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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한 남자를 둘러싼 두 여자의 심리 싸움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이 나왔다. <허즈번드 시크릿>(2015,마시멜로)을 시작으로 <정말 지독한 오후>(2016,마시멜로)에 이어 이번 작품인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를 포함해 세 권의 작품을 읽었다. 그녀의 소설이 출간 될 때마다 매번 벽돌 두께마냥 두터운 두께를 자랑하지만 그 어떤 주제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드라마를 한 편 보는 것 마냥 페이지가 쉬이 넘어간다. 다만, 그녀의 작품에 있어 아쉬운 점이라면 페이지가 쉽게 넘어감에도 이해 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로 보여지는 결말이다. 쉬이 이해 할 수 없지만 같은 문화권이 아니기에 넘길 수 있는 문제들이 발생되고,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결말로 접어들었을 때 그들의 선택이 결코 마음 속 깊이 스며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재밌는 미국 드라마 한 편을 산뜻하게 봤지만 잔영이 남을 정도로의 아쉬움이나 한 번 더 재독하고 싶을 정도의 마음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이해하지 못하는 차이의 갭이 어느 정도는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은 참으로 쉽게 재밌게 읽힌다.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는 한 남자를 둘러싼 두 여자가 벌이는 심리 게임이다. 최면 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35살의 싱글인 앨런은 부인의 죽음으로 8살 아이를 기르고 있는 핸섬한 패트릭과 연애하게 된다. 그는 첫 데이트에서 그를 스토킹하고 있는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첫 데이트의 좋은 분위기로 인해 그의 말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의 그림자를 밟고 다니는 여자는 그가 예전에 만났던 연인인 사스키아였다. 그녀와는 몇 년전 헤어졌지만, 그녀는 헤어졌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그를 쫓아 다니고, 심지어 그의 8살 난 아들 책을 보호하기도 한다. 두 여자가 잘생긴 남자인 패트릭을 사랑하는 감정은 같지만 한 여자에게는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애정'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고, 또 한 여자에게는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집착'이라는 말을 쓰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붙일 수 없는 애정을 사스키아의 행동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앨런은 그런 사스키아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껴 그녀를 만나보고 싶어하지만 그녀가 인지하지 못한 어느 날 두 사람은 이미 만나기도 했다. 서로의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그녀의 행동들이 맞부딪쳤을 때 두 여자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가 궁금했던 책이었고, 무엇보다 색깔이 다른 사랑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던 책이었다. 사랑과 집착은 동전의 양면처럼 부를 수 있는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보여지는 복잡 미묘한 순간들이 너무나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어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었다.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하나하나를 인식하며 읽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