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내가 좋아하는 것들 17
길정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릇으로 쏟아내는 삶의 희노애락, 삶의 기록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을 읽고 / 길정현 지음/ 스토리닷

 

독서토론에서 미국문학이란 주제로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소설을 읽었다. 읽다가 어려움을 느꼈고 집어 던져버리고 싶단 충동도 일었다. 네 번을 읽고서야 줄거리 가닥이 잡혔고 와 닿았다. 이 책이 좀 어렵긴 한가봄. 나만 그랬던 건 아니고. 나에게 문해력에 문제가 있나? 하던 중에 길정현 작가의 책을 만났다. <나는 왜 제대로 못 읽을까>라는 문해력 키우기 위한 책으로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위의 책이 도움이 되었고 책에 나온 대로 실천을 많이 안 해서 대부분은 잊어버렸지만 책이 참 괜찮았었다는 느낌은 남아있었다. 책을 통해서 먼저 작가를 알게 되었고 이번 그릇 책으로 인연이 이어졌다.

읽어보니 이번 책도 역시나 작가를 믿었던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내용이 좋아서 저번에 산 거 언니와 동생들에게 주고 친구들한테 줄 것은 다시 구입해야 한다.

 

두서없이 써봤다. 대부분은 책에 나온 그릇 순서이고

혼자 읽다가 재밌는 표현들에 웃음소리가 저절로 커진다.

삼치가 아니라 이거 상어아냐?’ 삼치를 구입했는데 엄청 큰 게 왔다고.

지옥에서 온 듯한 비주얼’, 삼치솥밥을 하다 실패하고 구입한 솥과 내용물을 몽땅 쓰레기장에 버렸다는 일화에.

스타우브 라이스 꼬꼬떼, 기어이 의도에 맞게 구입에 성공한 깜찍한 비주얼의주물냄비

터키식 차이 세트, 터키 - 세계에서 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1인당 연간 7kg이상 소비) 어딜 가든 묻지 않고 차 한 잔 내어준다고. 2단 찻주전자를 고단한 여행길 끝 미로 같은 공항에서 몇 번이나 그냥 버리고 갈까생각도 들고 끙끙거리며 이고 지고 왔다는 예쁜 그릇들을 그릇장에 넣고 봉인한 사연.

스테인레스, 성가신 연마제 제거 작업으로 사라진 구매 욕구.

에그스탠드, 물건에 대한 가성비나 효용성을 논하지 말자, 소유했고 가까이 두고 원할 때 만지고 보는 것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레이디 칼라일, 예쁘고 또 예뻤다던 이 그릇들은 사진이 없어서 무척 궁금했다.

빌레로이앤보흐 트루바두르, 음유시인이 생각나는 커피팟에 얽힌 수입 시 겪었던 일화

델타 에스프레소 잔, 악몽을 꿀 정도로 애증의 시간들 포루투갈이 생각나지만 흔들리지 않고 에스프레소로 다시 단단해지는 일상을 찾는다고.

쇼트즈위젤 와인잔, 집에서도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리잔으로 인한 베이는 사고가 증가한다고 하니 술에 취했을 땐 설거지를 미루라고 또 다쳤을 땐 빨리 병원치료 잘 하라는 친절한 덧붙임도 있다.

포토메리온 블루 하비스트, 당근앱을 통해 구입했다고, 이 글에서 작가는 화가 많이 난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이해를 못 한건지 이유를 못 찾았다. 그릇에 문제가 있었나로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닌거 같다. 독자로 궁금하긴 하다. 물론 몰라도 괜찮고.

아라비아 핀란드 똔뚜, 빈티지 머그잔이 40~50만원 한다고?, 그렇구나! 세상 물정 하나 주워들음.

전시를 통해 본 예뻤던 이건희 회장님 소장의 피카소 도자기를 보고 온 날,

작가의 해박한 문학적 지식도 나온다.

세상의 불공평 속 허무는 공평하게 찾아온다고, 헤밍웨이의 단편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에서 중년 웨이터의 기도문이 떠올랐다고 한다. 기도문도 책 한 편에 있다.

헤밍웨이 단편집에 나오는 술란, 주전자와 커피잔, 은식기들이 나오고 작품들의 간략한 느낌들도 언급해 줬는데 덧붙임 말의 글들도 짧지만 좋았다.

앤슬리 브램블리햇지, 질 바클렘의 그림이 좋다. 이 책의 사진 들 중에서도 그 꽂그림의 커피잔이 제일 갖고 싶었다.

더블하트 유리 젖병,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아주 어릴 적 안 먹는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겪었다고 한다. 우울증과 탈모까지 올 정도로, 작고 약한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방법을 몰랐었고. 그 해결책으로 만났던 유리 젖병, 지금은 계량용으로 쓴다고 한다.

빈티지에 대한 설명과 수입 시의 문제점으로 인한 표기문구에 대한 얘기도 있다.

작가의 그릇장은 사랑이 가득한 보물상자이고 삶의 위로가 된다고 한다.

작은 책이고 191쪽으로 얇은 편이지만 많은 것들을 전해준다.

예쁜 꽃그릇들을 만나서 행복했다. 나도 작은 위로를 받는다.

 

#내가좋아하는것들그릇 #그릇에세이 #길정현 #스토리닷 #그릇수집 #취미 #빈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 강자의 철학 -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가 고통을 말하고, 누가 변화를 시도하며, 누가 그 변화를 가로막는가

니체, 강자의 철학을 읽고 /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다반) / 도서협찬


이 책의 한 장에서 민이언 작가는 루쉰의 단편<총명한 사람, 바보, 노예>를 풀어서 예로 들며 강자의 도덕을 이해하기 쉽게 말해준다. 총명한 사람, 바보, 노예 속 세 인물을 기준으로 부조리한 사회 구조 속 인간 군상을 다시 파헤쳐봤다.

노예는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의 불행한 처지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는 게 습관이다. 환기도 되지 않는 자신의 누추한 집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 바보가 그걸 듣고 그 집으로 가서 벽을 부순다. 하지만 노예는 주인에게 혼날까 두려워 바보를 내쫓는다. 주인이 와서 묻자 강도가 와서 허무는 것을 쫓아냈다고 한다. 그 행동으로 주인에게 칭찬을 받고 총명한 사람에게 그 말을 전하자 그는 ‘결국 좋아질 것’이라 하지 않았냐고 한다. 노예는 그의 선견지명에 존경을 표한다. 노예는 부당한 현실에 끊임없이 불평하면서도, 정작 변화에는 몸을 사리는 인물이다. 그는 체제의 피해자이면서도 그 체제를 방어하고 재생산하는 데 기여한다. 자기 삶의 억압에 분노하면서도, 그 억압을 무너뜨리려는 타인을 경계하고 몰아낸다. 


바보는 그 부조리에 실천으로 맞서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두려움 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그 대가로 조롱과 배척을 감수한다. 어쩌면 그는 실천하며,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순수한 의지 그 자체다. 바보라는 명칭은 오히려 그의 용기와 실천을 비웃는 체제 순응자들의 시선을 반영한다.


총명한 사람은 매정한 지식인의 전형이다. 그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공감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체제를 유지 시키는데 일조하는 조력자다. ‘결국엔 좋아질 것’이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무기력의 암시이며,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기성 지식인의 자기 합리화에 가깝다. 이 세 인물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진정한 바보는 누구인가? 변화 없는 푸념으로 안주하는 노예인가, 말의 향연 속에 숨는 총명한 사람인가, 아니면 손에 망치를 들고 벽을 두드리는 바보인가. 


나는 어디에 속할까? 당근 불만은 있으면서 현실을 바꾸려 하지 않고 체제에 순응하는 다수의 대중인 비겁한 현대판 노예에 해당할 거 같다. 

바꾸고 싶지만 마음뿐이고 생각도 일회용으로 끝나는 거 같다. 핑계는 백 가지가 넘고 몇 십년을 산대로 여전히 현재도 과거도 미래도 그대로 그저 그냥 살 뿐이다. 어렵다. 책을 읽어도 읽는 순간뿐. 책을 덮고 나면 도루묵. 아 가련한 내 인생이여


니체에 대한 철학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생각할 거리도 많다. 하지만 실천할 용기는 없다. 그게 문제이고 함정이다. 변화하려 껍질을 깨는 게 정말 어렵다.


“확신하는 인간에게 확신은 그를 지탱해 주는 기둥이다. 많은 것을 보지 않고, 그 어느 것에도 공평하지 않고, 철저히 편파적이며, 모든 가치를 엄격하고도 필요한 시각으로 보는 것, 확신하는 인간 종류를 존재하게 해주는 유일한 조건이다. 진실한 인간의 반대이자 적대자이고, 진리의 반대이자 적대자이다.”  


“착각은 깨달음에 대한 확신에서 시작되고, 오류 또한 자기 나름대로의 이해에서 시작된다. 이해와 확신이 되레 오류이고 착각일 수도 있다. 당신에 대한 이야기란 사실까지도.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앓고 있는 정신질환, 자기애적 우월감이다. 남의 증상에만 관심이 있지, 스스로에 대한 진단을 거부한다.”  -p38


“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대답이 지금과 똑같이 살겠다가 아니라면, 지금부터 바꿀 때, 미래의 방향도 바뀌고 과거의 의미도 바뀐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입증되었음에도 반복하는 과거, 그것을 폐기하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내일이 시작된다고, 니체는 말한다.” p72


“ 자기애의 역설은 그 전제가 타인이라는 점이다. 나를 바라봐주는 시선을 필요로 하는, 존재감의 공증에 대한 욕망이다.” p84


“ 자아실현이란 것도 먼저 그것을 보아주는 타자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 많은 이들이 이 점을 간과하며,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분리된 ‘순수 행복’의 지점이 있는 것처럼 열변을 토한다. ”p86


“ Amor fati,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예술적 행동이다. ” p250


#다반출판사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 @woojoos_story에서 함께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우주서평단 #니체강자의철학 #민이언 #디페랑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잠의 경이로운 혜택과 수면 부족의 위험성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수면과 꿈의 과학을 읽고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사람의집(열린책들)


수명을 늘리는 만병통치약, 과학 논문들의 증거로 말하는

밤에 잠을 푹 잤을 때의 검증된 혜택들

“ 기억력 강화, 창의력 상승, 날씬한 체중유지, 암과 치매 예방, 감기와 독감예방, 심장마비와 뇌졸중, 당뇨병 위험 감소, 행복한 기분은 높이고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은 줄여준다. ”  -p159  또한 어려운 문제의 해결책을 제공한다. 수면은 시간만 잡아먹는 좀비가 아니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면은 은행이 아니다. 많은 시간을 잔 날의 잠을 저장하지도 않고 몇 시간밖에 못 잔 지나간 날의 부족한 수면도 보충 불가능하다. 


#우리는왜잠을자야할까 #열린책들 도서협찬

수면 부족 시 피로감을 넘어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면역성 약화, 4시간 미만으로 자면 면역력은 절반 이상이 감소한다.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무리가 간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과 당뇨병 유발 혈당조절 능력이 떨어져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부족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배고픔을 느끼는 호르몬은 증가시켜 비만을 유발한다. 수면부족은 암세포 제거를 돕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해서 암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기억력 저하, 학습능력 저하, 감정조절 능력상실, 수면부족은 뇌의 편도체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감정조절이 어려워져 예민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증 악화될 수 있다. 의사결정 능력 손상, 수면부족은 주의력과 판단력이 저하되어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 수면부족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생식능력과 피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피곤한 하루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수면제 복용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 신중히 할 것을 경고한다.

장기적 복용 시 다양한 부작용과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수면제는 뇌를 진정시켜 억지로 잠에 빠지게 하지만 자연수면 상태와 질적으로 다르다. 깊은 수면과 렘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뇌와 신체 회복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한다. 장기간 복용 시 기억력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 발생할 수 있다. 수면제는 내성이 생기고 의존성 유발한다. 복용 중단 시 금단증상으로 불면증이 더 심해지고 반동성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제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장기적 해결책으로 의존하지 마라. 불면증의 근복적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규칙적인 취침, 전자기기 사용 제한, 카페인 섭취 조절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해라. 가능한 비약물적 방법으로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자이자 수면전문가인 매슈 워커가 잠의 경이로운 혜택과 누적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수명 단축과 질병의 연관성, 또 나타나는 현상들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그에 대한 처방으로 하루 7시간 이상의 질 좋은 수면을 규칙적으로 하라고 강조한다. 또한 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수면을 소홀하게 여기는 사회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적절한 침실의 온도로 18.3℃라고 말하는데, 현재 우리집은 냉난방을 안 하는 상태로 22℃이다. 21℃로 1℃만 떨어져도 선선함이 느껴지던데 저 온도가 맞는 건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 또 한 가지, 저자는 야근과 휴일근무를 이상하게 보는 시각이 있었다. 작업자의 능력 부족으로 실력이 안 되고 자질이 안 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업무처리를 빨리 못 끝내고 야근과 휴일근무를 초래하는 듯 말한다. 각각의 회사 사정이나 작업환경과 업무량이나 난이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게 중엔 물론 능력 미달의 작업자도 소수로 있을 순 있지만. 근무자의 능력 미달로 야근을 한다고 생각하는 글들이 매우 기분 나쁘게 읽혔다.


500쪽으로 좀 두껍긴 하나 잠자는 시간을 없어지는 시간으로 아깝게 생각하고 최대한 더 사용하려는 사람들과 일이 많고 업무에 치여있는 사람들, 수면제 선택을 고려 중이거나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 읽어 볼 것을 권장하고 추천한다. 잠에 대한 상식이나 기본적인 인식 개선과 실천을 위해서 온 국민이 읽으면 더 좋겠다.


#베스트셀러  @openbooks21 #openbooks21 @book_withppt #잠의혜택 #잠 #잠의경이로운혜택 #수면부족시 #수명감소 #수면제부작용 건강의 #만병통치약 #메슈워커 #꿈의과학 #수면 #잠의중요성 #수면제복용의위험성 #이한음 #7시간수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민주주의 내란의 끝 - 역사학자 전우용과 앵커 최지은의 대담 K민주주의 다시만난세계
전우용.최지은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침묵이란 죄를 짓지 말고 알려고 하고 알리자

K민주주의 내란의 끝을 읽고 / 전우용 최지은 지음 / 책이라는 신화

역사학자 전우용과 앵커 최지은의 대담집


작가는 누군가에게 2024년 12월 3일에 있었던 일들에 관해 얘기할 때 좀 더 구체적이고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얘기를 더 잘 할 수 있게 하자는 바람과 집회 현장을 다니면서 만난 국민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태평하게 인스타를 보다가 어이없는 계엄 소식을 보게 되었다. 조금만 더 보고 자야지 하던 밤에, ‘미쳤네’ 소리밖에 안 나왔었고 진짜인가 하는 약간의 의심과 함께 불안했었다. 또 탄핵 결정이 늦어져서 더욱 화가 뻗쳤었고 혹시나 하는 불안도 너무 길게 몇달이나 이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화가 많이 올라와서 혈압이 상승하는 듯했다. 하나는 전직 대통령들이 잘못한 일들이 (특히 이승만은 최고, 박정희) 왜그렇게 많았는지에 대해서와, 또 하나는 그것을 내가 왜 몰랐었는지에 대해서, 몰랐었는데 내가 알려는 노력을 안 했던 점에 대해서도 화가 올라왔다.


최근에 읽은 <집단착각> 책에서 침묵은 실질적인 해를 끼친다고 했다. 우리가 속한 집단을 새롭고 중요한 정보로부터 차단하며, 기존의 정설을 강화하고 만다.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의 침묵은 집단착각을 만들고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마는 것이다.(p134) 전직 대통령들의 잘못된 점을 침묵하지 않고 많이 알려고 하고 알리고 서로 알리려는 적극적인 생각이 없었기에 오랜 세월 무지하게 지나오고 잘못한 점을 모르니까 당연히 잘 했으리고 착각하게 되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막연히 잘하지 못한 대통령이 아니라 잘못한 점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걸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민주주의’ : 1884년 신문 <한성순보>에 처음 실리고 알려졌다. Democracy 데모크라시, 민중통치, 민주정, ‘민중지배’로 번역하는 게 옳은데 이즘(ism)을 붙여 ‘민주주의’로 번역한 것은 제도나 체제를 위험 시 했기 때문이다. 군주제의 지식인들은 민이 대표해서 세상을 다스리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주의’라고 번역했고 왜곡되었다. p28~44


민주주의(공화제) 반대는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아니고 독재체제, 왕정체제, 왕당파, 군주제이다.

* 1898년 독립협회가 주최한 ‘만인공동최’가 관과 민이 함께 모여 국사를 의논하는 회의를 열었다.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운동은 군주제와 병립할 수 없었다. 양반 귀족 고위관료들은 민권운동이 기득권을 침해하리라는 것을 알았고 군주에 대한 역모로 몰았다. 고종도 같은 의심을 품고 만민공동회를 탄압했다. 독립협회는 해산되고 1899년 고종은 「대한국제」공포 “ 대한제국은 ~ 전제정치 이니라 ” 였다. 군주가 입법, 사법, 행정의 전권을 행사하는 전제군주제의 폐해는 1905년 을사늑약 때 여실히 드러났다. 고종은 을사오적이 찬동해서 일본에 외교권을 넘겼다. 주권을 되찾으면 이끌 수 있는 신망있는 자가 없었으며 독립운동이 민주국가 수립 운동이자 민주혁명운동이 되었다. 1919년3·1운동 때 민족대표들은 민의 주권을 선언했다. 3·1운동 이후 임시정부 만듬. 국호를 대한민국이라함. 민이 주인인 민중의 나라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함께 민주정치 이념과 민주국가의 운영원리를 민중에게 알리는 구실을 했다. 1952년 이승만 계엄령선포. 국회의원 체포, 직선제 개헌 이승만 재임기간(1948.7.24.~1960.4.27.) 독재체제, 유사왕정, 군주제 문화(삼권분립, 법치주의, 언론자유 =>민주국가의 기본운영원리 허구화됨). 왕조시대의 정치 계속됨. 4.19로 이승만 물러남. 1960.4.19. 한국학생의 일련의 반정부 항쟁(4.19혁명). 1961.5.16.쿠데타 박정희 중심 대한민국 육군장교들이 일으킴. 저항하는 사람 거의 없었다. 군대가 무섭기도 했지만 민주제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넓지 않았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도 이승만과 같은 길을 갔다. 1963년 형식적인 민정이양 통해 선출된 대통령. 1969년 3선개헌으로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1972년 국가비상사태와 계엄령 선포, 유신체제라는 1인 종신집권체제 만들었다. 유신체제는 사실상 왕조체제였다. 글자수 제한으로 아쉽다.


서평단으로 출판사에서 도서협찬. @chaegira_22 @checkilout_book #K민주주의내란의끝 #전우용최지은대담 #책이라는신화 #민주주의 #민주주의의역사 #대한민국대통령들 #전우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사란 무엇인가 - 생계형 의사 양성관의 유쾌한 분투기
양성관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절한 의사의 조근 조근 의료현장 설명기

의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 양성관 지음 / 히포크라테스


이 책은 의사가 직장인 의사가 도달한 의료환경, 환자의 상호작용, 진료실 안팎의 에피소드, 의료 현장의 문제들, 갖가지 경우의 환자 설득과 공감 이야기가 봄볕같이 따스하게 담겨있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가 곁에 있어도 환자가 귀를 닫는다면 소용이 없으니 의사가 올바른 길로 안내하면 믿고 잘 따르는 것도 환자를 위한 좋은 방법인 거 같다. 의사의 말을 안 들을 때의 안타깝고 제발, 제발 하는 답답한 마음이 많이 읽힌다.


환자와 의사의 이야기이지만 내 주변, 내 가족이나 이웃 얘기 같고 글이 잘 읽혀서 끝까지 오래 걸리지 않고 지루한 부분 없이 금방 읽는다. 또한 가벼운 의료 상식도 읽으면서 같이 알게 된다.


작가가 왼쪽 눈의 통증으로 안과를 다녀왔으나 낫지 않았다. 다시 또 가서 오른쪽 눈속의 속눈썹을 제거했다. 왼쪽은 여전히 아팠고 같은 약을 처방받았다. 머리의 문제일까를 의심해 보고 신경과를 간다. 뇌 MRI+MRA를 촬영한다. 신경과의 문제가 아니고 코안에 생긴 점액낭종이 통증의 원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안과의사, 신경과의사, 본인 의사, 모두 다 생각 못한 코의 문제였다. 의사의 오진, 의학의 불확실성을 환자이자 의사인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례이다. 의학은 어렵고도 어려운 분야임을 실감 나게 한다.


“한국의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14.7회로 OECE평균 5.9회의 2.5배다.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환자 수 역시 세계 1위, 한국은 6989명,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진찰료가 낮아 진료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진찰료가 만든 ‘3분 진료’. 병원과 의사가 넘쳐나지만, 정작 내 몸을 믿고 맡길 의사를 찾기는 어렵다. 좋은 진료는 충분한 시간과 정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p149


“의사는 단순히 진료만 보는 게 아니다.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틈나는 대로 가설을 세우고 자료를 정리해 통계를 내고 논문을 작성한다. 새로운 연구나 신약, 기술이 계속 나오면서 표준 치료 역시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의학은 과거보다 나은 현재, 그리고 더 나은 미래로 발전해간다. 인생이 그렇듯 의학도 0%와 100% 사이를 오간다. 세상 모든 환자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은 없다. 그래서 의사는 오늘도 가이드라인과 현실 사이의 틈을 메우기 위해 자기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다.”  p143


“의사에게도 환자가 원하는 정답은 없다. 그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좋은 확률은 높이고, 나쁜 확률은 낮추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대상포진은 물집이 나타나야 확실히 진단이 됩니다. 수포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 어떤 의사도 대상포진을 진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상포진은 처음 본 의사를 ‘돌팔이’로, 나중에 본 의사를 ‘명의’로 만들어 버리는 대표적 질환이다.”  p330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과 아픈 것은 다르다. 간은 70%가 망가져도 남은 30%가 기능을 유지하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고협압은 증상이 없지만, 뇌출혈 위험을 몇 배로 높이므로 약물로 미리 관리해야 한다. 간이 ‘침묵의 장기’라 불리고,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이유다.”  p348


“한국의 사망 원인 1위인 암과 2위인 심혈관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화다. 우리 몸은 매 순간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낸다. 피부는 40일 만에 바뀐다. 단단한 뼈는 매년 전체 뼈의 5분의 1이 새롭게 교체된다. 이 변화는 세포 분열, 즉 복제를 통해 이루어진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세포 분열 횟수가 늘고 이에 따라 복제 오류, 즉 돌연변이와 함께 오류를 고치는 수정 능력의 저하가 맞물려 암이 생기는 것이다.” p367


“그날 나는 처음으로, 눈앞의 죽음보다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죽은 이에게 고통은 사라졌지만, 살아있는 이들의 슬픔은 남아있었다. 내가 배워온 의학은 ‘떠나는 사람’을 위한 지식이었다. 하지만 ‘떠나보내는 사람’에게 그 마지막 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작별이었다.”  p237


“흉부외과 전문의가 응급실 당직, 피부미용, 통증의학 등을 전전한다. 선배를 본 후배 의사들은 흉부외과 지원을 더 꺼린다.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천사 같은 의사를 지옥 같은 구조가 받아주지 않았을 뿐이다. 결국 의사가 사라지고, 뒤이어 환자마저 사라질 날이 올지 모른다.”  p69


서평단으로 출판사에서 도서협찬

#의사란무엇인가 #양성관 #에세이 #의사란 #의사무엇 #히포크라테스 #동아시아 #베스트셀러 #신간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