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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평점 :
콕콕콕, 찔러주고 눌러주는 국가의 진짜 모습을 그려내다.
2007년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즐겨읽지 않았으나 당시 우석훈 경제학자와 박권일 기자가 함게 쓴 책 <88만원 세대>(레디앙, 20017)가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이었다. 그 분야의 책을 읽지 않아도 한 번쯤 뉴스나 신문을 통해 들어봤을 '88만원 세대'라는 용어가 수십번, 혹은 수백번 들려 올 정도로 당시 청춘들을 대변하는 용어였고, 책이 출간된지 십 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그들을 대표하기도 한다.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음에도 나는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그 단어가 너무 듣기 싫었고, 표지에 그려진 사람이 마치 인형처럼 돌아가는 그 형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전 시대보다 더 나아갈 수 없는 도돌이표 같은 생활에 빠져나올 수 없는 세대의 지옥같은 모습이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애써 피하려고 해도 두 사람의 글을 하나의 좌표가 되어 청춘들을 대표하게 되었고, 얼마 전 뉴스로 본 청년들의 실상에 대한 뉴스는 이보다 더 참담하게 느껴졌다. ('88만원 세대보다 더 아래의 금액으로 받는 세대'가 등장했다, 라는 뉴스였다.)
경제학자인 우석훈의 <국가의 사기>는 콕콕콕, 찔러주고 눌러주는 국가의 진짜 모습을 거침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이전에 내가 느꼈던 것처럼 보는 것만으로 싫을 수 있지만 이전과 달리 요즘은 사회의 그런 과정 까지도 피하지 않고 글을 통해 접하고 있다보니 놀랍기 보다는 그저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책을 읽기 전 그의 프로필을 보다가 슬며시 미소가 지어질만큼 간략하면서도 솔직한 속내의 글귀로 그를 나타내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믿음직스럽게 느껴졌고, 그의 프로필만 보아도 경제학자 우석훈이 말하는 국가발 사기 프로젝트에 대해 과감없이 말하겠구나 싶었다.
나라의 위급한 상황이 오면 나라는 한 개인의 생명을 책임지기도 하지만 개개인의 생명이 모여 나라를 위협하는 이들을 위해 목숨을 마친다. 그러면서 나라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주기 이전에 당신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온다. 개인의 잔인한 선택을 종용했고, 우리는 의무감처럼 그것을 받아들였던 시대도 있었다. 위의 이야기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등장했던 한 장면의 대사였다. 그 장면의 대사를 몇 번이고 돌이켜 보면서도 그 말이 굉장히 서럽게 느껴진 동시에 잔인한 폭력처럼 느껴졌다. 시공간을 떠나 만약 다시 그런 상황이 그려진다면 우리에게 그런 질문들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의 사기>는 경제와 정치, 문화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동시에 우리나라가 가고 있는 발걸음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를 조목조목 짚어주는 책이다. 시대적으로 우리는 이전보다 한발짝 나아가고 있지만 광고, 주식, 은행, 신용, 교육, 관트리피케이션, 기업, 공무원등 병폐로 자리잡고 있는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잘못된 관례로 흘러내리는 세금의 누수와 그것들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이야기까지 총 4장의 이야기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다. 원전 마피아니, 자원외교, 4대강, 도시재생등 TV만 틀었다하면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이야기를 그의 책을 통해 읽고 있으니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달리 잘못된 선택의 말로로 인해 좌표측이 저만치 떨어져 나가있는 것만 같다. 뉴스를 통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거침없는 설명으로 지금껏 우리가 해 온 선택들이 다른 나라들과 어깨를 견주어 나가기 보다는 자꾸만 뒤로 후진을 해서 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얼마나 더 우리가 한 선택들, 나라가 한 틀어진 틀을 맞춰야 할 것인지 암담하기만 하다.
과도한 관심과 무관심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그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고 자본주의 시대에서 누구와 함께 마음의 점을 찍는 것이 하나의 행복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의 좌표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테두리라고 생각하는 나라의 본 모습을 생각하고, 사기 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가는 일. 어렵지만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