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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7일 - 페로제도
윤대일 지음 / 달꽃 / 2019년 8월
평점 :
만약 코로나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즐기며 휴양지에서 기분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있을 것이다. 멋진 자연환경이 사람들을 힐링하는 해외일 수도 있겠고, 무더운 여름 수영장 있는 호텔에서 시원함을 맘껏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누비며 느끼는 설레임을 만끽하고 있겠지?
나 역시 코로나가 없는 여름이 왔다면 여름휴가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제대로 한바탕 놀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고 있었겠지만, 코로나와 전쟁을 치루고 있는 2020년의 여름에는 여행은 고사하고 퇴근 후 그저 머리식히며 몸은 집안이라는 경계선에서 나가지를 못하고 책 하나로 여행을 다녀왔다.
"페로제도"라는 곳으로......
'그 여름, 7일'이라는 멜로영화스러운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왠지 저자는 펠로제도라는 여행지와 사랑에 빠진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읽기 전 "페로제도"라는 곳이 여름이 주는 화사함과 닮은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경쾌함과 초록감 넘치는 표지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왠지 북유럽의 느낌을 주는 색감의 건물에 잔디로 뒤덮인듯한 지붕을 보니 더욱 호기심이 생긴다.
특히 북유럽쪽 국가에는 관심이 많아 그 쪽관련 책들은 많이 읽어봤지만 서도 자주 접했던 나라는 "아이슬랜드","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이었다. "페로제도"의 경우 생소했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지리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걸까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본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랜드 사이에 떡하니 외롭게 바다에 떠있는 듯한 느낌의 섬이다. 영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왠지 정감가기도 한다.
총 21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17개의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한다. 90년대 기준으로 약 5만명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한다.
참 어떻게 보면 생소한 나라인데 저자는 이런 외진 곳의 섬나라를 어떻게 알게된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니 외진 곳에 숨겨진 보물을 어떻게 발견한건지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보여지는 페로제도의 자연환경 사진들을 보다보면 이 섬 자체가 멋진 보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자연이 저렇게 만들어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실제로 눈 앞에서 그 거대함을 직접 보고 싶다.
책 속에 있는 사진으로 보는 것은 손바닥만한 크기이지만 눈 앞에서 보는 풍경은 거인하나를 발견한 듯한 짜릿한 기분이 들 것 같다. 특히 페로제도를 여행하면서 자주 나오는 절벽들과 폭포들.......
참 저자는 자신이 느꼈던 그 짜릿한 아름다움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은걸까? 센스있게 책의 곳곳에 QR코드를 숨겨놓고 드론으로 멋드러지게 찍은 페로제도의 아름다움을 유튜브 영상으로 제대로 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쓴 글들을 통해 느껴지는 페로사람들의 이미지가 참 인상깊었다. 자신의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방문 관광객들 앞에서 보이는 여유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숙소 방이 2층 이었는데, 창밖으로 내다보는 마을 뷰가 운치있고 소박했다
열쇠가 없는 콘셉트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비록 이방인이지만 페로의 우수한 치안과 제로에 가까운 범죄율을 소개해주시는 아주머니는 분명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과 '신뢰의 문화'에 자긍심을 가지고 계셨다.
실제로 페로제도 주민들의 중요한 특징은 방문 관광객에 대한 개방성이라고 한다. 자신의 나라와 문화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며 페로제도가 제공해야 할 최선의 것을 보여주기를 열망한다
도시사람인 나로써 바쁘고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있다가 이런 마음의 여유를 가진 관광지의 사람들을 보다보면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 것 같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닮아가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페로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다가 특히 기억에 남는 두가지를 마지막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첫번째는 저자가 여행 마지막날 만났던 희귀종 퍼핀, 왠지 만화에서 캐릭터로 많이 접한 듯한 비주얼은 친근감이 느껴지며 왠지 장난끼가 많을 것 같다.
그리고 두번째 페로제도 전통 가옥 형태인 잔디 지붕. 비가 오면 잔디가 물을 먹고 자라 나중에 잔디지붕집에 방수와 방열 등에 유용한 효과를 준다고 한다. 페로제도의 특성상 나무를 쉽게 구할 수 없어서 활용한 주민들의 지혜, 특유의 멋이 있어서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