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감옥
우라가 가즈히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띠지에 모든 힌트가 담겨 있음!

 봄과 여름의 꽃이 다 담겨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수면의 감옥>의 표지는 아름답다. 흡사 코를 대면 꽃향기가 폴폴 날 것도 같은데 제목이 어마무시 하다. 책을 책장에 꽂을 때 띠지 하나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터라 책을 읽을 때는 얌전하게 책장 위칸에 모셔두곤 하다 보니 띠지의 문구를 깊이 들여다 보지 못했다. 책을 처음부터 다 읽고 나서 다시 책과 띠지를 합체시키고 서야 비로소 보게 된 띠지 속의 글들이 이 책의 모든 힌트!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표지 또한 왜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넣었는지도.

<수면의 감옥>은 여타 다른 미스테리와 달리 작가의 이름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들어가 있다. '내가 앞에 서문을 잘 못 읽었나?'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의 작가이자 주인공인 '우라가'는 다소 모호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계속해서 책 속에 등장하는 '나'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갸우뚱하게 만든다. 소설가인 우라가는 연인인 아야코에게 자신이 쓴 첫 원고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계단에서 우라가와 아야코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두 사람을 밀친 사람은 누구일까? 다행히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지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 우라가는 몇 년후, 요시노와 기타자와와 함께 아야코의 오빠의 초대로 아야코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지하 밀실은 핵 방공호라고 불릴 정도로 깊고 넓었으며, 동생인 아야코를 밀친 범인이 누구인가를 자백 받기 위해 그 방공호 속에 셋을 가둬 버린다. 과연 이 세명 중에 범인이 있는 것일까?

띠지에 소개된 것처럼 우라가 가스히로가 23살 때 쓴 이 작품은 그 어떤 장벽없이 과감하게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야기가 고조 될수록 작가가 곳곳에 숨겨든 힌트를 찾아 얼추 이야기의 끝에 다가갔다고 생각했으나 생각지못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책을 읽기 전에 본격 미스테리가 뭔가 하다가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책을 읽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만나본 밀실추리 소설 중에서 가장 센세이션하게 느껴졌다. 많은 트릭을 세움으로서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발 빠르게 사건을 엮어가게 만드는 재주가 남다른 작품이었다. 조금 더 섬세했다면 작가가 의도한 스토리를 다 파악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을 만큼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사건을 추리해 가는 과정이 신선했던 작품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많은 소설 중에서 깊은 장벽이라고 생각할 만한 주제를 가볍게 차용해서 빠르게 치고 나간 것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23살 때 젊은이의 패기로 이 책을 호기롭게 써내려간 만큼 우리가 가즈히로가 써내려간 작품들이 너무나 궁하다. <수면의 감옥>은 역자의 말대로 어렸을 때 아빠가 밤에 종종 사가지고 오시던 종합선물세트 같다. 상자를 풀면 어떤 과자를 먹을까 고민을 했을 정도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과자처럼 이 책 속에는 다양한 트릭과 구조들이 책 곳곳에 장치되어 있다. 조심스레 한 계단씩 밟고 지나가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작가가 의도한대로 모든 장치를 하나하나 두드리고 가는 독자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부디 작가가 의도한 대로 하나씩 트릭과 장치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느끼는 독자가 <수면의 감옥>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초반에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다가 서서히 이야기에 빠져 하나 둘 장치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읽었기에 개인적으로 100% 만족을 느끼지 못했지만 밀실 추리가 이렇게 재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으니 아쉬운 마음이 하나도 들지 않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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