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우리말 사전 - 봄 여름 가을 겨울
신소영 지음, 소복이 그림,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우리말가르침이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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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우리말 사전에는 네 명의 어린이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복장을 입고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스노쿨링 장비에서 비누방울을, 가을에는 은행잎을, 겨울에는 눈을 맞으며 걷고 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행복한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을 보고 있자니, 이 책을 쓰고 그리신 작가님들의 사랑이 전해지는 것 같다.

신소영 작가님은 말을 넣어 두는 곳간이라는 뜻의 ”말광“, 즉, 여기 사계절 말광에 순우리말을 넣어두셨다고 한다. 순우리말은 우리의 삶 속에서 순수하게 우러나온 말로 느낌이 풍부하고 아름답다고 표현하셨다. 차례를 살펴보면 각 계절에 연관된 순우리말이 나열되어 있었다. 알고 있는 말보다 아리송하거나 처음 들어보는 말이 더 많은 것 같아 궁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가장 처음 눈에 든 말은 ”솜병아리”라는 말이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리신 소복이 작가님이 아이의 손을 잡고 길을 걸을 때 꼭 하는 말이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솜병아리는 “알에서 깬 지 얼마 안되는 병아리로 털이 솜처럼 부드럽다.”(사계절 우리말 사전 23페이지)

순우리말을 소개하는 페이지는 구성이 이러하다. 왼편에는 소복이 작가님이 그림으로 표현하신 순우리말이 소개되고, 오른편에는 가장 상단에 말의 정의가 있고, 중반부에 이 말을 사용한 문장이나 이야기가 있어 읽으며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오른편 페이지 하단에는 연관어를 실어 비슷한 말, 반대말 등이 소개되어 있다. 솜병아리 페이지에는 햇병아리, 서리병아리, 능소니, 엇송아지, 동부레기,부사리가 써있었는데 햇병아리 말고는 모두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동물을 표현하는 우리말도 이렇게 다양하다니 참 낯설고 신기하다.

버찌는 어렸을 때 나무에서 따먹은 기억이 있어서 익숙한 단어였는데 오른쪽 페이지에는 동시가 써있는 것 같았다. 연관어에 벚, 뽕, 오디, 거지주머니, 꼭지깃이 나왔는데 앞에 나온 3단어도 아이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아 같이 읽으며 이미지를 검색해 보여주었다.

봄의 단어 중에 가장 낯설고 인상적이었던 말은 “안갚음”이었다. “자식이 자라서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말인데 너무나 생소했다. 왼편 그림에 아이가 “엄마, 나 꼭 앙갚음 할께.“하는 장면은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등장할 법한 그림이었다. 책에서 나오지 않더라도 다양한 우리말을 함께 읽고 이해하고 써봐야 문해력도 생길 것이다. 연관어에 “안받음, 내리사랑, 치사랑, 앙갚음”이 있었는데 안받음이라는 말은 안갚음만큼이나 생소한 말이어서 쓰임새를 찾아보기로 했다.


여름의 단어 중 가장 인상깊었던 단어는 “보짱”이다. “마음 속에 꿋꿋한 생각이나 일을 잘 헤아리는 생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배짱과는 다르다. 아이에게 키워주고 싶은 것도 “보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관어에 소개된 뱃심이나 뚝심도 아직은 그저 어려보이는 아이에게 키워주고 싶은 힘이다.


가을의 단어 중에는 “봉실봉실”이라는 말을 소개한 페이지를 가장 즐겁게 읽었다. 의성어, 의태어를 다양하게 알고 쓰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웃는 모양을 섬세하게 표현한 우리말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새실새실, 히쭉벌쭉, 재그르르, 뭇웃음, 볼웃음을 읽다보면 그 웃음이 어떤 모습인지 상상하며 흉내내기도 하게 된다.

겨울에는 떠오르는 겨울잠 자는 동물들 모습에 “그루잠”의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깨었다가 다시 든 잠”이라는 뜻의 그루잠은 곁에서 지켜보던 부모님과 토닥여서 재워 다시 잠이 든 아기의 모습을 보면서 기억하기 쉬울 것 같았다. 연관어에 나온 노루잠, 새우잠, 말뚝잠, 겉잠도 뜻을 음미해보며 읽어보았다.

순우리말의 매력은 따뜻하고 다정함이 담겨있다. 부드럽고 의미가 읽는 발음에서도 잘 전달될 수 있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도 나도 소리내어 읽고 이야기 나누며 읽게 되었다. 읽고 나서 한번에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순우리말의 소리, 그리고 의미를 설명하는 그림을 떠올리면서 또 이야기 나누며 펼쳐보기로 했다. 문해력 쌓기의 압박에서 벗어나 우리말이 주는 포근함을 함께 음미했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미자모 서평단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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