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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수학자 - 캔버스에 숨겨진 수학의 묘수를 풀다 ㅣ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광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에 보이는 수학적 원리.
예전에는 아무리 유명한 명화도 누가 그렸는지, 어떤 제목의 그림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미술책을 보게 되었고, 보다보니 너무나 재밌고, 흥미로운 분야였다. 똑같은 그림을 보아도 그림에 대한 다층적인 면들과 작품에 대한 얽힌 이야기에서부터 그 그림을 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 폭의 캔버스에 숨어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했다. 화수분처럼 끝없이 쏟아지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자꾸만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며 그림을, 화가의 작품을 보게 되었고, 각기 다른 분야의 시선으로 미술관에 다녀간 화학자, 의학자, 인문학자에 이어 수학자 시리즈인 어바웃어북의 지식 교양 총서인 미·지·인 시리즈를 좋아한다.
<미술관에 간 의학자> 시리즈를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 이번 <미술관에 간 수학자>편이 기대가 많이 되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수학 원리에 약한 나는 이 책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림이 이토록 수학적인 원리로 점과 선 면과 색을 표현해 냈고 원근법과 대칭으로 그려내다니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분명 이 모든 것을 숙지하고 그렸을 것이라 생각하니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놀랍게 느껴졌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 역시 말하지 않아도 이것이 동양의 그림인지 서양인지 그림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우리의 그림이 먼 것과 가까운 것의 차이를 두지 않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와 마사초의 작품 '성삼위일체'를 비교해 보는 그림도 인상적이다. 그러고 보니 서양의 많은 그림들을 보면 마치 조각을 보는 것처럼 공간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그림이라는 것을 놀란 적이 있는데 반해 우리의 그림은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듯 여백을 중시하면서도 공간감있게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잘 그린 그림에서 보여지는 소설점이나 원근법, 황금 비율의 원리를 <미술관에 간 수학자>에서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몬드리안의 그림이나 마그리트, 카유보트등 시대의 미술을 그린 이들의 그림의 원리는 산술과 기하였다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미소 역시 황금비율로 그려진 그림이고 각각의 그림 속에서 보여지는 비율 속에서 또렷하게 그려지는 어떤 도형들이 이 면, 저 면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그림이 원리가 인간이 가장 구현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황금비를 통해 나타내고, 그것에 대해 또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미 예술을 통해 미의 시선이 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들이 쌓아온 많은 걸작들이 걸어온 길을 파헤쳐 보면 그림의 원리가 수학적으로 증명되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손길에서 다시금 보이지 않는 수를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롭고 재밌기도 했지만 확실히 이전과 달리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면에서는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