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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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그 자체로 주는 매력이 있다.

실용서의 경우 정말 지식적인 지식을 얻기위해 읽게 되지만 소설의 경우 가상 속 세계와 함께 펼쳐지는 사람들 이야기는 심리적이기도 하고 작가가 펼치는 표현은 참 예술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가상 속 세계 인물들에게 집중하기 힘들어 읽기 어렵지만 서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책 속 등장인물들에게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리 재미있는게 소설책 읽기이니까 말이다.

특히 공감대를 하질 수 있는 등장인물의 스토리는 나까지 감정이 동화되어 하나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기분이다.

'복수'라는 주제는 독자에게 있어서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좋은 주제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을 겪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뭔가 복수하고 싶은 대상 한명쯤은 있지 않나?

그런의미에서 '복수를 합시다'는 제목부터 사람들이 겪고 있는 복수를 하느냐 마느냐의 양가감정에 사이다를 뿌리는 듯한 시원한 제목이다.

초반 온라인에서 만난 4명의 익명자가 각자의 복수극을 펼치는 이야기는 각자 다른 상황이지만 서도 이거 하나는 똑같다.

정말 해결방법이 뭔가를 뚫어주는 듯한 속시원함이 있다는 것.

자신의 공로를 체가는 남편, 그리고 바람피는 약혼자, 고등학교 때 자신을 괴롭힌 친구 등

상상만 해도 답답하고 현실속 네이트 판에 나올듯한 답답한 사연 속 작가는 이들에게 정말 사이다를 선사한다.

현실 속에서는 그냥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또는 분란이 싫어서, 소심해서 포기해버리는 것들을 속시원하게 복수하는 소설 속 이야기가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현실이라면 '이렇게까지 해서 뭐하지'라는 생각에 실행을 접어버리겠지만 정말 소설이니까 이렇게 도전해보는거겠지?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대사들이 왠지 인상깊다

"좋아요, 그 증오라는 감정 말예요. 나쁜 게 아닐지도 몰라요. 쓸모가 없다면 왜 우리가 그런 감정을 가진 채 진화했을까요? 신이건 자연이건 쓸모없는 걸 우리 몸에 남겨두지는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증오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더 우리를 병들게 하는 거 아닐까요? 한번 증오해보세요."

"분노는 용기를 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홧김에 역적질도 하는 게 사람이다. 나는 분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답문을 보냈다. '아니, 서랍장도 반품하려고. 저녁에 수거하러 와'"

왠지 작가가 독자에게 내뱉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착한아이 컴플렉스에 물들어 있을 것 같은 독자들에게 말이다.

한국사회는 특히 다른사람의 눈치를 보고, 다른사람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회이지 않나?

최근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직장인에 대한 스트레스 관련 기사를 보았다. 나 역시 그런 직장인으로써 감정을 억압하며 일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그 안에 쌓아둔 '분노'는 흘러보내지지 않고 내 안에 쌓여 독이 되고 병이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나이기에 이런 책이 주는 후련함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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