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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 풍요 - 나노 기술이 이끄는 우리 삶의 변화
에릭 드렉슬러 지음, 임지원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불안정한 미래에 대해 급진적인 미래의 표본을 내려다 보는 책.
시간이 날 때면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나 영화를 다시 찾아보곤 한다. 어렸을 때는 그저 좋아하는 배우에 이끌려 영화를 봤더라면 요즘은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성이나 극의 배경이 되는 풍경에 눈길이 간다. 몇 년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4명의 남자주인공들이 모여 각자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면서 예전에는 물을 사먹을 줄 몰랐다, 개인 손전화기가 있을 줄이야 상상을 못했다며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페이지가 몇 십장도 넘어가지 않는 가운데 급진적인 기술 발전이 가져 오면서 겪는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몸과 머리는 그 풍요로움에 매치되지 않아 한편으로는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글을 쓰기 이전 까지도 뉴스에서는 내년부터 시급이 오르기 때문에 알바생을 쓰는 대신 무인으로 가게를 운영하거나 기계를 써서 인력을 줄이는 사업장이 많아 졌다고 한다. 우리에게 급진적 풍요로움은 인간에게 좋은 변화를 주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기계를 등에 업고 경쟁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깊은 의문이 든다.
4차 산업에 대해서는 대선 때 많은 대선후보들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말을 할 때 처음 접했다. 에식 드렉슬러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동력인 '나노기술'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고, 이런 새로운 방식이 어떻게 혁명적으로 산업을 이끌고, 개인의 삶에 있어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릭 드렉슬러는 나노과학의 창시자이면서 동시에 대학에서 우리가 그동안 거쳤던 농업, 산업, 정보 혁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잘 다져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분자 나노기술이라는 분야에 대해 최초로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APM혁명 즉, 원자 정밀 제조 혁명을 통해 물질적 제품을 생산하는 새로운 수단을 제공 할 수 있다. 농업, 제조업, 컴퓨터 연산 능력의 생산성은 10배에서 100만배까지 치울 수 있고, 생산적인 규모의 범위는 급진적으로 확장해서 문명의 물질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 말하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산업혁명으로 미쳐왔던 지구 환경이 미치는 효과는 줄어들 것이라 하니 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새로운 물질에 대해서는 빠르게 전파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가 말하고 있는 분자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익숙하게 들어본 개념이 아니라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양한 산업에서 분자나노기술이 필요하고, 효율적인 결과로 인해 이전의 세대보다 훨씬 더 풍요로움을 만끽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래의 관점으로 '일관성'있게 개발하는 것이 필요로 한다고 에릭 드렉슬러는 조언하고 있다. 맥을 이어가는 개발이 아닌 약간의 나노기술을 써서 잠깐 맛을 보는 것은 인간의 노동력을 줄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인 부의 양극화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그가 개발한 분야의 과학은 디지털 시스템에서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하다. 사람의 몸처럼 하나하나 세포가 있고, 핏줄과 신경이 연결되어 있고 다시, 피부가 덮여져 있는 것처럼 그가 개발한 나노기술 또한 여러 결의 전선과 같다.
아직까지 그의 나노기술을 개발 중에 있어 APM 수준이 서서히 스며드는 중이지만 어느 순간 우리가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전달될지도 모르겠다. 그의 저서인 <급진적 풍요>를 읽을 때도 새로운 기술 발전에 대한 경이로움 보다는 미래에 대해 무서움을 느꼈던 이유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기술의 진보였다.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간이 느끼는 위축감, 기회, 선택의 폭이 줄어든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되지는 않을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각 분야에 스며드는 기술적 혁신은 더 진보되어 가는 과정에 과연 나는 이전과 같이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기술적 혁신을 바라는 쪽에서는 그의 책이 무한한 가능성과 한보 더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큰 그림이 될 수 있으나 과학과 기술의 혁명이 곧 인간에게 여러 환경 면에서 이전보다 더 나아가는 삶을 추구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되는지는 깊이 통찰해 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에릭 드렉슬러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좋은점과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내 놓는다.
무조건적인 기술의 도입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우리는 좋은 점에 대한 부각 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아날로그 시대에도 머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사회의 물결이 이제 정밀하고, 세밀한 기술까지도 나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4차 혁명의 시대로 빠져 들었음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