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J ㅣ 달달 옛글 조림 1
유준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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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빛나지 않는 사람’,
스스로 혹은 세상에서 밀려난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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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J에게 산타는 말한다.
“네 빛은 사라지지 않았고
네 안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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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앞에서 빛나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이미 살아온 시간 안에
빛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라서
그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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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영화 〈인턴〉 속 벤의 모습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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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흑백에 가까운 설원,
그 안에 딱 하나 보이는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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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백에 내 마음이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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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잃은 게 아니라
빛의 모양이 달라졌을 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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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
상자 지음, 오미선 그림 / 꼬마이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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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데
아이보다 내가 먼저 멈춰 서게 됐다.
“화가 난다”라고 말하는 꾹꾹 씨가
왠지 요즘의 나 같아서.

우리는 화가 나면
그 이유를 들여다보기보다
빨리 없애려고만 하는 것 같다.
아이한테도, 나 자신한테도.

꾹꾹 씨는
화를 꾹꾹 눌러 담다가
결국 몸이 둥실 떠오른다.
그 장면이 웃기면서도
조금은 마음이 찔렸다.
말하지 않은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쌓인다는 걸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이 그림책이 좋았던 건
“화내면 안 돼”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화가 났다는 사실을
가만히 바라보게 해준다.

아이랑 같이 읽고 나서
“너는 언제 화가 나?”
그 한마디만 물어봐도
이 책은 충분히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감정을 잘 다루는 아이보다
자기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요즘,
조용히 꺼내 읽기 좋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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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미국 명문대로 이끈 떡볶이 식탁
김지나 지음 / 드림셀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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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방법 이야기라기보다
아이 마음을 놓치지 않는 방법에 더 가깝다.

매주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떡볶이 먹으며 그냥 이야기하는 시간.
혼내지 않고, 재촉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

아이를 앞서 보내는 대신
어긋나지 않게 곁에 있어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됐다.

우리 집에도
이런 식탁 하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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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 1 - 냉장고 너머의 왕국 ㅣ 그리고 미희답게 잘 살았습니다 1
태 켈러 지음, 제랄딘 로드리게스 그림, 송섬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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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빠져 읽고 나서야, 이 책이 현재 4권까지 이어진 시리즈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1권만 먼저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혔다. 공주 이야기라서 아이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읽다 보니 어른인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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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딸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연아, 연이두 공주 이야기 좋아해?”
올해 4학년이 되는 아이는 웃으면서, 아직도 그리고 당연히 좋다고 말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아 이 책은 한 번 권해봐도 되겠구나 싶었다.
(아이에게 건네기 전에, 습관처럼 내가 먼저 읽어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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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미희는 공주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공주 같은 아이’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갔다.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남겨지는 기분,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마음이 이야기 곳곳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장면들이라 더 공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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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넘어 들어가는 동화 속 세계는 정말 공주 이야기답게 예쁘고 신기한데, 막상 그 안에 들어가 보니 공주가 되는 게 꼭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됐다. 아이에게는 모험 이야기로, 어른에게는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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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지 않게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마음에 남는 게 있다. 굳이 교훈을 말하지 않아도, ‘나답게 사는 게 뭘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래서인지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건네면서도 잔소리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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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만 읽었지만,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아이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공주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던 그 웃는 얼굴로 어떤 장면을 기억할지도 괜히 기대가 된다.
엄마가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슬쩍 건네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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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영어 어휘력 365 - 1가지 라틴어 뿌리를 알면 10가지 영어 단어가 보인다 ㅣ 쓱 읽고 싹 이해하는 365 시리즈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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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책을 펼칠 때마다 늘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또 외워야 하는구나, 그리고 또 잊겠지. 그래서인지 이 책도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장 읽다 보니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단어를 붙잡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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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프랑스어를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불어를 전공하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언어를 배운다는 게 단순히 단어를 쌓는 일이 아니라, 흐름과 뿌리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감각. 이 책은 그런 방식에 꽤 충실하다. 영어 단어를 외울 대상으로 두기보다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서 왔는지를 차분히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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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어원을 중심으로 단어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익숙한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각각이 아니라 하나의 덩어리로 기억된다. 공부라기보다는 이해에 가깝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외웠다’는 느낌보다는 ‘알게 됐다’는 감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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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좋았던 건 읽는 리듬이다. 하루에 한 페이지, 혹은 몇 페이지씩 쉬엄쉬엄 읽기 좋다.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괜찮고, 중간에 덮어도 부담이 없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마음이 먼저 지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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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어 실력을 단번에 끌어올려 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영어 단어를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준다. 단어가 덜 낯설어지고, 덜 무겁게 느껴진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은 영어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시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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