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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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곧 삶이다.

 

 <모리의 화요일>(살림, 2010)로 유명한 미치 앨봄의 신작 <매직 스트링> 결이 고운 책이다. 읽고 있으면 즐겁고, 슬픈 감정은 희석된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이도 음악을 들으면 즐겁고, 슬프고, 어느 때는 흘러나오는 가요가 내 마음을 대변하듯 마음의 물결을 일렁이게 할 때도 있다. <모리의 화요일>을 읽었던 그 깊이 만큼이나 <매직 스트링>은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그에 대한 일생의 이야기가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와 연주를 했거나 우연히 만났던 사람, 가족으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데모여 프랭키 프레스토의 면면을 이야기하고 있다.


 프랭키가 태어날 때는 그가 태어난 스페인에 내전이 발발해 여러모로 시기가 좋지 않은 시기였다. 눈이 보이지 않는 남편을 두고 성당에서 한 아이를 낳고 여자는 수녀복을 입은채 죽어버렸다. 그런 아이를 한 수녀가 돌보다가 모든 사물에 눈을 뜨이지 않는 아기가 한 노래에 눈이 뜨여 반응한다. 그때부터 우렁차게 울기 시작한 프랭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너도나도 살기 어렵기에 프랭키를 돌보던 여자는 우렁차게 울던 아이를 시퍼런 강물에 던져놓듯이 그를 내던져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버렸다. 다행히 독신인 한 남자에 의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아기 프랭키는 운명처럼 현실적인 그 남자의 생각으로 '기타'를 배우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프랭키 프레스토의 삶의 일대기가 영화 <어거스트>와 맞닿아진다. 어찌어찌해 부모와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지만 음악이라는 끈끈한 줄이 결국에는 운명을 만나고 그 운명이 바뀔 때마다 프랭키 프레스토의 삶은 더 화려해지고 상상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그의 이야기가 마치 신화처럼 읽힌다. 불행으로 치닫을 뻔 했던 아이가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 행크 윌리엄스 등 유명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밤하늘에 높이 떠 있는 별처럼 높고 찬란했던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그와 함께 마음을 나누고, 그가 사랑했던 여자 오로라처럼 사람들은 그를 많이 아끼고 사랑했다.


음악에 대한 깊은 식견이 없어 그들이 이야기하는 프랭키 프레스토의 영감이나 신동이었던 그의 연주를 깊이 엿들 수 없었지만 오로지 음악에만 반응하고 음악을 위해 살았던 프랭키 프레스토의 일대기는 감동 그 자체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이 것이 현실 속 이야기인지 아니면 미치 앨봄이 지어낸 이야기인지 혼동이 될 정도로 손에 잡힐듯 눈앞에 펼쳐져 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기 프랭키가 버려졌을 때도 그는 운명처럼 다른 사람의 손에 인도되어 마침내 자신의 삶 속에 음악을 새겨넣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르는 삶의 시간 속에서 그는 떠밀리듯 떠밀리지 않는 시간 속에서 음악이라는 길을 찾아 기타리스트인 삶을 제대로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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