있는 말보다 아리송하거나 처음 들어보는 말이 더 많은 것 같아 궁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가장 처음 눈에 든 말은 ”솜병아리”라는 말이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리신 소복이 작가님이 아이의 손을 잡고 길을 걸을 때 꼭 하는 말이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솜병아리는 “알에서 깬 지 얼마 안되는 병아리로 털이 솜처럼 부드럽다.”(사계절 우리말 사전 23페이지)

순우리말을 소개하는 페이지는 구성이 이러하다. 왼편에는 소복이 작가님이 그림으로 표현하신 순우리말이 소개되고, 오른편에는 가장 상단에 말의 정의가 있고, 중반부에 이 말을 사용한 문장이나 이야기가 있어 읽으며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오른편 페이지 하단에는 연관어를 실어 비슷한 말, 반대말 등이 소개되어 있다. 솜병아리 페이지에는 햇병아리, 서리병아리, 능소니, 엇송아지, 동부레기,부사리가 써있었는데 햇병아리 말고는 모두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동물을 표현하는 우리말도 이렇게 다양하다니 참 낯설고 신기하다.

버찌는 어렸을 때 나무에서 따먹은 기억이 있어서 익숙한 단어였는데 오른쪽 페이지에는 동시가 써있는 것 같았다. 연관어에 벚, 뽕, 오디, 거지주머니, 꼭지깃이 나왔는데 앞에 나온 3단어도 아이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아 같이 읽으며 이미지를 검색해 보여주었다.

봄의 단어 중에 가장 낯설고 인상적이었던 말은 “안갚음”이었다. “자식이 자라서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말인데 너무나 생소했다. 왼편 그림에 아이가 “엄마, 나 꼭 앙갚음 할께.“하는 장면은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등장할 법한 그림이었다. 책에서 나오지 않더라도 다양한 우리말을 함께 읽고 이해하고 써봐야 문해력도 생길 것이다. 연관어에 “안받음, 내리사랑, 치사랑, 앙갚음”이 있었는데 안받음이라는 말은 안갚음만큼이나 생소한 말이어서 쓰임새를 찾아보기로 했다.


여름의 단어 중 가장 인상깊었던 단어는 “보짱”이다. “마음 속에 꿋꿋한 생각이나 일을 잘 헤아리는 생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배짱과는 다르다. 아이에게 키워주고 싶은 것도 “보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관어에 소개된 뱃심이나 뚝심도 아직은 그저 어려보이는 아이에게 키워주고 싶은 힘이다.


가을의 단어 중에는 “봉실봉실”이라는 말을 소개한 페이지를 가장 즐겁게 읽었다. 의성어, 의태어를 다양하게 알고 쓰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웃는 모양을 섬세하게 표현한 우리말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새실새실, 히쭉벌쭉, 재그르르, 뭇웃음, 볼웃음을 읽다보면 그 웃음이 어떤 모습인지 상상하며 흉내내기도 하게 된다.

겨울에는 떠오르는 겨울잠 자는 동물들 모습에 “그루잠”의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깨었다가 다시 든 잠”이라는 뜻의 그루잠은 곁에서 지켜보던 부모님과 토닥여서 재워 다시 잠이 든 아기의 모습을 보면서 기억하기 쉬울 것 같았다. 연관어에 나온 노루잠, 새우잠, 말뚝잠, 겉잠도 뜻을 음미해보며 읽어보았다.

순우리말의 매력은 따뜻하고 다정함이 담겨있다. 부드럽고 의미가 읽는 발음에서도 잘 전달될 수 있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도 나도 소리내어 읽고 이야기 나누며 읽게 되었다. 읽고 나서 한번에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순우리말의 소리, 그리고 의미를 설명하는 그림을 떠올리면서 또 이야기 나누며 펼쳐보기로 했다. 문해력 쌓기의 압박에서 벗어나 우리말이 주는 포근함을 함께 음미했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미자모 서평단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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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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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이 영원히 녹지 않고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면..? 눈사람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를 떠올리는 팥빙수에 겨울에 만드는 눈사람이 붙어있는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어느 해보다 더웠던 올 여름이 떠나갔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쉰건 비단 나뿐만은 아니리라. 창비의 신간 가제본 서평단을 통해서 이번에 만나본 책의 제목은 ˝팥빙수 눈사람 펑펑˝이다. 팥빙수 눈사람 펑펑의 차례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장식 아래 다양한 모양의 안경들이 그려져 있다. 눈사람 안경점이라니..?!

눈사람 펑펑은 눈사람들이 영원히 녹지 않고 살아가는 눈사람 마을에 살아가며 이글루로 만든 ˝눈사람 안경점˝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펑펑은 하얀 눈을 뭉쳐서 안경테를, 투명한 얼음을 깎아서 렌즈를 만든다. 이 안경은 단순한 안경이 아니었다. 펑펑의 손길이 닿은 눈안경은 쓰는 사람이 보고 싶은 장면을 보여준다. 지난 과거도, 앞으로의 미래도, 다른 이의 마음까지도 보여주는 요술 안경이다. 딸 아이가 이 책을 먼저 읽었는데 이 안경을 쓰고 무얼 보고 싶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년에는 친한 친구가 많이 생길 수 있을까?˝ 전학을 와서 친구 사귀기가 고민인 아이의 솔직한 마음이 묻어난 답이었다.

눈사람 펑펑은 안경을 만들어주는 안경값으로 빙수에 얹을 재료를 받았다. 펑펑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팥빙수였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푸딩을 재료로 받은 날 푸딩 팥빙수를 만들어 먹으며 세상 행복해보이는 펑펑의 모습인데 정말이지 너무 귀여웠다. 차가운 눈사람은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얼음처럼 차가운 팥빙수였구나!

펑펑의 안경점에 오는 손님의 사연과 펑펑이 만들어 준 안경을 통해 보는 장면, 그리고 손님이 내고 가는 팥빙수의 재료가 에피소드마다 달라진다.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다보면, 펑펑이 심야식당 주인같고, 손님들은 저마다 사연을 들고 찾아온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남은 에피소드는 윤주와 윤주의 강아지 망지의 이야기였다. 망지가 나이가 들어가며 망지와의 이별을 걱정하며 자주 울었던 윤주와 윤주의 마음을 눈안경을 통해 알게 된 망지. 망지는 윤주를 이끌고 평소 자주 산책을 가던 공원으로 가서 있는 힘껏 달린다.

“망지는 윤주를 보며 생각했어. 아직은 조금 먼 훗날이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망지가 정말로 윤주의 곁에서 사라졌을 때, 오늘을 떠올리면 좋겠다고. 눈이 내릴 때마다 신나게 춤을 추는 망지가 곁에 있다고 느끼면 좋겠다고. ”(팥빙수 눈사람 펑펑1 중에서..)

오랜 세월을 곁을 지켜준 가족이었던 빠쉐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나서 함께 달렸던 잔디밭을 보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떠나기 전 아플 때인데도 어느 하루 너무 예쁘고 반짝이는 모습으로 엄마, 아빠에게 재롱을 부렸다는 그 날의 이야기도 떠올랐다. 나에게 눈안경이 생긴다면 그 아이가 편히 쉬고 있을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 아이가 읽고 쓴 독후감도 같이 올려본다. 가제본을 단숨에 읽자마자 ˝엄마, 이 책 너무 마음에 들어~ 펑펑이 너무 좋아˝하길래 어떤 책인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두고 두고 꺼내보며 팥빙수 이야기, 펑펑이 산에서 그림자를 보고 너무 놀랐던 장면,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경을 만들어주는 펑펑에 대한 칭찬을 하더니 오늘은 학교 독후감 과제로 그림도 정성스레 그렸다.

한 순간이면 녹아 사라지는 눈사람, 그리고 팥빙수 그리고 표지 배경에 흩날리는 눈송이. 어쩌면 사라져서 아쉬운 그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눈사람 펑펑을 통해서 위로 받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는 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고, 하고 싶고 듣고 싶고 나누고 싶은 그런 이야기들을 펑펑이 대신 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올 겨울에 함박눈 내리는 날, 딸아이랑 같이 눈사람을 만들면 펑펑처럼 안경을 씌워주어야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팥빙수눈사람펑펑 #창비 #가제본서평단 #초등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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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밖으로
바버라 레이드 지음, 나희덕 옮김 / 제이픽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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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사는 생쥐를 떠올리면 지저분하고 징그러운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바버라 레이드가 그려내는 “터널 밖으로”를 읽어본다면 다시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지하 세계에도 또다른 세계일 뿐이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생명들도 그들만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고.

지하철 생쥐 닙은 스위트 폴이라 부르는 집에 살고 있다. 그곳은 지하철역 플랫폼 아래에 있다. 대가족을 이루는 생쥐 가족들은 먹이를 모으고 옹기종기 모여 터널 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간다.

닙은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있을 만큼 자라 지하철 곳곳을 돌아다니며 신기하고 예쁘고 터널 끝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들을 주워와서 자신만의 보물창고를 만든다. 그 곳에 누워서 터널 끝으로 여행하는 꿈을 꾸는 닙의 모습은 순수하고 맑고 행복한 꿈꾸는 어린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어느 날 닙의 집에 찾아온 사촌들은 닙이 모아놓은 보물들을 어지럽혀 놓고 먹을 것을 뺏어먹는다. 열차가 지나가며 자신의 보물들이 흩어지는 것을 본 닙은 터널 끝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자 사촌들은 터널 끝 세상에 대해 자신들이 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쏟아내며 말린다. 그렇지만 길을 떠나는 용기있는 닙!

터널의 갈라진 틈에서 웅크리고 잠을 자는 닙의 모습은 너무 사실 적이어서 사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이들이 겪을 어려움을 잘 표현해준 장면이다.

터널로 향하는 길에 만난 롤라와 함께 동행을 한다. 짹짹 작은 노랫소리에 닙과 롤라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꼿꼿하게 세운 꼬리.

과연 닙과 롤라는 터널 밖의 세계를 만났을까?
그곳이서 닙과 롤라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시작했을까?

작가 바버라 레이드는 이 책의 모든 장면을 유토로 빚었다고 한다. 유토는 한마디로 기름을 섞은 점토로 클레이 애니메이션에 주로 쓰이는 재료라고 한다. 유토는 빛을 반사하는 특성이 있어서 두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표현되는 깊이감이 달라진다고 한다. 또한 모든 장면은 만든 후에 직접 사진을 찍기 때문에 빛과 각도를 맞추는데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스위트 폴에 찾아가 닙의 옆에 서서 닙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잘 만들어지는 애니메이션을 영화관에서 보고 있을 때 느껴지는 몰입감이 들었다. 입체적이지만 평면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을 보면서도 이야기를 그대로 실감마게 보여주는 장면에 빠져들었다. 닙처럼 사랑스러운 쥐라니, 이토록 실감나는 지하철 선로라니.. 하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을 먼저 읽고 난 딸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닙은 정말 살아있는 사랑스러운 생쥐같아. 닙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나도 행복해져.”라고. 유토를 만져본 적이 있지만 이 작품이 유토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듣고는 더 놀랐다. 그리고 자기도 언젠가 유토로 이런 그림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본 서평은 미자모 서평단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에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터널밖으로 #바버라레이드 #제이픽 #초등도서추천 #미자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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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학 필독서 45 -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시리즈 21
이억주 지음 / 센시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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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만만하고 즐거운 과목이 아니었던 나에게는, 저자가 수학 유령 베이커리에서 인용한 엄마와 핑거라는 아이의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엄마: 어휴, 넌 오늘도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니? 핑거야, 이제 그만 좀 해. 수학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어디에 쓰려고 그래.
핑거: 수학이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나 필요한데요.
엄마: 수학이 일상생활에서도 필요하다는 말은 내 평생 처음 들어 본다.
핑거: 모르시는 말씀. 수학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과목이잖아요. 수학 문제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될 문제를 논리적으로 잘 풀어가려면 수학적 두뇌가 있어야 한다고요.

(“초등수학필독서45” 중에서 172페이지)

처음 “초등수학필독서45”라는 책을 받았을 때, 첫 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선행을 강조하고 수학이 입시에 차지하는 비중을 다루는 요즘 트렌드를 따라 이렇게 공부하라고 강조하는 책인가 했다. 그런데 그보다는 교과서에서만 만난 딱딱한 개념과 수학문제만 풀다 풀리지 않아 수포자가 되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수학이 재미있어지는 그 시작은 바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초등학생이 읽었으면 하는 수학책을 총 네 분야로 나눠 정리했는데, 1부는 ‘인류와 함께해 온 수학’으로 수학의 시작과 본질을, 2부는 ‘위대한 수학자들’로 수학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는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로 흥미진진한 수학 이야기와 여러 분야에 스며든 수학을, 4부는 ‘수학을 왜 배워야 할까?’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어느 때에 필요한지 알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수학 필독서45” 6-7페이지)

수학이 다른 관점에서 언어라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수학은 언어다’라는 책에서는 사칙 연산의 깊은 뜻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덧셈은 첨가, 결합, 욕심과 관계가 있다면, 뺄셈은 감소, 버림, 제외와 관계가 있고, 곱셈은 갑자기, 거듭 등과, 나눗셈은 분배, 균형, 베풂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수학을 공식과 숫자로만 생각하지 않고 언어로도 생각해보면 개념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부터 읽어보고 싶어 검색을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절판인 것 같다. 차오름 저자가 낸 ‘수학은 문해력이다’가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라 서점에 들리게 되면 같은 책인지 살펴봐야겠다.

2부 18번에 나오는 ‘미술관에 간 수학자’는 명화 속에서 반영된 수학적 개념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원근법과 황금비와 같은 개념이다. 원근법에 사용된 소실점을 설명하며, 실제 회화 작품을 보게 되면 소실점이 어디인지 찾아보는 것을 제안하고, 모나리자의 황금비를 이야기 한다. 3부 24번에 나오는 ‘수학 바보’에서는 수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 수학 전시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실생활속에서 수학이 어떻게 녹아들어있는지 아이와 함께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평 첫 부분에서 인용했던 ‘수학 유령 베이커리’에서는 분수와 소수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들고 싶어한 핑거가 빵아저씨의 즐거운 빵집에 조수로 들어가기 위해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하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분수와 소수를 재미있어하는 딸아이를 위해 이 책부터 사서 같이 읽어보고 싶었다. 아직까지 분수와 소수가 학교에서 어렵고 복잡해서 골치아픈 부분으로 느껴지기 전이라, 유령 베이커리 이야기 속에서 퀴즈를 풀어가는 즐거움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초둥수학필독서45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첫 인상과는 많이 다른 책이었다. 몇학년에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되고, 반드시 이 개념을 알아야 한다는 식의 부담스러운 필독서 추천을 하지 않았다. 호기심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수학 도서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 담고 있는 재미있는 부분이 어떠한 것인지, 실제 나온 퀴즈 같은 수학 문제들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수학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읽어봐도 흥미가 생기고 한번 풀어보고 싶고, 읽어보고 싶다는 책들이 많았다. 아이와 함께 하나씩 찾아 읽어보며 내가 갖고 있던 수학에 대한 부담감도 해소하고, 수학에 진정한 ‘즐거움’을 찾아가는 수학 독서 여행을 해보아야겠다.

이 책은 미자모 서평단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어본 후에 작성하였습니다.


#센시오 #이억주 #초등수학필독서45 #미자모카페 #미자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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