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 : 주사위는 던져졌다 레오나 시리즈 The Leona Series
제니 롱느뷔 지음, 박여명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주인공의 성격을 드러내는 첫 발걸음.


내게는 그런 삶이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이러한 인생을 얻기 위해 매일매일을 싸워야만 했다. 그리고 자문했다. 대체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 - p.302


가제본을 통해 책을 먼저 읽었을 때는 '레오나'가 만든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많은 추리소설을 읽어봤지만 이토록 무모하고 잔인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그녀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보통은 형사와 범인, 이 두 개의 추 가운데 작가의 역량이 한쪽으로 기울며 그들에 관해 왜 범죄를 저질렀고 그럴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하지만 제니 롱느뷔가 쓴 <레오나>는 다양한 양상의 주인공을 그려냈다. 어느 날 온몸이 피범벅이 된 한 소녀가 스톡홀롬의 한 은행에 나타나 돈가방을 가져가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레오나'의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편의 아내, 사건의 면면을 날카롭게 수사하는 형사의 길을 레오나는 겉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여자사람으로 보여지지만 그녀의 삶 깊숙히 들어가보면 마치 '지킬 앤 하이드'와 같은 어두운 가면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몸피 만큼이나 큰 자신의 곰인형을 다시 품에 안고 픈 마음과 아빠의 말을 잘 들으면 자신이 원하는대로 해준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올리비아는 그들이 계획한 은행 한가운데로 가 녹음기를 튼다. 그렇게 여러번 아이는 사건의 한복판에 있고, 그 누구도 스톡홀롬에서 벌어진 세 번의 은행 강도 사건 속에서 아이를 구해내지 못한다. <레오나>는 시간의 흐름이 교차하면서 올리비아와 레오나의 삶을 보여준다. 바쁘지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사는 워킹맘으로서의 레오나는 일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아웃사이더 같은 면을 보인다. 자신의 남편인 페테르와의 관계 역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으며 두 아이들 역시 엄마인 레오나보다 아빠를 더 따른다. 두 아이만큼은 오롯하게 나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레오나의 마음과 달리 아이들은 그녀의 곁에 머무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부모님과 두 오빠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자랐을 셋째 아이인 레오나는 남편 페테르가 생각한 것과 달리 엄한 아버지와 아버지의 말에 벌벌 떠는 엄마 무심한 오빠들의 시선을 받고 자라왔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눈에 들지 않으면 어두운 지하실에 갖혀 살았던 레오나는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12년 베테랑 형사가 되어도 그녀의 삶에 어둡게 비추고 있다. 유년시절의 기억은 삶을 알아가는데 있어 얼마나 많은 영향이 있는가를 작가는 말하고 있고,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폭력이었는가를 레오나를 통해 잘 드러낸다.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는 레오나가 안쓰럽게 느껴졌으나 이내 그녀는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아내와 엄마, 형사로서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상황으로 발걸음을 옮겨나간다.


그녀만의 속풀이이자 재테크(?)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을 디뎠던 행동은 이내 그녀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만든다. 하나의 상처가 곯아 도무지 손 쓸 수 없는 상처로 전이되는 것처럼 레오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근거와 대안 없이 무책임한 행동으로 스스로 자신의 목을 죄이며 1권이 끝이난다. 레오나와 올리비아의 삶은 닮아있고, 왜 레오나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가에 대한 근거는 뒤의 이야기를 통해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우선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의 주변에 많은 것들이 산적해 있고, 스스로 자행한 것이기에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제니 롱느뷔는 왜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냈을까하는 의문이 작가의 프로필을 읽음으로서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지만 그녀가 그리는 '레오나'의 모습은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첫 시작점이기에 단순히 악질적인 캐릭터라는 인식 보다는 앞으로 펼쳐져간 이야기를 더 면밀하게 읽은 후에 판단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이 무모하고도 황당한 일을 만든 레오나의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그런 일을 벌일 수 밖에 없는 근거가 탄탄하게 그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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