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요새 영화가 워낙 재밌어서 안 좋아할 사람들이 없긴 할테지만 밀양에서 살다보니 부산까지 영화를 보러가면 하루종일 밖에서 지내게 된다. 하루종일 집에서 해방되어 서면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가끔 어른이 된 듯한 느낌도 가지게 된다.
원래 혼자 잘 노는 성격이다 보니 혼자 영화보러 다니기도 했지만 역시 약간 뻘쭘한 느낌이 있어서 정말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라면 보러 가지 않는다. 부모님과 간다고 하면 자주 보긴 하지만 내가 보고 싶던 영화는 종종 애니메이션이 섞여 있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하지만 부모님이 보신다는 영화를 보면 결국 나도 그 영화를 보게 되어 보려고 벼르던 영화를 못보게 되기도 했다. 기억도 안날때부터 영화를 같이 보다 보니 부르스 윌리스나 톰 크루즈, 톰 행크스가 나오는 영화가 좋고 성격상 아빠와 취향이 비슷해서 액션물로 마음이 뺏길 때가 많다.
그런데 올해 얼마 전 부터 영화 같이 보러 다니는 친구가 생겼다^^ 바로 친척 기환이 오빠. 올해 29살로 나보다 나이가 한~~참 이나 많지만 언제부터인가 명절 때 만나게 되면 영화를 보여준다며 데리고 다녔다. 그땐 내가 12살 정도 되서 15세 영화를 보기가 껄끄러웠다. 그래도 우리 오빠도 있고 대학생인 친척 언니도 있어서 15세 영화를 보기도 했다-_-;
명절마다 보여주던 영화가 올해 2월 쯤인가? 그때부터 한달에 한번씩 보여준다는 약속을 했다! 내가 아니라 기환이 오빠가. 사실 무척, 정말 정말 고마웠다ㅠ_ㅠ 내가 혼자 보러 오면 뻘쭘한건 둘째쳐도 돈도 많이 들고 아는데도 별로 없어서 재미가 별로 없다. 요샌 정말 정기적으로 영화를 보러 부산으로 가고 있다-_-;
14살이나 작은 동생을 데리고 다니기는 참 귀찮을 텐데 너무 고맙다. 그것도 자진해서 그렇게 해준다는게 우리오빠보다 잘해주는 것 같다-_-^ 다행히도 영화 취향이 비슷해 영화 선정에 별 문제가 없다. -그렇다고 애니메이션은 보자고 못하겠다. 그리고 최근엔 재밌는 헐리우드 영화가 많이 나왔다-
이번 달엔 벌써 만났었는데 고맙게도 그 날이 내 생일로 잡아 줬다. 내 생일은 5월 5일이라 공휴일이라서 놀러다니기 딱 좋은 날이다. 만약 기환이 오빠가 아니였다면 집에서 컴퓨터나 하면서 생일을 재미없게 보냈을 텐데 내 생일을 기억해서 불러준게 고마웠다. 생일 은근슬쩍 말하길 잘했지~~
생일 날 영화도 보여주고 밥도 사주고 선물까지도 줬다. 뭐, 선물은 의도에 없었던 것 같은데 내가 씨디를 사려고 하니까 씨디를 빼앗아 계산해서 나한테 줬다. 받고 나서 생각해보니 좀 속보이는 행동이었던 것 같은데 난 진짜 사달라는 생각 하지 않았다고!-_-;
영화 취향도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사가 비슷하달까, 만나면 평소엔 말이 없는 나도 종알종알 떠들어 댄다. 어려서 부터 언니 오빠들과 잘 놀아서 별 어색함도 없고 오빠가 나한테 잘 맞춰줘서 무척이나 편하다. 요새 하고 있는 운동 경과라던지 학교 미래 이야기 라던지 친구들에게는 하지 않는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나로선 의지도 많이 된다. 만날 때 마다 조금씩 조금씩 서로 맘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나만이 아니라 오빠도. 가족이야기라던가 친구 이야기라던가. 그런 친구가 생기게 해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는데 뜻밖에서 기환이 오빠가 나한테 이런 존재가 될지 몰랐다. 그렇지만 무척 만족하고 기쁘다.
다음 달엔 다빈치 코드를 보러 가기로 했다^^ 우리 나라에도 꼭 개봉해야 할텐데. 7월달엔 캐러비안의 해적 2편이 개봉한다. 죠니 뎁과 키이라 나이틀리도 무척 좋아해서 너무너무 기대된다. 무엇보다 바다에 관한 이야기라 캐나다 항해 학교를 꿈꾸고 있는 나로선 조금 남다르게 다가온다. 게다가 액션 물이니, 나를 위한 맞춤 영화라는 느낌도 든다^^
만날 때마다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열심히 뜯어 먹으면서 다음엔 내 용돈으로 같이 보자고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