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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궁금했었다. 사랑에 미쳐 결국 자살을 택한 젊은이의 스토리를 담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어디에 많은 사람들이 감명을 받았는지 말이다.
어릴적 잠시 만화책으로 본 기억은 나지만 가물가물했다. 만화책에 담지 못한 표현력이 있을 것이고, 어린 나이기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서른이 넘어 읽는 느낌은 어떨까 궁금했었고, 글로 적힌 소설이 주는 표현력이 궁금했다. 죽음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을 작가가 어떻게 풀어갈지 말이다.
그리고 참, 이 소설,, 나왔을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옷차림을 따라했고, 고뇌에 공감했다고 한다. 심지어 모방자살까지 갔을정도로 위험한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심오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나온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왠지 베르테르가 로테에 대한 마음을 잔뜩 담았을 것 같은 편지메시지 같은 것(?)이 세겨진 엽서 3장과 함께 도착하였다..
그나마 영어라면 조금은 해석할 수 있을 듯 싶은데 느낌이 영어는 아닌 다른나라 언어의 멋들어진 필기체이다.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젊은 베르테르의 서글픈 감성이 묻어나는 듯한 느낌이다.
그림이 없기에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런 멋들어진 엽서와 함께 도착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은 232P로 그리 짧지도 않고 그리 많지도 않은 장수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읽어내려갈수록 느껴지는 절절함은 문학작품이 주는 '감성'의 매력에 매료되게 만드는 듯하다.
그가 선택한 결정은 현실적으로 보자면 무모하고 너무 감정적이지만서도 결정하기 전까지 그가 고뇌하는 모습들이 참 안타까우면서 연민을 자극한다.
사랑이라는 것이 주는 심오함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환희', '슬픔','외로움','광기' 등.. 감정을 심오하게 만드는 사랑 말이다.
그리고 베르테르의 편지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베르테르가 직접 독자에게 전달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럼으로 인하여 독자인 내가 베르테르와 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베르테르의 감정이 더 진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참 더불어 인상깊었던 것은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와 '베르테르'가 나누는 자살에 대한 토론이었다.
그 토론을 통해 두 사람의 색깔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느낌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알베르트'와 감성적인 '베르테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보는 알베르트와 달리 그 사건이 일어난 심리적 배경과 결핍에 관심을 가지는 감성적인 '베르테르' 다른 성향인 둘의 토론은 왠지 매력적이었다.
아무래도 로테라는 여인을 사이에 둔 삼각관계를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한 연출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같은 주제를 놓고 핑퐁되는 그 둘의 사이가 먼듯 가까워 보이는 이중성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결국 자살이라
는 죄를 저질렀음에도 편지속에서 발견되는 베르테르의 신앙적인 모습은 참 이질적이게 느껴지면서 묘했다.
그리고 어른의 특권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리가 나이가 더 많고 더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늘에 계신 신이여, 당신의 눈에 보이는 건 나이 든 아이와 나이 어린 아이일 뿐 다른 구별은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쪽을 더 기꺼워하시는지는 당신의 아드님께서 이미 오래전에 밝히셨습니다.(마태복음 18장 3절) 그러나 우리 인간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예수님의 말씀은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래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자기 자신의 본을 따 가르치고 있습니다.
50P
진지하게 고뇌하는 모습이 수행자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사랑에 미치지 않기 위해 내적으로 몸부림치는 수행자 말이다.
참 인간적으로 무너져가는 듯한 모습에서는 왠지 <인간실격>의 요조가 떠오르기도 하고, 뭔가에 깊이 심취한 듯한 모습은 <좁은 길>의 알리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음...이렇게 소설 속 한 사람의 무너짐 속에서 나는 무엇을 느낄 수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