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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평점 :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그들의 이야기.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피터 스완슨의 새로운 작품이 출간되었다. 새빨간 가제본이 인상적인 이 책은 조지 포스와 리아나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 소설이다. 대학 때 처음만나 사랑에 빠졌고, 학교에서 늘 함께 생활 할 정도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았다. 방학이 되어 서로의 집에 간 후 리아나 아니 오드리는 소식이 없었고 그후 그녀의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그와 행복했던 그녀가 갑자기 왜 집에가서 죽었을까?
그렇게 첫사랑의 시작은 강렬했다. 그녀와의 만남은 설레고, 짜릿했지만 갑자기 사라져 버린 첫사랑의 기억은 조지에게 강렬하게 기억 속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금의 여자친구와 함께 간 단골 바에서 리아나를 보게 된다. 처음 다시 그녀를 본 순간 계속해서 그 여자를 살피게 되고, 바를 나갔다가 다시 리아나 곁으로 되돌아와 그녀를 만난다. 잃어버린 첫사랑인지, 잊어버린 것인지 조지는 리아나와 해후하게 되고, 그녀의 부탁을 서스럼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보스턴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문학 잡지를 만드는 회계사로 일하는 조지가 아무런 의심없이 리아나의 부탁을 받고 그곳을 향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무시무시한 구타였다. 차가 없어서 갈 수 없다는 부탁에 생각없이 행동을 하고, 돈을 훔쳐서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한 그녀가 무섭다며 다시 그 돈을 돌려주겠다며 건네던 가방을 가져간 것도 조지였다. 미안함에 훔친 돈 일부를 건네지만, 그건 네가 갖고 있으라며 그녀가 내민 손을 아무런 의심없이 선뜻 들어준다.
보통 많은 남자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하지만 조지는 첫사랑의 리아나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인지 계속해서 그녀가 말하는 모든 것들을 들어주는 '호구' 캐릭터를 갖고 있다. 좋은 말로 하면 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순정이겠지만 아무런 이유없이 맞고, 또 주인에게 돌려주었던 돈가방에 의해 누군가 죽게 되면서 그는 점점 더 깊은 늪지대로 빠져 버린다.
오드리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했던 첫사랑 리아나는 여러 가면을 뒤집어 쓰며 제대로 조지를 유혹하며 이용한다. 조지의 마음을 이용하는 리아나가 나쁜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을 잃어도 너 하나만 무사하면 다행이다는 생각으로 그녀의 잘못된 행동에도 믿는 조지가 바보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은 빠릿빠릿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작인 <죽어 마땅한 사람들> 역시 가볍지만 빠르게 전개되는 면이 장점으로 부각되었던 것처럼 새로 출간된 그의 장편 역시 그 장점을 내세워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녀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후반부에 나오지만 계속해서 끌려다니는 조지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강단있게 맺고 끊었다면 우연인듯, 계획인듯 스쳐지나가는 리아나의 만행에 걸려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운명의 상대는 리아나였고, 리아나는 시공간을 떠나 언제든 그녀를 사랑해 줄 그를 찾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녀가 걸어간 길에서도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던 조지와 리아나의 이야기는 상투적이지만, 자꾸만 다음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하나의 직업을 찾아 가능한 한 그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할아버지도 똑같이 말해줬다면서 목수가 되어 못을 똑바로 박는 법을 배우면 평생 행복할 거라고 했다. - p.147
조지가 늘 리아나와 살짝 사랑에 빠졌듯이, 그녀도 늘 그와 살짝 사랑에 빠져 있었기를 바랐다. - 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