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쓰는 작가다. 다양한 주제를 놓고도 이런 상상력이 어디서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 취약하다 보니 그 분야의 책을 접하지 않게 되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문학과 과학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이야기를 쓰다보니 조금이나마 그의 작품을 통해 접점이 없던 곳을 탐구하게 된다. 그의 모든 주제가 나에게는 생소한 체계의 이야기였지만 이번 신작 만큼은 조금이나마 접점이 있는 주제였기에 그의 책이 흥미로웠다.


 중학교 때 방학숙제였는지, 과학 숙제였는지 아무튼 그때,  한 주제를 놓고 마음이 맞는 아이들과 상의하여 주제에 관련된 곳을 찾아가 전문가와 인터뷰를 하고 직접 체험한 내용을 담는 것이 과제였다. 그때 우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같이 '잠'과 뇌파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궁금하여 병원의 뇌파검사실에 가기 위해 공중 전화기에 달려있는 전화번호부에 기재된 병원들을 일일이 찾아 전화를 했었다. 다행히 한 병원의 뇌파를 검사하시는 선생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녹음기를 가지고 가서 조용히 않아 잠이 들기 전 뇌파와 램수면에 이르기까지의 뇌파가 그려지는 파동을 보기도 했고,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파가 어떻게 파동이 되는지 알아봤던 적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경한 경험이었고, 사람의 잠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사실, 나는 잠에 있어서는 예민한 편은 아니었다. 꿈을 꾸지 않기 때문에 깊은 잠을 잤고, 꿈을 꾸더라도 일어나면 꾸었던 꿈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잠귀도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잠에 대해 예민하고, 중요한 일이 있거나 빨리 일어나야 할 때면 늘 선잠을 잘 정도로 잠에 대해서 예민하기 시작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수면을 취해야 하지만 과학이 발달되면 발달될수록 잠의 질은 더 나빠지는 것 같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삶에서 일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면서 보내지만 우리는 잠에 대해 잠시 휴식을 취할 뿐 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꿈을 꾸는 것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지 혹은 잠을 자기 전의 개개인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같은 환경에서 똑같이 잠을 자도 한 사람은 편안하게 잠을 자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꿈에 시달린다. 수면의 질적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작가는 다양한 통찰을 통해 잠에 대해 이야기한다.


 꿈과 현실의 경계선에 있는 '잠'이라는 소재를 통해 수면을 연구하는 카롤린과 그의 아들인 자크가 꿈속의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들이다. 의대생인 자크 클라인은 유명 신경 생리학자이자 수면을 연구하는 카롤린이 어느날 갑자기 실종되어 버린다. 수면에 대해 비밀리에 연구를 하고 있었지만 사고로 피실험자가 죽게 되고 충격을 받은 그녀는 다음날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자크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꿈속에서 20년 뒤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나이든 그는 사라진 어머니의 위험을 알리지만 자크는 믿을 수 없어 무시하고 만다. 꿈속의 만남을 믿지 못하지만 두 번째로 같은 꿈을 꾸게 되고 '꿈의 민족'인 세노이족을 찾아가게 되는 이야기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잠'의 세계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의 무수한 상상력으로 꿈의 세계를 복기한다. 다채롭고도 무한정한 세계의 진실과 수면의 깊이를 풀어낸다. 이야기의 구조도 재밌있게 흘러가지만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잠의 중요성에 대해 다층적인 방면으로 '잠'에 대해 이야기하는 점이 유익하고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꿈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고 수면의 다층적인 면면을 꿰뚫고 자크가 그의 어머니인 카롤린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결말을 담고 있는 2권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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