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유쾌하면서도 블랙유머의 진수가 느껴지는 과할 스릴러.


영화 '마션'의 유명세로 영화의 원작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영화의 흥행만큼이나 앤디 위어의 소설 <마션>은 독자들의 입소문에 이내 베스트셀러가 될만큼 호응이 컸던 작품이다. 페이지가 두툼했지만 그의 필치는 그 어떤 작가에 비견 할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고, 유머감각이 있다. 소설이라면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고 보는 나에게는 SF소설은 독특하지만 신선했고, 때론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부터 과학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책이나 영화에서 보는 과학적인 픽션들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세상들을 보여준다. 몇 십년 전, 혹은 몇 백년 후의 우리의 모습을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당장 인간의 앞날을 모르는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 보다는 두려움, 혹은 살아가야 할 내일에 대해 고민하고 조바심을 느끼곤 한다.

앤디 위어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깨고, 최초로 화성에 발을 디딘 한 남자가 생존을 향한 고군분투기를 그린 것이 <마션>이라면 <아르데미스>는 이전보다 더 깊고 단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 <아르테미스>는 달 위에 건설한 도시다. 이번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달에서 십수년째 살고 있는 재즈 바샤다. 천재적인 머리를 갖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그는 그가 가고픈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하고 늘, 낙방하여 짐꾼으로 일하고 있다. 부업으로는 밀수도 하며 하루하루 생활을 영위하지만 어느날 그는 돈이 많은 이의 제안을 받게되고, 돈을 위해서라면 가뿐히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가 내놓은 패를 주어 담는다. 그의 미션을 하나하나 성공할 수록 재즈는 생각하지 못한 미로 속으로 뛰어들어가게 되는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앤디 위어의 글은 과학적이면서도 유쾌한 입담을 자랑한다. 피식하며 웃게 되는 블랙유머가 곳곳에 숨어져 있고, 읽다보면 과학적 지식이 풍부하게 베어져 나와 과학과 문학, SF와 스릴러의 조합이 콤비를 이루어 적절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이 좋은 이유는 무조건적인 선과 악이 아니라 유쾌하면서도 따듯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재즈를 중심으로 많은 이들의 사람들이 개성있게 등장함으로서 아르테미스의 인간군상을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분명 그가 그리는 도시는 지금의 우리와 양상이 많이 다르지만 글을 읽다보면 살고 있는 곳만 달랐을 뿐, 인간의 욕망이나 그들이 그리고 있는 인류애에 대한 생각들은 여지없이 우리와 궤를 함께하고 있다. 이토록 박학다식한 수학적인 재능과 과학, 화확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학문이 <아르테미스>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어 읽는 내내 지식적인 재미와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또한 소설 《아르테미스》에는 여주인공의 출신지인 사우디아라비아부터 노르웨이, 러시아, 케냐, 라틴아메리카 등의 다양한 인종들이 나옵니다. 달이란 그런 곳이니까요.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도 '소유'한 곳이 아니죠. - p.10

앤디 위어의 <아르테미스>를 시작하기 전 서문에 쓰여져 있는 글이다. 그의 글이 좋은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한계를 스스로 그리지 않고 다양한 인종들과 영토, 무구한 신비가 담긴 달에서의 모습들이다. 선을 긋지 않고 기발하게 하늘의 공간에 집을 짓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앤디 위어의 이야기는 그곳에서 매혹적인 도시를 만들고, 다시 그곳에 살고 있는 인물들을 덧대어 기발하고, 놀라운 범죄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의 놀라움과 흥미를 이끌어 낸다. 그 어떤 작품보다 경계를 명확히 그려내지 않고, 자신만만하게 색깔을 드러내는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아주 재미있다는 말이 아쉬울 정도로 이야기 속에 푹 빠져 들어가 그가 그려내는 도시 속의 인물이 되어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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