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트러몰로지스트 1 - 괴물학자와 제자
릭 얀시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눈을 뗄 수 없는 무서움.


 릭 얀시가 그리고 있는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지금껏 읽어왔던 추리 · 스릴러 소설과 다른 기괴함이 느껴진다. 평소 호러 영화는 잘 보지 않고, 보게 된다면 낮에 보는 편이다. 같은 영화를 볼 때 낮과 밤의 차이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크게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아무리 무서운 영화라도 낮에 볼 때는 상대적으로 으시시한 무서움이 낮은 반면, 밤에 볼 때는 소리하나, 감촉하나하나가 모두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모르는 누군가가 슬며시 다가와 나를 잡을 것 같은 무서움이 증폭되어 될 수 있으면 혼자 있을 때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영상으로 보는 무서움과 활자를 통해 상상하는 무서움 중 어느 것이 더 무서울까?


워낙 무서움을 많이 타는 터라 호러 근처에는 가지 않았는데 릭 얀시의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무서워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과 상상력이 매개되어 작가가 이끌어가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윌리엄 제임스 헨리의 유품인 일기장을 전달받게 되고, 도굴꾼이 발견한 시체를 배달 받는다. '괴물학자'인 워스롭 박사는 조수 윌은 괴이하게 끌어안고 있는 남자와 십대여자의 유골을 바라보며 그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도려낸다. 마치 그의 수족인 것 마냥 윌을 부려먹는 워스롭 박사는 괴이한 모습들의 괴물들을 바라보면서 인간과는 다른 괴물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탐구해 나간다.


마치 옷을 자르듯 자연스럽게 소녀와 함께 붙어있는 덩치가 커다란 괴물은 얼굴이 없다. 그런 그의 모습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윌에게 '수술'하듯 자연스럽게 그들의 몸피를 떼어내고, 표본에 해당하는 것을 빈 표본병에 담아낸다. 열 두살의 고아 소년인 윌은 워스롭의 말에 따라 바쁘게 움직인다.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에 으시시한 무서움을 느끼지만 괴물의 정체가 궁금해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섬뜩한 장면들과 무시무시한 장면들이 오고가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손을 놓을 수 없었다.


표지에서는 십대 아이들의 판타지 같은 느낌을 주는 책으로 보여지지만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19세기 말엽 미국을 배경으로 한 '괴물학자'들의 이야기다. 띠지에 쓰여진 것처럼 "러브크래프트와 스티븐 킹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기괴한 성격의 과학자와 인간의 틈으로 자꾸만 파고드는 안트로포파기의 위협과 그들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1권에서 담고 있다. 어린 나이지만 워스롭 박사와 함께 산전수전을 겪어나가는 소년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구성으로 있고, 1권에 이어 4권까지 이어져갈 괴물들의 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과학 이론은 물론 재미가 가득한 책이라 이 시리즈를 마칠 때까지 그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여 보고 싶은 작품이다.


틀렸다, 윌 헨리. 우리의 적은 두려움이다. 맹목적이고 비이선적인 두려움이지. 두려움은 진실을 좀먹고 명백한 증거를 오염시키며 잘못된 가정과 비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 낸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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