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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의 50가지 그림자
F. L. 파울러 지음, 이지연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근육질 칼잡이씨와 암닭 아가씨의 매콤달콤한 밀당!
미국 아주머니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 E.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요리책으로 패러디한 책이 바로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다. 수위에 상관없이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터라 <그레이 50가지 그림자>를 재밌게 읽었는데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억만장자이면서도 가학적인 로맨스를 즐기는 차가운 남자 그레이씨와 막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 대신 그를 취재하러 간 아나스타샤와의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을 원작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책보다 훨씬 못한 기대감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2012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석달 만에 시리즈를 포함해 총 2천 백만부를 팔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예상외로 그레이 시리즈에 대한 호응도가 높지 않는 것 같다.
그러한 책을 F.L. 파울러는 요리책으로 패러디를 했는데 그레이씨는 근육질 칼잡이씨로 탈바꿈 되어 있고 아나스타샤는 암닭 아가씨로 변모되어 두 사람의 매콤달콤한 밀당의 시간이 지나면 기름이 잘잘 흐르는 먹음직스러운 닭요리로 탄생된다. 책 중간중간 근육질 칼잡이씨의 몸매 감상과 어쩌지 못하는 암닭양의 반항이 맞물려 그야말로 닭요리의 다양한 레시피를 보여주며 다채로운 닭요리가 시작된다. 그레이씨와 아나스타샤의 사랑을 요리로 승화시키는 F.L 파울러의 교묘한 이야기로 하여금 내가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는건지 아니면 요리책을 보고 있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잘 그려내고 있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지 않기에 요리책을 자주 보지 않지만 이런 요리책이라면 몇 백번을 보겠다고 할 정도로 잘 읽힐 뿐더러 맛있는 닭요리의 신세계를 맛보게 만든다. 닭을 좋아해서 주로 양념치킨을 사서 먹다가 요즘에는 직접 양념을 하고 튀겨서 식구들과 함께 먹는다. 그 이외에도 닭가슴 샐러드나 감자없이 고추장만 넣고 양념을 해서 닭볶음탕을 해먹기도 하는데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맛있는 닭요리를 소개하고 있어 그가 알려준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요리 중 참기름과 파를 뿌린 닭가슴살 화이트와인 찜이 가장 맛스럽게 느껴졌고, 다이어트를 하는 이에게도 금상첨화인 요리라는 생각에 그 많은 레시피 중 콕 찍었다. 재료들이 비교적으로 집에 있는 것들이고, 퍽퍽한 닭가슴살이 잘 먹히지 않아 닭가슴살 요리를 잘 하지 않았는데 기름기가 적은 찜은 영양가도 좋고 화인으로 더 풍미있게 맛을 들였기에 이전에 먹었던 닭가슴살 요리보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먹는 것에 대한 욕망과 남녀간의 사랑을 나누는 욕망을 한데모아 가장 섹시한 요리책을 탈바꿈시킨 요리책을 보고 있으니 그 어떤 관능미 넘치는 이야기를 보더라도 이 책만큼 눈을 돌리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신선하고 재밌는 요리책이기에 닭 덕후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