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47편의 다채로운 색깔을 담은 사랑이야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영원불멸한 '주제' 중 하나가 '사랑'이다. 언제 어느 곳에 있어도 남자와 여자가 있는 공간이라면 피어날 이야기. 각각의 매체마다 다르게 표현 한다 하여도 누구나 공감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주제 또한 '사랑'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각기 다른 화음을 만들어 내는 사랑이야기에 빠져 책을 읽다보니 끝도 없이 빠져든다. 한 이야기가 끝나면 또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다 보니 어느새 내가 읽어낸 사랑이야기도 수백편, 혹은 수 천편에 가까우련만 그래도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질리지 않는다.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는 중국의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인 장자자의 단편소설집이다. 영미권, 일본, 유럽의 많은 소설들이 다채롭게 읽히는 데 비해 몇몇 중국 작가를 제외하고는 중국 소설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는 작가라는 타이틀 이외에도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47편의 단편이 담긴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는 그가 주국 웨이보 블로그에 올린 '잠자리에 들기 전 읽는 이야기' 시리즈로 올렸는데 이 시리즈가 4억 회나 조회수를 자랑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이기에 2016년 아홉 편의 작품을 추가해 이 책을 출간했다.


첫사랑, 고백, 집착, 따뜻함, 다툼, 포기, 추억, 탄생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하면 느낄 수 있는 달콤 쌉싸름한 맛들이 담긴 사랑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진지한 사랑이야기도 담겨져 있지만 어떻게 보면 만담처럼 철부지 어린 아이가 겪을 만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기에 편하게, 자연스럽게 읽힌다. 47편의 이야기 중 이미 10편의 작품이 책 속 이야기를 각색해 만든다고 하니 필치로 보여주는 장면 보다는 영상으로 어떻게 다시 그려낼지 궁금하다.


청춘의 치기어린 사랑, 나이가 든 후에 지나간 사랑을 다시 그리워 하는 추억들이 모여 47편의 단편을 읽다보면 사랑의 희노애락이 모두 느껴진다. 섬세한 면면 보다는 문장의 달콤함이 씁쓸한 맛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많은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보니 이야기에 있어 깊이가 얇다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문장이 만들어내는 달콤한 사이에서 우리는 그 달콤함에 녹아 날 것인지, 아니면 그 이야기를 딛고 조금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 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책을 읽은 후에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 껏 몇몇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접했지만 지금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은 처음 읽었다. 현대적인 면면의 방식이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으나 작가가 표현한 방식의 이야기나 문장들이 두둥실 뜨다 보니 그가 말하는 사랑이야기에 깊이 빠져 들기 보다는 자꾸만 수면 밖으로 넘어가 그가 만들어낸 문장만 보여지는 것이 좋기도하고 아쉽기도 했던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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