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하는 인간의 철학 - 호모 루덴스를 위한 철학사
정낙림 지음 / 책세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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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 대한 2500년 철학사.


 우리는 노는 것 보다 '노동'에 대한 가치를 더 우선시 한다. 뭐든 자신이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크게 두는 반면 노는 것은 쉬는 것과 동일시 하거나 하위의 일로 치부하기도 한다. '노는 것도 잘하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라고 어른들은 말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주 임무가 '공부'이기에 많은 이들이 '공부'에 열을 올린다. 정낙림 교수의 <놀이하는 인간의 철학>을 읽다보면 우리의 놀이 역사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이지만 현대로 올수록 '당당하게' 놀이를 하는 이들이 많이 없다. 노는 것도 잘 해야 한다지만 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만이 정말 재밌게 논다고 하던데 우리는 왜 노는 것에 그토록 관대하지 못하고 엄하게 사고를 규정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인간의 놀이 본능과 놀이 정신을 추적한 2500년 놀이의 철학사는 총 4부로 나뉘고 있는데 1부에서는 고대적 사유 유형으로 헤라클레이토스와 플라톤의 이야기를 다룬다. 2부에서는 근대철학에서의 놀이 이해로 칸트의 놀이 철학과 실러를 다루고 있으며, 3부에서는 현대철학의 놀이 이해로 니체와 하이데거, 가다머, 핑크, 비트겐슈타인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탈현대와 놀이의 질주라는 이름으로 현대예술과 놀이를 나루고 있으며 니체의 예술생리학과 반反예술운동과 생성의 놀이까지를 이야기한다. 부제로 호모 루덴를 위한 철학사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정낙림 교수가 집필한 한 권의 책은 그가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놀이의 철학적 이해를 목표로 놀이에 대한 철학사적 의미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플라톤에 따르면 예술의 기원은 모방이며, 모방을 이끄는 힘은 실재에 다가가려는 의지가 아니라 신체적 욕망과 감정이다. 이러한 모방욕망은 일종의 놀이이고 그것이 산출하는 것은 환영과 상상이다. 플라톤에서 회화는 모방의 가장 일차적인 형태이자 모든 예술의 기초로 간주된다. 회화는 감각적 대상을 시각으로 모방하는 것에서 비롯되며, 음악은 청각의 모방으로 나아간다. - p.92


사실, 몇몇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이름 정도는 들어 봤으나 그들이 탐구하고 주장하고 있는 철학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그 중에서 플라톤의 경우는 그가 말하고 있는 이데아의 개념을 내세워 '놀이하는 인간'을 말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놀이를 철학적 주제로 삼은 이는 헤라클레이토스다. 그의 단편인 B52를 나체, 하이데거, 가다머, 핑크가 주력으로 자신들의 철학에서 그의 책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란 것은 많은 철학자들이 '놀이'하는 인간에 대해 탐구 했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유적 명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들이 그토록 놀이의 지위와 가치,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에 대해 이야기 되는 것들이 새롭게 읽힌다.


우리의 역사 또한 많은 놀이 문화가 있었지만 조선시대로 들어가면서 유교를 바탕으로 한 나라를 건립하다보니 지금까지 놀이 보다는 노동을 중시해왔고, 지금까지도 그런 인식이 변화되지 않고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충동과 건강한 놀이 문화, 고대 사람들이 왜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오롯하게 경기를 하면서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 올 수 있는가를 고대에서 부터 근대, 현대, 탈현대에 이르까지의 시간들을 이해하는 과정이 수록된 책이다. 무엇보다 배척된 놀이의 과정을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갖는 본성과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과정의 면면을 깊이 있게 추적한다는 것에 있어 의미가 큰 책이라 할 수있다.


삶의 본질은 학문을 통해서 정당화 될 수 없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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