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일주일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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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관철시키는 소설.


 아일랜드에서 가장 받는 소설가로 알려진 메이브 빈치는 소설가 뿐만 아니라 극작가,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녀의 작품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인간 본성에 관심과 애정을 두고 있는터라 늘, 결말은 독자의 예상 밖의 이야기를 내놓는다고 한다. <그 겨울의 일주일>은 사후에 발표된 마지막 작품이다. 목차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차례대로 10명이 적혀져 있고, 티저북에서는 치키와 리거, 올라의 이야기만 그려져 있다.


"인생은 한 번 뿐이야. 치키. 부모님이 우리 인생을 대신 살 수는 없어. 우리 인생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 해. 우리 부모님은 내가 이런 낯설고 황량한 땅에서 돌아다니기를 바랐을 것 같아? 신나게 즐기기나 하면서? 아니, 부모님은 내가 컨트리클럽에서 좋은 집안의 딸들이랑 테니스나 치기를 바라지. 하지만 여기가 내가 있고 싶은 곳이야. 간단해." - p.12


삶의 한 순간에 만나게 된 남자와의 만남으로 치키는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반짝거리는 남자 월터와 함께 한다. 내가 살던 모든 것을 놓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 사랑하는 남자와 정착하는 곳이 '천국'이겠지, 싶지만 꿈꾸는 동화와 달리 그녀의 사랑은 짧게 끝이 나고 만다. 생각한 것과 달리 월터는 그녀를 처음 사로잡았던 것처럼 자유로웠고, 아무도 없었던 그녀는 월터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남자의 사랑은 바람처럼 떠나가 버린다. 월터와 살면서 그녀는 그의 부모님에게 편지로 현실과 다르게 안락하고 풍족하며, 사랑받는 아내로서, 여자로서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녀의 편지는 바램이었고, 소망이었지만 현실은 조각난 접시처럼 처참했고,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는 일자리를 구해 돈을 모은다.


그렇게 돈을 모아 아일랜드 서부에 있는 허물어질 위기가 있는 저택을 구매해 스톤하우스 호텔모 변호 시킨다. 호텔이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져 있고, 그곳에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는 책이다. 마치 '성냥팔이 소녀' 동화처럼 성냥을 이용해 불을 하나 둘 피우면 갖고 싶어하는 것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 것처럼 메이브 빈치의 소설은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희망'을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가 싶다.


'선의의 거짓말'로 자신의 심경을 대신해 이야기를 꾸며냈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친척, 이웃들은 그것을 받아들인다. 다행히 그녀의 작은 거짓말이 엮이고 엮어 평온함을 얻기는 했지만 삶은 늘, 어딘가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다. 그것을 가리고 살아가는 치키의 삶을 보면서 그것 또한 삶이구나 싶기도 했고, 작은 이야기가 엉뚱하게 엮어 다시 바르게 펴진다는 면에서 인생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길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그녀가 만들어낸 호텔 스톤하우스의 주인장으로 그녀가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 더 읽어보고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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