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스의 모자 - 빠른 세상, 느림보들의 성공하는 힘
로타르 J. 자이베르트 지음, 나종석 외 옮김 / 북캠퍼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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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간된 지 벌써 23년여가 지난 책이다.

당시에는 시간 관리라는 것이 생산 관리의 한 부분으로서 능률과 효율, 생산성 향상이라는 非개인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시기에 능동적 인생 설계라는 측면에서 개인적 관점으로의 접근이 이루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당히 혁명적인 접근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상당히 많은 책들이 '자기 계발'이라는 범주로 출간되었고, 상당히 많은 논의와 방향 제시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이렇듯 '개인적 시간 관리'에 대한 논의가 많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설계하고, 방향을 설정하며, 추진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지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느낀 감상 하나는... PPT를 책으로 엮어 놓은 것이 아닐까 였다.

PPT라는 것이 듣는자가 보았을 때 내용의 요약도 요약이지만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시각적 이미지 (글자 크기, 형태, 색상, 그리고 그림과 그래프, 표 등등 모두)를 잘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포인트인데 책에서도 일러스트를 상당 수 배치하여 읽는 자로 하여금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 같다.

게다가 내용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듯한 일러스트여서 좀 더 효과가 있다고 할 수있겠다.

그리고, 다른 감상 하나는...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work book이라는...

(내용과 관련하여 책의 내용을 찍은 사진을 많이 게시하는 것은 스포일 수도 있고 저작권 침해일 수도 있으니 자제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성공 프로그램의 수립과 실천을 위한 다양한 체크 시트를 제시하여 현재의 나와 희망하는 나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조급증에 대한 체크 시트, 내가 좌뇌형인지 우뇌형인지 알아보는 체크시트, 인생 점검에 대한 체크 시트 등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형태의 체크 시트를 작성하면서 가시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할까...

체크 시트를 작성하다보니 세세하게는 항목의 내용이 너무 광범위한 것도 있고, 이건 좀... 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래도 방향성을 확인해본다는 측면에서는 나름 괜찮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VUCA 세상에서는 확실한 미래는 없지만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을 멈출 수 없으니 자신의 내면 안정성과 확실성, 단순성, 명료성을 올바른 전략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 관리란 결국 속도 관리이고, 이전 까지의 속도 관리가 "가능한 빨리"였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감속과 시간벌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총제적 시간 관리와 삶의 관리 목표는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말한다.

"내가 여기서부터 어떻게 가야 할지 말해 주지 않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느냐에 달려 있지"라고 고양이가 말했다.

"아, 어디로든 상관없어..." 앨리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상관없지!" 고양이가 말했다.

슬로비스의 모자 중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재인용. p115

저자는 시간 주도권과 실효성을 잡아 성공적 인생으로 가는 4단계를 제시해준다.



1단계 : 비전과 모델 그리고 인생 목표를 발전시킨다.

인생 점검과 묘비명 쓰기를 해보라고 말한다. 더불어 소유하고 싶은 것, 하고 싶거나 달성하고 싶은 일, 꼭 되고 싶은 롤모델을 생각해보고 꼭 글쓰기를 통해 남겨놓아라...

2단계 : 인생 모자나 인생 역할을 명확히 한다.

인생 모자의 가짓 수를 줄이고, 비전을 세운다.

3단계 : 우선 순위를 일주일 단위로 효율적으로 계획한다.

중요한 일과 시급한 일을 구분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4단계 : 일상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한다.

일일 계획 실천을 생활화한다.

이와 같은 4단계의 성공 프로그램은 결국 슬로비스 (slobbies ; slower but better worling people, 느리지만 일을 더 잘하는 사람...)가 되기 위한 것이고, 이는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서 당당히 거절할 수 있는 고집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며,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몰입을 통해 행복감을 키워나가라고 말한다.

우리는 아니 나는 한번 사는 삶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난 또 다른 삶이 주어지기를 정말 간절히 바란다. 그것이 윤회이던 다른 차원에서의 삶이던...)을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의 조건은 개인마다 주어진 환경에서마다 다양할 것이고,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성공 (개인차가 있는 개념이지만...)을 위해 바쁘게 효율적으로 능률적으로 사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런 삶에의 자조섞인 회의감을 많이 듣는다. 지치고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이게 뭔가 싶은...

그래서 귀촌과 귀농을 꿈꾸기도 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간다며 사표를 내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고... 그렇게 하는가보다.

VUCA 세상에서도 현실을 도외 시 할 수 없는 평범인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생계를 위한 직장 생활과 그 속에서 삶, 시간, 모자를 그대로 가지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조금 천천히... 깊고 느리게 호흡하며... 나와 내 주변을 둘러보련다.

지금이라도 정말 내가 원하고, 내게 필요한 그 무언가가 찾아질 지도 모르니...

나는 당신에게 별을 딸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성장할 시간, 즉 성숙할 시간을 바란다.

나는 당신에게 새롭게 희망하고 사랑할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슬로비스의 모자 중 엘리 미흘러 <엘리 미흘러의 가장 아름다운 시들> 재인용. p257

뱀발1...

조급증에 대한 체크 시트 (p42~43) :

나는 조급증은 아니고, '침착의 힘'을 알고 있는 것으로...ㅎ

좌뇌형인지 우뇌형인지 알아보는 체크 시트 (p52~61) :

나는 좌뇌형 57점/135점, 우뇌형 24점/135점... 그러니까... 음... 음...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그런 어정쩡한 형... 난 각 지표의 양끝부분의 행동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군... 쩝

뱀발 2... 위에서 말한 VUCA란...

Volatility, 변동성 ; 세계는 계속 점점 더 빨리 변화하고, 주변 환경은 불안정해지고 있다.

Uncertainty, 불확실성 ; 미래 예측과 전략은 현실화하기 어렵다.

Complexity, 복잡성 ; 삶은 매우 복잡해져서 각각의 행위가 모두 중대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Ambiguity, 모호성 ;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라고 한다. (p26~27)

뱀발 3... 내 인생 모자...

지금 쓰고 있는 모자... 회사원, 아빠, 아들, 남편, 친구... 좀 단촐하군...

앞으로 쓰고 싶은 모자... 텃밭 농부, 수채화를 배우는 학생, 신변 잡기를 출간한 작가, 여전히 현역인 회사원, 어쩌다 낚시꾼, 지금보다 훠얼씬 솜씨있는 주말 요리사... 또 뭐 없을까???

여튼 난 아직도 4단계 중 1단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언제 끝낼 수 있으려나... ㅠㅠ

그런데... 이런 이런... 너무 많으면 안된다고 줄이라고 책에서 말했건만... 쯔쯔쯔... ㅡ.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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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게보단 벅차게 - 전역 후 나 홀로 세계 일주
우승제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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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이 되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 제일 먼저 씌여지는 것 중 하나가 여행이자 세계 일주라고 하더라.

젊은 시절 운이 좋은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겠지만, 그정도로 운이 좋은 사람이 많다면 '운이 좋은' 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겠지.

생계에 쫓기듯 살아오다 이제 정년 이후의 노년을 맞아 원하는 것이 세계 여행이라고 하면 그동안의 수고와 애씀에 대해 스스로 좋은 상을 주는 것이리라... 잘했어 쓰담쓰담... ㅎ

그런데 이 좋다는 것을 23살의 나이로, 본인 표현에 따르면 정말 준비도 제대로 못했음에도 옆집 놀러가듯 실행에 옮긴 이가 자신의 여행기를 엮어서 책으로 냈단다. (시작을 함께 해주는 출판사 칭찬합니다... ㅎ...)

여행기를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대개의 책들이 이런 구성을 하나 의구심이 들었다는 것이 첫 감상이다.

일단 여행 순서에 맞추어서 글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게다가 세계 일주와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두가지 여행 아니 경험이 뒤섞여 있어서 정신차리고 보지 않으면 어느 쪽인지 헷갈릴 수 도 있겠다.

게다가 앞부분에서는 저자가 전문적이거나 책을 많이 낸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투박함도 엿보인다.

여행기인데 거쳐간 곳의 감상이 많이 없네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영국은 그냥 거쳐가는 곳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105일에 걸친 세계 여행과 10개월 간의 워킹홀리데이의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글쓰기도 능숙해지고 이야기꺼리도 늘어나고 있는 그야말로 글쓰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라는 생각이 책을 덮는 순간 든다.

어느 날 외로움이 극에 치닫던 날 나는 무작정 아시안 마트에 들어가 소주 한 병을 샀다.

물론 같이 마실 사람은 없었지만.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던 나 자신이 젠가처럼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았다.

혼자하는 여행은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겠다. 특히 아는 사람 하나없는 타국으로의 여행은... 그래도 버텨낸 저자가 대견스럽다. 그래서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자기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는 것이겠지... (책 182페이지)

여행이라는 것 자체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장소 등등을 화려하게 표현하고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어쩌면 이 여행기는 조금 다르다.

유명 여행지의 사진도 그다지 많지않다. 뭐가 좋다 뭐가 멋있다... 그런 표현도 별로 없다.

이 책은 '한국'편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여행을 통해 읽는 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모든 것을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편에서 저자는 자신의 여행과 관련하여 질문을 받은 몇가지를 말한다. 그 중에서 내게 인상깊은 것을 정리하면...

저자는 로마에 가서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고 한다. 현금은 별로 없었지만 카드 분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카드 재발급을 신청해서 한달 이상이 걸린다고 하는 상황이니 각종 예약 (숙소, 교통 등)에 대한 불편과 곤란은 참으로 많았을 것이다. 그때, 저자는 한국인을 만나면 은행 어플로 계좌 이체를 하고,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계속했다고 한다.

요즘 이제서야 난 은행 어플을 설치하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서툴다.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의 절실함이 이런 곳에서도 나타나는구나 싶다. 나이들었다고 새로운 기기에 대해 거부하고 무시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이 세상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또 한번 느낀다.

요즘 아버지, 어머니도 나보다도 더 좋은 스마트폰으로 바꾸셨다. 처음에는 '이런 걸 뭐...'하시더니 손녀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시면서 배우신다. 최근엔 어머니가 내게 사진 편집을 가르쳐주셨다. 배워야 한다. 정말....

저자는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나기 전 일을 해서 경비를 모았다고 한다.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난 후 250여만원을 들고 출발했단다. 하지만 이런 저런 도움과 부모님의 송금을 필요로 했고, 결국 470여만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중 식비가 85만여원... 식비는 20%도 차지하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하루 한끼, 어쩔 땐 한끼도 못먹었다고 한다. 식도락을 즐기기 위한 여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하는 여행이 정말 좋을까 하는 의문이 든 부분이다.

정말 속된 표현으로 여행 잘 즐기고와서 병원비가 더 들어갈 것 같다는...

저자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니... 최선은 취사가 가능한 숙소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이라고...

여행은? 좋은 것...

여행은 대단한가? NO...

그럼? 여행은 대단한 것이 아니지만 여행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는 정말 대단...

돈을 잘 쓰는 것에는 물건이 아니라 경험에 사용하라고 했던가...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에서 그렇게 말했다. 정말이다...) 무엇을 가졌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가가 더 중요할 터이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는 누구나가 부러워할 그런 것이리라...

여행은 꼭 가야하는가? NO...

저자는 이렇게 말했지만 나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세계 여행은 꼭 가야하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그 대답은 NO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ㅎ)이겠지만 여행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멀리가야만 여행이 아니니깐...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행이란 결국 다른 사람들이 사는 곳에 몇일 자다가 오는 것이라고...

하룻밤 안자고 와도 어떤가? 내가 간 그 곳에서 그냥 멍하니 있다가만 오더라도 어떤가? 그것이 여행이고, 그것이 내 마음의 관리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일터인데...



모로코의 밤하늘인 듯 싶다. 나도 항상 가고 싶어하는 곳이 쏟아질 정도로 무수히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릴 적 (진짜 오래 전이군... 어릴 적이라... 내 중학생 시절...ㅋ) 밤하늘의 별을 잊을 수가 없다. 요즘은 새벽 두시 나혼자 별보러 다녀오겠다고 하면 쫓겨날 지도 모른다... 지금은 몸사려야할 시기다. 좀더 나이가 들면 아내나 아이들이 나몰라라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외국어도 못하고 용기도 없어 낯선 곳 특히 외국 나가는 건 무섭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제약을 많이 받는 요즘이지만 주말에 가족들과 가까운 국내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이런 책을 읽고서 이 정도의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아니다... 모두가 다 똑같을 수는 없으니... ㅎㅎㅎ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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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게보단 벅차게 - 전역 후 나 홀로 세계 일주
우승제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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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듯한 시간 흐름의 뒤엉킴 속에 성숙해버린 여행자를 볼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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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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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키호테... 돈키호테...

돈... 이라는 단어가 존칭의 표현이라고 하던데... 둘 중 어떻게 쓰는 것이 맞을까... 잠시 고민...ㅎ

저자는 소설 돈 키호테를 제대로 읽으면서 눈에 들어왔다지... 돈 키호테에서 음식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한 것이... 그래서 돈 키호테가 먹은 음식을 찾아 스페인을 여기 저기 왔다 갔다 하면서 맛보고 먹어보면서 이 책을 썼단다.

나 역시 생각해보니 돈 키호테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중학생 이나 그 이전에 읽은 것 같은데 그 또래를 대상으로 한 책들은 가감이 많으니 제대로라고 할 수 없을 것인데...

그런데 뭔가 구린 것이... 돈 키호테에 대해서 내가 상당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찜찜함은 뭐지...

감초...

약 방의 감초라 했던가... 대부분의 약에는 이 감초가 들어간단다...

모든 약재의 독성을 해독시키고 약재를 조화롭게 해주는 역할을 한단다.

그런데... 이 감초... 어감이 산초랑...

그래서 그런 것일까... 왠지 소설 돈 키호테가 친근하고 읽은 것 같은 것은...

돈 키호테에서의 산초... 산초... 산초... 감초...

하몽... 파에야...

스페인 음식은 이 정도 들어본 듯...

하기사 다른 나라 음식을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더욱이 그 이름을 어찌 알겠나 내가 말이다.

그래도 저자는 음식 이름보다도 그 재료가 되는 것으로 제목을 붙여주어 좀 낫다.

하지만 말이다... 하몽 뼈다귀 나 소 발톱... 이런 건 좀 그렇지 않나?? ㅡ.ㅡ

음식이라는 것은 그 나라 그 지역의 기후와 환경, 민족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차이가 발생하고, 고유의 음식이라는 것으로 자리를 잡는다.

17세기의 스페인에선 이런 음식들을 먹었나보다.

그런데 은근 우리네 음식과 상당히 닮은 것도 보인다.

결국 식재료라는 것이 조금 한정적이고 조리 방법도 무한하지 않은 탓일까? 설마 그 옛날에 요즘의 수비드라는 조리법을 사용했을 것도 아니니 현대의 음식 조리 방법이 더 다양하지 않을까...

소설 속에서도 그렇게 음식을 통해 친해지고 위안받는 것을 보면 돈 키호테의 모험만큼이나 산초의 먹성이 소설을 끌고가는 힘이 아니었나 싶어진다.

게다가 소떼들과의 한 판에서 처절한 패배를 당한 돈 키호테를 다독이는 산초가 옆에 있어 돈 키호테의 여정은 계속된 것이니 말이다.

적어도 제 손으로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요. 차라리 구두 수선공처럼 가죽을 이빨로 꽉 물고 끝까지 잡아당길 겁니다요. 하늘이 정해 주신 날까지, 끊임없이 먹으면서 제 생을 이어갈 겁니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만큼이나 미친 짓은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헛소리 좀 하지 마시고 일단 뭣 좀 드세요. 배를 좀 채우고 풀밭을 이불 삼아 누워 눈을 좀 붙이세요.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좀 편안해져 있을 겁니다.

돈키호테의 식탁. p247~248.

소들에게 패배하고 난 후 굶어 죽겠다며 자포 자기하고 있는 돈 키호테에게 산초가 하는 말...

무엇보다도 돈 키호테나 산초는 푸대접받는 객주나 공작의 섬에서 받은 대충 만들고 상하기 직전의 재료를 이용한 그 음식들도 진수 성찬으로 바꾸어버리는 마음과 위를 가졌다는 것이 더 대단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음식이라는 것은 아무리 진귀하고 값비싼 재료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먹는 사람의 입 맛도 중요하고,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도 중요하다. 몇 일 굶은 사람에게 뭐가 안맛있는 음식이겠나만은 돈 키호테와 산초는 그런 것을 초월한 어떤 것이 있는 듯 하다.

내가 그들을 대접하는 요리사라면 맛있게 먹어주는 그들을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 것 같다.

저자의 스페인 음식 소개 글을 보고 있으면 그 맛은 상상이 잘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여하튼 먹고 싶다, 먹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입가를 떠나지 않는다.

비릿한 염장 청어도 그렇고... 너무 너무 달디단 디저트들도 그렇고... 치즈와 말린 고기들... 감자탕이 떠오르는 하몽 뼈다귀... 하다 못해 빵 부스러기까지...

돈 키호테와 산초처럼 자유로운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세계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

오늘은 그 곳들 중에서 스페인을 만끽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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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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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 빠에야, 이베리코... 스페인 음식은 낯설다. 하물며 17세기 돈키호테가 활약하던 그때의 음식은 지금과 또 다를테지만... 저자의 설명과 묘사는 스페인 음식에 대한 무한 상상과 막연한 먹성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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