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시선 - 합본개정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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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트레일러 같은 소설.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본격적으로 읽은지 몇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한 작품씩 접할 때마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의 세계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할런 코벤의 <단 한번의 시선>은 마치 예전에 '힐링캠프'에서 김영하 작가가 강연을 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이야기'에 말하는 것처럼, 그레이스와 잭의 평온한 일상에 한 장의 사진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일상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다정다감한 남편 잭과 에마와 맥스 두 아이를 둔 그레이스는 여느 때처럼 찍었던 사진을 현상하려고 사진관을 찾았고, 현상된 사진을 보다가 낯선 한 장의 사진에 시선이 멈춘다. 그저 사진관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그 낯선 사진에 찍혀진 젊은 남자의 옆모습이 누군가를 닮았고, 이내 그 청년의 모습이 자신의 남편임을 깨닫게 된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온 잭은 그레이스가 보여준 사진에 충격을 먹고, 아내에게 이야기도 하지 않은채 차를 가지고 어딘가로 가지만 그날 이후 그는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지만 칼 베스파는 쉽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에게선 단 한번도 악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안에 악의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악의. 진정한 악의는 바로 그런 것인지도 몰랐다. - P.170~171


왜? 그레이스의 남편은 갑자기 사라져 버렸을까? 한 장의 사진으로 인해 그레이스는 물론이고 그 사진과 관련된 사람들의 일상은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린다. 그레이스가 처음 그 사진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이 한 장의 사진이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킬 것을 알았을까?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사진 한 장은 여러 사람의 인생에 촉매제처럼 작용했고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납치가 되어 평탄했던 삶의 순간들이 한 순간에 망가져 버렸다. 그레이스는 잭의 실종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경찰들은 사건이 중첩되면서 비로소 잭을 납치한 범인인 우를 찾아 다닌다.


우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 인생을 확 바꿔놓는 것은 대부분 우리가 알지 못하고, 제어하지 못하는 작고 무의식적인 일들이었다. 운명이라고 불러도 좋고 확률이라고 불러도 상관없으며 신의 장난으로 봐도 무방했다. 어쨌든 우는 그런 것들을 즐겨 떠올렸다. - P.305


우는 북한사람으로 나오는데 사람을 공격하는데 있어 굉장히 능숙능란하다. 잭이 사라진 상태에서 그레이스는 기지를 발휘해 그동안 잭이 숨겨왔던 그의 과거를 하나 둘 알게된다. 우연히 맞은 편 남자를 의식하면서 살고 있는 샬레인이 낯선 남자인 '우'를 보게 되고, 그녀의 기지로 하여금 그의 범행을 경찰에게 신고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고조된다. 두꺼운 책의 페이지가 언제 넘어갔나 싶게 책은 쉼없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치 곡예를 하듯 사건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연결 고리에서 시작되었음을 알게되고, 우연히 운명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게 된 모든 일련의 과정이 모두 지점에서 발생되었다는 것을 할런 코벤은 이야기하고 있다.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가지만 파도처럼 쏟아져 내리는 사건의 진실과 원인, 과정, 결론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복잡다단하게 이루어져 있다. 인물과 인물들이 서로의 연결고리를 통해 이어져 있고, 그것이 결국 그들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다가오는 누군가를 믿을 수 없고, 가장 가깝게 여긴 가족 조차도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레이스는 힘차게 달려나갔고, 그래서 더 좋은 결론은 얻지 못했지만 그레이스와 샬레인의 활약 속에서 과거의 진실이 눈을 뜨게 되었다. 모처럼 이야기의 중심 축이 그레이스였고, 피해자로 연약한 모습이 아닌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당당하게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이 굉장히 생생하게 다가왔던 작품이다. 할런 코벤의 작품하면 가독성과 흡입력이라는 그의 호평이 줄을 이을만큼 그의 평가들이 증명 그 자체였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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