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기세 -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용기
서울라이터 박윤진 지음 / 윌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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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을 벗고 나를 입다

<다정한 기세>를 읽고 / 서울라이터 박윤진 지음

윌북 출판 (도서협찬)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용기

 

이 책은 일을 좋아했기에 더 치열하게 흔들렸던 한 사람의 기록이다. 작가는 직장을 사랑했다. 그러나 사랑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날들이 쌓였고, 그 축적된 피로는 결국 질문이 되었다.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맞는지, 나는 이 껍데기 안에서 얼마나 오래 나일 수 있는지.

 

<다정한 기세>는 퇴사를 결단의 서사로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직장이라는 환경 속에서 서서히 닳아가고, 동시에 진화해 온 시간을 정직하게 복기한다. 멘탈은 단단해졌지만 체력은 조용히 무너졌다는 고백은, 많은 직장인의 현실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나도 직장인으로서 이 책에 크게 공감한 이유는 거창한 용기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버텨낸 사람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명함과 사원증을 벗은 뒤 남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직업이라는 껍데기를 벗겨낸 자리에서 작가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기준을 꺼내 든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중심을 잃지 않는 삶, 그것이 진짜 힘이라는 문장은 선언에 가깝다.

이 책은 독립을 부추기지 않는다. 대신 말한다. 각자의 일터에서 견뎌온 시간 자체가 이미 진화의 과정이었다고. 그러니 지금 직장에 있든, 떠났든, 이 책은 모든 사람의 책상이 될 수 있다.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기세로, 다음 걸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기록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퇴사와 독립을 미화하지 않는 정직함이다.

버텨온 직장 생활을 실패가 아니라 진화의 과정으로 재정의하며, 지금 일터에 남아 있는 독자에게도 유효한 이야기로. 과장 없는 문장과 단단한 시선 덕분에, 퇴사에세이를 넘어 일하는 삶 전체를 돌아보게 만든다.

 

 

일은 여전히 사랑의 대상이었지만 어떤 날은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가 났다. ~

멘탈은 점점 강해졌지만 체력은 눈치채지 못한 새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 p101

 

그 명함이 사라졌을 때, 이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 결국에는 명함이나 사원증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남으니 말이다. ~ 나라는 사람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게 진짜 힘이고 권력이다.” p110

 

 

 

보여주기 위한 삶의 옷을 벗었다. ~ 새로운 시간과 경험으로 지은 나만의 옷을. 벗어도 사라지지 않는 옷들로 마음의 옷장을 채우고 싶다.” p152

 

 

#다정한기세 #박윤진 #윌북 #직장인의삶 #에세이 #일과정체성 #직장생활 #퇴사에세이 #독립의기록 #명함너머의나 #일과삶의균형 #책읽는쥬리 #happiness_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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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
나규리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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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내려앉는 삶의 방식

<소프트 랜딩>을 읽고 / 나규리 장편소설
마디북 출판 (도서협찬)

 

표지에는 무지개 빛 바탕 위로 비행기 한 대가 떠 있고,

금가루처럼 흩뿌려지는 무언가를 손끝으로 살포시, 닿을 듯 말 듯 느끼게 한다.

 

화려하지만 가볍지 않고, 축제처럼 보이지만 마냥 들뜨지는 않는다.

비행기는 이동과 이탈을 암시하고, 무지개는 정체성과 희망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것을 붙잡는 손은 조심스럽다.

 

마치 확신보다는 망설임에 가까운 제스처처럼 보인다.

이 소설이 말하는 사랑과 관계 역시 그런 태도를 닮아있다.

떠나고 싶지만 완전히 날아오르지는 못하고, 손에 남은 것은

반짝이지만 쉽게 흘러내리는 감정들이다.

 

이 소설은 거창한 사건 대신 사람 사이의 마찰과 균열을 따라간다.

단아를 중심으로 인물들은 사랑하고, 질투하고, 오해하며, 때로는 서로를 밀어낸다.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배경에 놓여 있지만,

 

이 소설은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관계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개인의 태도에 시선을 둔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늘 티격태격한다. 사랑은 완성되지 않고, 이해는 번번이 어긋난다.

그러나 그 어긋남이야말로 이 소설의 진짜 풍경이다.

 

누군가는 상처를 남기고, 누군가는 그 상처를 안고 다음 날을 살아간다.

극적인 화해도, 명쾌한 결론도 없다. 대신 삶은 계속되고, 감정은 정리되지 않은 채 남는다.

발췌문에서 드러나듯, 세상은 느리게 변하고 약자들은 서로를 겨누며 버틴다.

 

소설은 이 구조를 고발하기보다, 그 안에서 현재를 살아가려는 선택에 주목한다.

현실적인 계산보다 지금의 감정을 놓치지 않겠다는 태도,

그것이 이 작품의 가장 단단한 중심이다.

 

<소프트 랜딩>은 부드럽게 착륙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완전히 부서지지 않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이 책을 덮고 나서 선명하게 남은 장면이나 문장을 꼽으라면 솔직히 망설여진다.

무엇을 말하려는 소설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곁에 머무는 방식,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하루를 넘기는 모습이 자꾸 현실과 겹쳐 보였다.

세상은 여전히 느리게 변하고, 관계는 늘 어정쩡한 상태로 남는다.


이 소설은 그 어정쩡함을 애써 정리하지 않는다.

정리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일도 삶의 한 방식이라는 듯이.


이 소설은 분명 시원한 이야기나 확실한 판단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맞지 않는다.

대신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 감정을 판단보다 앞에 두고 읽는 독자에게는 오래 남을 책이다.

 

 

단아가 느끼기에 세상은 아주 느린 속도로 변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동성의 사실혼이 인정되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얻은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동성혼 입장에 대해서 동성혼을 하지 않을 자들끼리 논의했다. 세상은 약자끼리 겨누며 최전방의 약자가 되지 않으려 버티는 정글 같은 곳이었다. 앞으로도 개탄과 극복의 삶은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움직임도 같은 무늬는 아닐 것이다. 단아는 이제 현실적인 것보다 현재를 살아가고 싶었다. 현실적인 데에 묶여 현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p137

 

#소프트랜딩 #마디북 #나규리 #현대소설 #SoftLanding #성소수자 #동성애 #차별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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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케터는 사업가다 - 컨셉과 숫자로 기업의 생존을 이끄는 최고의 마케팅 수업
소선중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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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창과 방패, 목표한 타깃을 정확히 꿰뚫는 컨셉과 손익관리

<모든 마케터는 사업가다>를 읽고 / 소선중 지음

다산북스 출판 (도서협찬)

 

컨셉과 숫자로 기업의 생존을 이끄는 최고의 마케팅 수업

 

 

책 제목은 은근한 기대를 만든다. <모든 마케터는 사업가다>라는 문장을 보며, 이 책 한 권이면 나 역시 무언가를 팔 수 있는 능력, 최소한 시장 앞에서 덜 무력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물론 그 기대는 말하지 않았고, 스스로도 조심스레 접어 두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분명해진 것이 있다. 이 책은 독자를 사업가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 대신 사업가처럼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집요하게 설명한다.

마케팅은 말로써 소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지만 그 말은 전략과 수치라는 토대 위에서만 힘을 가진다. 기업의 자원과 활동은 일관된 전략 방향 아래 집중되어야 하며, 진정한 마케터는 감각이 아니라 구조를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전체 320쪽 중 약 110쪽이 손익 관리에 할애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마케팅의 무기를 단 두 가지로 압축한다. 목표한 타깃을 정확히 꿰뚫는 컨셉, 그리고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손익 관리. 이를 마케팅의 창과 방패라 부른다. 팔리는 말보다 남는 구조가 먼저라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마케팅은 화려한 아이디어의 영역이 아니다. 소비자가 선택할 명분을 만드는 일이며, 그 명분은 숫자와 전략, 카테고리 설정 같은 현실적인 판단 위에서만 성립한다. 기대했던 능력은 얻지 못했지만, 기대를 바로잡는 기준은 분명히 얻었다. 마케팅은 기적이 아니라 관리이며, 이 책은 그 사실을 끝까지 솔직하게 말한다.

 

 

마케팅은 말로써 우리가 제품과 기업을 신뢰하게 하고, 납득하게 하고, 합리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설득의 과정이다. ~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 제품,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p32

 

생존하는 마케팅을 위한 마케터의 무기는 단 두 가지로 압축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목표한 타깃을 정확히 꿰뚫는 컨셉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불필요하게 새 나가는 지출을 막는 손익관리이다. 이 각각을 두고 마케팅의 창과 방패라고 부른다.” p57

 

진정한 마케터는 기업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사업의 운영 방향과 전략, 다양한 브랜드 및 마케팅 활동, 정량/정성적인 목표와 성과를 관통하며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신제품 출시, 광고 콘텐츠 기획, 프로모션 활동이 어떠한 전략과 목표 내에서 일관되게 운영되고 있는지 한 번 더 고민하고 판단해 보길” p49

 

시장성과 경쟁력이 소비자의 니즈와 일치할 때, 이것이 내 가게를 오는 명분과 이유가 된다.” p56

 

#모든마케터는사업가다 #소선중 #다산북스 #실무마케팅 #사업가처럼생각하기 #손익관리 #손익중심사고 #마케팅책 #실무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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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세계 지도 그림책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최선웅 글.지도, 이병용 그림 / 진선아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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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치는 순간, 세계가 들어온다

<한눈에 펼쳐보는 세계지도 그림책>을 읽고 / 글 지도 최선웅 / 그림 이병용

진선아이 출판 (도서협찬)

 

 

한눈에 펼쳐보는 세계지도 그림책은 제목 그대로 책장을 펼치는 순간 이해가 시작되는 책이다. 지도 형태 위에 글자와 그림이 동시에 배치되어 있어 다른 것을 찾을 필요없이 세계의 윤곽과 지역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정보가 흘러가지 않고 머릿속에 바로 저장되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지역별로 묶인 나라들 옆에는 각국의 국기가 함께 배치되어 있어 지리와 국가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준다. 국기를 따로 외우지 않아도 시각적 반복을 통해 익히게 되는 구조다.

 

또한 각 나라의 특징을 설명 대신 그림으로 풀어내어, 읽는다는 행위보다 이해하며 본다는 감각이 앞선다.

 

학습서이면서 동시에 그림책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세계를 처음 만나는 친절한 입문서가 되고, 어른에게는 지식을 빠르게 정리해 주는 참고서가 된다.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선택했지만, 막상 손에 쥐고 보니 곁에 두고 오래 펼쳐보게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카에게는 다시 사주기로 했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충분히 아끼기엔 너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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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건 아니고 일시정지
이재문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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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자리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죽은 건 아니고 일시정지>를 읽고 / 이재문 장편소설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스 출판사 펴냄 (도서협찬)

 

유일해와 영수는 삶의 속도에 뒤처졌다고 느끼는 어른들이다. 교사로서 성실히 살아왔으나 남은 것은 허탈감뿐인 영수, 뜻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을 피해 이곳에 머무르기로 한 유일해는 일시정지된 공간에서 서로를 만난다. 이 소설은 죽음과 삶의 경계가 아니라, 지친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르는 정류장에 가깝다.

 

 

작품은 인생을 헛살았다는 자책, 비교와 경쟁 속에서 생겨난 억울함을 숨기지 않는다. 찢어버리지 못한 학급일지와 교무수첩은 영수가 살아온 시간을 증명하는 기록이자, 스스로를 쉽게 폐기하지 못하는 마음의 증거다. 그리고 열정이란 무엇인가라는 과거의 문장은 지금의 영수를 다그치기보다 조용히 다독인다. 불태우는 삶이 아니라, 매일 물을 주는 삶 또한 충분히 열정적이라고 말하면서.

 

 

작가는 결과에 집착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으나 실천하지 못하는 진실을 건넨다. 남의 시선에서 한발 물러나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붙드는 것, 그것이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고. 이 소설은 괜찮아지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다만 멈춰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삶에 지친 어른의 어깨에 조용히 손을 얹는다.

 

 

 

인생을 헛살았나. 대체 뭐 하려고 나는 그렇게도 애를 썼던가, 남들은 해외여행이다 뭐다 잘만 다니고, 학생들과 적당히 거리 두며 살아도 잘만 지내던데, 나는 왜 내 인생 한번 즐기지도 못하고, 가진 거라곤 남루한 옷 한 벌에 오래된 빌라 보증금뿐이던가.

억울하고 원통하여 집에 쌓아놓은 학급일지며, 교무수첩 등을 다 꺼내 처분하려고 학교로 가져왔다. 그중 하나를 집어 들고 허탈한 마음으로 살폈지만 도무지 찢어버리지 못하고 마우스만 붙잡고 있었다. 그러다 교감의 메시지를 받고 가슴 통증을 느낀 것이다.” p106

 

 

열정이란 무엇인가 하루하루 빠지지 않고 들여다보는 것.

뜨겁게 불사르기보단 꾸준히 물을 주는 것.

그리하여 죽어가던 꽃을 살리는 그 마음.” p111

 

 

일해는 쑥스러운 듯 뒷목을 쓰다듬었다. 딴에는 노력했지만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그래서 직업을 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다 닭뼈가 목에 걸려 이곳에 왔는데, 실은

현생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여기 남았다고.”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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