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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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키호테... 돈키호테...

돈... 이라는 단어가 존칭의 표현이라고 하던데... 둘 중 어떻게 쓰는 것이 맞을까... 잠시 고민...ㅎ

저자는 소설 돈 키호테를 제대로 읽으면서 눈에 들어왔다지... 돈 키호테에서 음식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한 것이... 그래서 돈 키호테가 먹은 음식을 찾아 스페인을 여기 저기 왔다 갔다 하면서 맛보고 먹어보면서 이 책을 썼단다.

나 역시 생각해보니 돈 키호테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중학생 이나 그 이전에 읽은 것 같은데 그 또래를 대상으로 한 책들은 가감이 많으니 제대로라고 할 수 없을 것인데...

그런데 뭔가 구린 것이... 돈 키호테에 대해서 내가 상당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찜찜함은 뭐지...

감초...

약 방의 감초라 했던가... 대부분의 약에는 이 감초가 들어간단다...

모든 약재의 독성을 해독시키고 약재를 조화롭게 해주는 역할을 한단다.

그런데... 이 감초... 어감이 산초랑...

그래서 그런 것일까... 왠지 소설 돈 키호테가 친근하고 읽은 것 같은 것은...

돈 키호테에서의 산초... 산초... 산초... 감초...

하몽... 파에야...

스페인 음식은 이 정도 들어본 듯...

하기사 다른 나라 음식을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더욱이 그 이름을 어찌 알겠나 내가 말이다.

그래도 저자는 음식 이름보다도 그 재료가 되는 것으로 제목을 붙여주어 좀 낫다.

하지만 말이다... 하몽 뼈다귀 나 소 발톱... 이런 건 좀 그렇지 않나?? ㅡ.ㅡ

음식이라는 것은 그 나라 그 지역의 기후와 환경, 민족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차이가 발생하고, 고유의 음식이라는 것으로 자리를 잡는다.

17세기의 스페인에선 이런 음식들을 먹었나보다.

그런데 은근 우리네 음식과 상당히 닮은 것도 보인다.

결국 식재료라는 것이 조금 한정적이고 조리 방법도 무한하지 않은 탓일까? 설마 그 옛날에 요즘의 수비드라는 조리법을 사용했을 것도 아니니 현대의 음식 조리 방법이 더 다양하지 않을까...

소설 속에서도 그렇게 음식을 통해 친해지고 위안받는 것을 보면 돈 키호테의 모험만큼이나 산초의 먹성이 소설을 끌고가는 힘이 아니었나 싶어진다.

게다가 소떼들과의 한 판에서 처절한 패배를 당한 돈 키호테를 다독이는 산초가 옆에 있어 돈 키호테의 여정은 계속된 것이니 말이다.

적어도 제 손으로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요. 차라리 구두 수선공처럼 가죽을 이빨로 꽉 물고 끝까지 잡아당길 겁니다요. 하늘이 정해 주신 날까지, 끊임없이 먹으면서 제 생을 이어갈 겁니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만큼이나 미친 짓은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헛소리 좀 하지 마시고 일단 뭣 좀 드세요. 배를 좀 채우고 풀밭을 이불 삼아 누워 눈을 좀 붙이세요.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좀 편안해져 있을 겁니다.

돈키호테의 식탁. p247~248.

소들에게 패배하고 난 후 굶어 죽겠다며 자포 자기하고 있는 돈 키호테에게 산초가 하는 말...

무엇보다도 돈 키호테나 산초는 푸대접받는 객주나 공작의 섬에서 받은 대충 만들고 상하기 직전의 재료를 이용한 그 음식들도 진수 성찬으로 바꾸어버리는 마음과 위를 가졌다는 것이 더 대단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음식이라는 것은 아무리 진귀하고 값비싼 재료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먹는 사람의 입 맛도 중요하고,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도 중요하다. 몇 일 굶은 사람에게 뭐가 안맛있는 음식이겠나만은 돈 키호테와 산초는 그런 것을 초월한 어떤 것이 있는 듯 하다.

내가 그들을 대접하는 요리사라면 맛있게 먹어주는 그들을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 것 같다.

저자의 스페인 음식 소개 글을 보고 있으면 그 맛은 상상이 잘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여하튼 먹고 싶다, 먹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입가를 떠나지 않는다.

비릿한 염장 청어도 그렇고... 너무 너무 달디단 디저트들도 그렇고... 치즈와 말린 고기들... 감자탕이 떠오르는 하몽 뼈다귀... 하다 못해 빵 부스러기까지...

돈 키호테와 산초처럼 자유로운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세계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

오늘은 그 곳들 중에서 스페인을 만끽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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